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책임의 무게

2007.11.02 16:11:11

내몽골 여성의 척박한 삶을 담아낸 왕 취엔안 감독의 신작. 중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중국의 스타배우 위 난이 투야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2007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올 가을, 제 12회 부산국제영화제도 초청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계를 위해 새로운 남자를 찾고
내몽골의 광활한 황무지 한복판. 두 아이와 우물을 파다 불구가 되어버린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투야는 수십 마리의 양떼를 몰고, 먼 길을 오가며 물을 길어 나르는 고된 하루하루를 보낸다. 고된 하루 끝에 집으로 돌아가던 길, 그녀는 사고가 난 이웃주민을 도와주다 자신도 허리를 다치게 되며 힘든 생활고에 한계를 느낀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던 남편과 가족들은 이혼을 하고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남편을 찾도록 권하게 된다.
결국,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된 투야는 두 아이와 남편을 함께 부양할 수 있는 새로운 남편감을 찾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녀에게 청혼을 해오는 이들은 많아도 남편까지 책임져줄 상대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게 그녀의 새로운 남편 찾기가 계속되던 어느 날, 그녀에게 학창시절 친구가 찾아온다.
단순히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만으로도 삶의 무게가 충분히 느껴지는 고요하고 광활한 내몽골을 배경으로 투야의 고된 삶을 그려낸 ‘투야의 결혼’은 아내이기에, 어머니이기에 강인해질 수 밖에 없는 투야에 감정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하루하루의 흐름 속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그녀의 생활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 담담함 속에 묻어난 세세함을 통해 투야를 이해하고 투야와 함께 느끼며 그녀의 마지막 울음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유목민들의 시리고도 아름다운 일상
경제적인 사정은 어찌할 수 없이 필요에 의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투야는 비정한 현실인 곤궁한 살림에 떠밀려 가슴이 찢어지는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혼을 하되 헤어진 남편과 자식을 모두 부양하기로 마음 먹는 그녀는 번지르르하게 편하게 살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유목 생활을 벗어나 도시로 가기를 바라기는커녕 그저 그녀 혼자선 감당하기 힘들어진 물길어 오는 일을 도와줄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할 수만 있다면 그만이었다.
이 영화는 투야의 이야기 이면에 이제는 중국의 땅이 된 내몽골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묻어있는 현대화 바람과 그 속에서 유목민의 생활을 고수하며 살고 있는 그네들의 척박하지만 때 묻지 않은 삶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왕 취엔안 감독은 정적이고 담담한 흐름 속에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동화되어 끝까지 투야를 지켜볼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진 깔끔하고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단순한 휴먼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내몽골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경제적 발전을 통해 우리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잃어가고 있는 시간을 이 영화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다.
급변해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흐름에 따라가기보다는 전통의 삶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투야가 원했던 전부다. 척박한 땅이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단한 삶이라도 그저 그곳에서 지금껏 살아왔듯이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기만을 바라는 그녀에게는 삶을 살아간다는 생존만이 중요한 명제가 될 뿐, 자본주의 사회에 물들어있는 그 어떠한 삶의 변화도 필요치 않았다.
‘투야의 결혼’은 그들의 현실감 넘치는 삶을 담담한 시선으로 스크린에 옮겨놓으며 이제는 사라져가는 내몽골의 유목민들의 시리고도 아름다운 일상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카메라의 시선은 담담 하지만 그 속에서 사랑과 가족의 아이러니, 생존과 책임의 문제 등에 대해 깊고 감동적인 성찰과 울림을 제공한다
식객
감독 : 전윤수 출 연 :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 맛을 자랑하는 운암정의 대를 잇기 위해 제자들 중 단 한 명의 요리사를 선출하는 자리. 음식에 마음을 담는 천재 요리사 성찬과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 봉주는 후계자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요리대결의 과제는 황복회. 두 요리사의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맛과 모양이 뛰어난 최상급의 요리지만, 성찬의 요리를 먹은 심사위원들이 갑자기 복어 독에 중독 되어 하나 둘씩 쓰러진다. 이 모습에 당황하는 성찬과 옆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봉주. 그리고 5년 후, 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인 대령숙수의 칼이 발견되고 그의 적통을 찾는 요리대회가 열리게 된다. 5년 전 실수로 요리에서 손을 뗀 천재요리사 성찬은 요리대회를 취재하는 열혈VJ 진수의 끊임없는 권유와 숙명적 라이벌인 봉주의 등장으로 요리 대회 참가를 결심한다.

세브란스
감독 : 크리스토퍼 스미스 출연 : 대니 다이어, 로라 해리스, 팀 맥이너니
세계적인 무기판매회사 ‘팔리세이드 디펜스’의 유럽판매부서는 높은 판매실적을 인정받아 사장이 최근 구입한 헝가리의 초호화 산장으로 워크샵 겸 포상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흥겨움에 들떠있던 직원들을 태우고 가던 헝가리 운전기사는 알 수 없는 고함을 지르며 그들을 외딴 곳에 버리고 가버린다. 옹고집 리차드 부장이 우기는 대로 찾아간 곳은 아무도 없는 폐허직전의 산장. 깊은 밤 그들은 그곳 지하실에서 오래 전 ‘팔리세이드’ 직원 명부를 발견하게 되고, 직원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자기 회사에 대한 공포스런 음모론을 재미삼아 하나씩 털어놓기 시작한다. 다음날 버스를 찾아 나섰던 해리와 질은 참혹하게 살해된 버스기사를 발견하게 되고, 같은 시간 팀웍 형성용 서바이벌 게임을 하던 중 고든이 누군가 설치해 둔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되는 끔찍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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