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왕순 칼럼】 새로운 정치를 위한 민주당의 길

2022.08.10 10:09:26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보다 앞서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했는데도 민주당을 보면 답답함이 앞선다.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정치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나 정치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져 간다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재명 의원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 의원은 비록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역대 최소격차였다. 앞으로 민주당을 이끌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집요하게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며 이 의원과 민주당을 압박할 것이다. 권력의 파상공격 앞에서 정치는 실종될 것이고 민주당과 이 의원은 격렬하게 대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과 국가에 불행한 일이다.  여기에 이 의원은 중도 확장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력한 정치 팬덤이 구축돼 있지만 민주당 잠재 지지층을 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권의 파상 공격과 이에 대응한 저항 기재가 지속적으로 작동한다면 이 의원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민 피로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중도 지지층으로 확장이 어렵다.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 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7일 발표된 강원, 대구·경북(TK), 제주·인천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이틀간 누적 득표율 74.15%(3만3344표)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지역경선 결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다. 2024년 22대 총선은 이 의원이 당 대표로서 돌파해야할 사활적 관문이다. 민주당이 제1당을 유지한다면 이 의원은 차기 대선으로 가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의원과 민주당에게는 세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이 의원은 새로운 ‘민주주의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 지도자’는 ‘내 편, 네 편’으로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대화와 토론으로 합의를 돌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싸움꾼이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색깔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을 만드는 모자이크처럼 새로운 민주주의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 그 출발은 당을 통합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다양한 세력을 당직에 배치하고,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주는 과감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제1당으로서 민주당이 협치를 주도하는 정치력을 보여줘야한다. 정권과 여당의 공격에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정치력이 어느때 보다 요구되는 때다. 잘못에는 매섭게 비판하되 협치를 위한 제1당으로서의 정치적 책무를 국민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대표가 되면 영수 회담을 제안하고, 국정에 협력을 약속하는 선제적 정국운영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는 실종된 상태이다. 이 의원과 민주당이 앞장서서 정치를 살리는 모습을 기대한다.

 

셋째, 승자독식 양당체제인 ‘87년 체제’를 끝내고 제7공화국을 여는 개헌과 정치개혁에 나서야 한다. 승자독식 양당 체제의 제6공화국 헌법으로는 더 이상 정치를 발전시킬 수 없다.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87년 체제’는 35년이 지난 지금,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이미 주권 의식이 높아지고, 세상은 다양화되었다. ‘민주 vs 독재’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출발한 87년 체제는 이제 끝내야 한다. 

 

책임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4년 연임제’와 ‘책임총리(이원집정부제)’의 역할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 국정운영 책임자로 나서는 일이 더는 없도록 하자. 승자독식과 양당체제, 제왕적 대통령제를 혁신하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 등도 주도해야 한다.

 

이 의원은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많은 정치인이다.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판단력, 추진력과 돌파력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이 앞으로 예상되는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협치를 주도하는 담대한 추진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편을 가르는 싸움꾼이 아니라,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복무하는 정치 지도자의 길이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는 길이기도 하다.

 

글쓴이 = 백왕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전 내일신문 기자

전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부소장

전 평화재단 통일의병 대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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