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전 국회의장 주최 토론회…“윤석열다움 못 보여줘”

2022.10.28 06:54:10

“세계 대혼돈인데…우리 정치는 딴 세상서 놀고 헤매”
“尹대통령, 담대한 협치 부족…불안감이 지지도 영향”
“사법리스크 당대표 때문에 민주당 전체 볼모로 잡혀”
“87년 체제 청산하고 개헌 해야...국회 개헌특위 구성”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27일 주최한 토크쇼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쓴소리가 쏟아졌다.

 

정 전 의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새한국비전'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카페에서 '한국 정치의 실종과 위기'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토크쇼에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김형준 명지대 교수,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 민주당 인사인 우윤근 전 주 러시아대사 등이 참여했다. 우 전 대사는 정 전 의장이 국회의장이던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장을 찾아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후 국회 본회의 참석을 이유로 이석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정의화 전 의장은 "세계가 대혼돈의 시대로 빠져들어가고 있지 않는데, 우리 정치를 보면 완전히 딴세상에서 놀고 있고 헤매고 있다"며 "우리 정치가 지향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조차 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의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높아진 위상에 취해서 그런지 위기 시대가 세계적으로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이런 데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정쟁이 격렬한 지금의 정치현실을 질타했다.

 

최형두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가 완전히 실종됐다"며 "21대 하반기 국회는 처음부터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이었다. 역사상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한 대통령과 역대 최다 득표로 낙선한 대통령 후보의 대결처럼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안은 당대표 때문에 민주당 전체가 볼모로 잡혀있고, 우리당은 당대표라는 엉뚱한 내홍 때문에 큰 진통을 겪었다"며 "정치가 큰 혼란과 위기에 빠져있는데 바닥을 치고 나면 다시 한번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것을 언급하며 "요즘 한국 정치가 정말 막장까지 와있구나 생각한다"며 "특히 대통령 권력이 조롱이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비단 야당 폭로만의 문제는 아니고 윤 대통령 본인과 여당에도 굉장히 책임이 크다"며 "조롱과 무시를 당할 만큼 잘 대응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20~30%대 국정 지지도 원인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허 문화일보 전임기자는 윤 대통령의 정치경험 부족 및 대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과 함께 '본인 리스크'를 그 원인 중 하나로 꼽고 "비호감적 요소를 어떻게 줄일지, 자신과 부인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그걸 못하고 있다"며 "30%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고 했다.

 

김형준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핵심은 결국 '윤석열다움'을 보여주지 못 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의 내러티브, 제일 큰 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느냐가 없다. 집권 초기엔 명료해야 한다. 박근혜의 창조 경제, 문재인의 적폐수사처럼 어젠다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리가 올라가고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을 끌고 가려면 민생 관련해 담대한 혐치를 했어야 했는데 굉장히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개헌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표적인 개헌론자 가운데 한명인 우윤근 전 대사는 "자질이 있는데도 국회만 가면 다 엉터리가 된다"며 '제왕적대통령제' 타파를 위한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우 전 대사는 "국회는 대권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베이스캠프에 다름 아니다. 이긴 자들은 전리품 챙기기에 정신없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며 "87년 체제를 이제는 청산하고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개헌론자로 알려진 정 전 의장도 "다음에 가까운 시일 내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원점에서 할 기회가 있어야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형준 교수는 4년 중임제나 내각제 등으로의 권력구조 개편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스웨덴은 (개헌 논의를)국회에 안 맡겼다"며 "개헌을 정치공학적으로 단기간에 하지 말고 국회 개헌특위보다는 밖에서 전문가 중심으로 하는 SOU(스웨덴 국가조사보고서) 체제로 가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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