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우익 논란이 불거진 본사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뉴시스헬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편의점 CU(구 훼미리마트)는 일본 훼미리마트에서 독립해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로 지난해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고 브랜드명을 바꿨다.
하지만 이를 두고 훼미리마트가 우익 단체 후원 업체 리스트에 포함되자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 대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계약 해지를 선언한 이후에도 로열티 지불을 중단하지 않고 있을뿐만 아니라 일본 훼미리마트가 보유한 국내 지분이 이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난 사실이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일본 훼미리마트의 최대 주주인 일본의 이토추상사는 다케시마 점유와 극우 단체를 후원하는 대표적인 우익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토추상사의 세지마 류조 전 회장은 일본제국의 육군 출신으로 자서전에서 태평양전쟁을 ‘자위 전쟁’으로 규정하고 극우파 조직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한 인물이다.
한국 훼미리마트는 지난 1990년 보광 그룹이 일본 훼미리마트로부터 라이선스를 구입해 상호 보조하되 독립 경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브랜드명 사용에 대해 지불하는 로열티 비용이 매년 증가하자 보광훼미리마트는 지난해 6월 BGF리테일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내 매장을 자체 브랜드인 CU로 전환했다.
하지만 바뀐 간판에는 작은 글씨로 ‘with FamilyMart’라는 문구를 여전히 병기하고 있으며,l 일본 훼미리마트가 보유한 BGF리테일의 지분율은 기존 23.48%에서 25%로 오히려 상승해 여전히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이름만 바뀌었을 뿐 협력 관계는 지속돼 향후 이토추상사의 경영 간섭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CU는 지난해부터 독도 관련 행사를 후원하는 등 훼미리마트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BGF리테일 홍보팀 K모 관계자는 “독자 브랜드 전환은 일본 우익 단체 후원 루머가 양산되기 이전에 결정됐다”며 “지분율 증가와 로열티 지급은 계약 해지 과정에서 협의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간판의 ‘with Familymart’ 병기는 브랜드 교체 과정에서 고객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김민철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역사 왜곡을 합리화하는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범죄이자 2차 가해 행위”라며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실효성을 떠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