[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분양 실적이 급락했다. 분양시장 침체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주요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분양경기 전망치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65.4로 전달 보다 17.0포인트 하락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각각 의미한다.
가을 분양시장 대어로 손꼽히던 수도권 주요 단지들의 공급이 연말로 미뤄진 것이 분양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특히 분양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서울의 10월 HSSI 전망치는 92.1로 전월 보다 27.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어 울산 47.8(27.2포인트↓), 세종 76.9(27.1포인트↓) 등의 순으로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또 10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분양 실적은 14개 단지, 총 3775가구(일반분양 207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까지 분양된 물량(6027가구)과 비교해 37.4% 줄어든 실적이다. 2020년 9월 기준 분양 실적(2만5336가구)과 비교하면 85.1%나 급락했다.
최근 분양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당초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이 분양가 산정 문제나 공사비 증액, 조합 내 갈등 등의 이유로 일정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대선으로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분양을 하반기로 미루거나, 하반기 정부가 주택공급 방향과 함께 정비사업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일정을 늦춘 단지들이 생겼다.
한편 올해 연말까지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만 가구가 넘지만 실제 분양 실적은 이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직방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울의 분양예정 물량은 총 2만2153가구다.
한편, 9월 말 전국 미분양은 4만1604채로 집계됐다. 2020년 1월(4만3268채) 이후 2년 8개월 만에 다시 4만 채대로 진입한 것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월(3만2722채)보다 27.1%(8882채) 증가했고, 누적물량(1~9월)으로는 2만4000채가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2008년(연간증가물량·5만3345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정부의 공식통계지표 포털인 ‘e-나라지표’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집계된 미분양주택 통계에서 연간 2만 채 이상 미분양주택이 늘어난 시기는 ▲1994년(2만8098채) ▲1995년(4만6727채) ▲2004년(3만872채) ▲2007년(3만8482채) ▲2008년(5만3345채) ▲2015년(2만1133채) 등 모두 6차례에 불과하다. 올해의 경우 최근의 부동산시장 상황과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3만 채 이상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주택이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증가세는 수도권이 월등히 높았다. 비수도권은 3만3791채로, 전월보다 21.9%(6081채) 증가한 반면 수도권은 7813채로 한 달 새 무려 55.9%(2801채) 늘어난 것이다. 이러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