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구 엑스코에서 막을 내린 대구국제아트페어(Diaf)2023에 50% 증가한 1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집계 성적은 지난해 보다 약5억원 감소된 70억원대다.
디아프측은 “100만~300만대의 작품 거래가 꾸준히 늘고, 쿠사마 야요이와 조지 콘도, 미하일 쿠가츠, 이우환, 장미셀 오토니엘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입장객 증가는 지난해 관람객 입장시 ‘모바일 입장 등록’을 통해 제공된 관람객 DATA를 기반으로 핀셋 홍보가 가능해 입장객이 지난해 보다 약 50%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인 스폰서인 BC카드와의 업무 협업, 더현대 대구의 VIP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마케팅 등이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디아프의 판매 성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외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집계액 수치는 내리막이다. 명칭을 바꾸기 전인 <아트페어대구2021> 매출이 역대 최대였던 98억원이었고, <디아프2022>가 75억원이었다. 올해는 70억원으로 내려갔다.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올해 프리즈, 키아프 이후 프리즈런던, 파리+아트바젤 등 유명 아트페어는 물론, 동남아의 크고작은 아트페어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글로벌 갤러리스트들과 컬렉터들의 피로도가 갈수록 쌓이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디아프는 ‘아트페어대구’가 전신으로, ‘국제성 강화’를 목표로 지난해 명칭을 ‘대구국제아트페어’(Diaf)로 바꿨다. 그러나 디아프2022에 9개국(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싱가폴 한국 등) 129개 화랑이 작품 5000점을 선보인데 비해, 디아프2023에는 미국이 빠진 6개국(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116개 화랑이 4500점을 출품했다.
이에 성급하게 ‘국제아트페어’로 명칭을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일부 나오기도 한다. 더구나 대구 미술인들 사이에서도 대구의 섬유산업을 비롯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인
구도 계속 감소해 대구 지역 미술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자체 분석도 이미 거론된 바 있다.
그럼에도 디아프2023이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도 있다. 쾌적한 전시 공간과 행사장 내 조경이 어우러진 쉼터 공간을 마련하고, 일반 라운지와 VIP 라운지 공간을 확장해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 만족를 높인 점은 호평을 받았다.
또 대구관광협회와 협업해 ‘아트 시티투어’ 버스를 4일간의 행사 기간 중 적절히 시간대별로 운영해 관람객들에게 미국 미니멀리즘 대표 작가 칼 안드레를 전시중인 대구미술관과, 지역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수성아트피아 인근 수성못 등을 안내하는 등 볼거리를 넓힌 점은 돋보였다.
디아프2023에서는 ‘대구현대미술제 어제와 오늘, 도전과 저항의 역사’(윤진섭 기획)전과 리우 작가의 ‘미다스 여왕’(Sculpture Zone)이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대구현대미술제 역사 아카이브(1974~1979년)를 통해 40여년전 대구현대미술제의 의의를 오늘에 되살리고자 노력한 기획은 돋보였다.
참여 주요 화랑으로는 국제, 가나, 리안, 금산, 갤러리 전, 우손, 동원, 신라 등(이상 국내)과 컨템포러리 도쿄, 야리라거갤러리, 갤러리 브루노 마싸, 갤러리 까르찌나 등(이상 해외)이 참여했다. 주요 작가로는 이건용 이우환 박서보 이배 김종학 남춘모 김창열 이기성 전광영 박석원 윤명로 등(국내)과 앤디워홀, 조지콘도, 애니쉬 카푸어, 쿠사마 야요이, 로버트인디애나,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 데이비드 호크니, 장미셀 오토니엘, 줄리안 오피 등(해외)의 작품이 소개됐다.
전병화 디아프2023 운영위원장은 “대구는 구매력 강한 안목 높은 컬렉터층이 깊고 넓기로 유명해, 타 지역에서 대구아트페어에 서로 참여하려는 곳”이라면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 간판을 내건 것도 대구 서문시장 근처이다. 앞으로 디아프는 당당한 국제아트페어로 성장하리라 믿는다”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