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가을을 상징하는 꽃과 다채로운 색상의 식물로 꾸민 서울식물원,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 물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는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 생태공원 등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마을길을 연결한 자연 그대로의 길
서울식물원은 가을을 맞아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식물을 활용한 기획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온실 내부 지중해관 일대에 브로멜리아드, 칼라디움, 자주얼룩달개비 등 여러 색채를 가진 총 50종의 관엽식물을 배치했다. 야외 주제정원에는 계절을 대표하는 국화 외에도 구절초, 맨드라미, 가우라 등 총 10종의 식물들이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주제정원을 포함한 서울식물원 전 구역에 억새, 갈대가 절정을 이뤄 바람이 불 때면 마치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온실 및 주제정원은 유료공간으로 11월부터는 동절기 운영으로 전환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올해 개통 10주년을 맞는 전북 남원의 지리산둘레길은 등산객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마을길을 연결한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에 가볼만 한 곳’에 선정됐으며, 산림청으로부터 우리나라 최초 ‘국가 숲 길’로도 지정된 곳이다.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3코스)에 속하는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은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곳이다. 지리산을 병풍 삼아 걷다 보면 임진왜란 당시 군사 요새지였던 중군마을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의 전투군단 전군, 중군. 후군 중 중군이 머물렀다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이외에도 작고 평범한 계곡 수성대, 호젓한 산길을 오르는 배넘이재, 410년 된 수령으로 현재 보호수로 지정된 장항마을의 당산 소나무, 층층계단의 다랑이논 등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여유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월동을 위해 찾아오는 겨울철새
밀양 천황산(1189m)은 산세가 수려해 삼남금강이라 부르며, 인근 해발 1000m 이상 준봉들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한다. 산세가 부드러워 가족 및 친구들과 가볍게 산행할 수 있고, 억새로 유명한 재약산과 맥이 이어져 가을철에는 만발한 억새꽃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에서 ‘영남 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뒤 천황산을 오르는 코스와 단장면 표충사에서부터 재약산을 둘러서 올라가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9월에는 천황산 자락 단장면 구천리 일원에 ‘도래재 자연휴양림’이 개장해 콘도형 휴양관 2동(22실), 펜션형 숲속의 집 3동, 야영장(15데크)을 갖춰 등산과 함께 휴양림에서 숙박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은 물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물억새는 물터에 사는 억새라는 뜻으로 1년에 한두 번은 물에 잠기는 곳이거나 습지, 하천 변에서 잘 자라는 수생식물로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나다. 화포천 물억새는 2만8400㎡(8600평) 면적에 이식했으며 지속적인 관리로 조금씩 퍼져나가 지금은 화포천습지 전역에서 물억새를 볼 수 있다. 이른 새벽 화포천습지를 방문하면 맑은 공기와 함께 자욱하게 깔린 물안개를 볼 수 있다. 청명한 오후나 저녁 노을질 때 탐방로를 걸으면 은빛으로 반짝이는 물억새 사이로 조용한 사색에 잠길 수 있다.

11월 30일까지 진행하는 ‘내가 화포천 인싸’ 사진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 주말가족체험 프로그램인 ‘화포천 가을 소풍’은 11월 26일까지 신청을 받고 자연물로 곤충을 만들어 놀이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가까운 봉하뜰 황새방사장 관람대에서 황새 부부 금이·관이를 볼 수도 있다. 화포천습지는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24종을 포함한 812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 2017년 환경부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큰기러기, 독수리 등 겨울철새들이 월동을 위해 화포천을 찾아오기 때문에 조류 관찰하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