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비율 상향 전대룰 변경 ‘갑론을박’...정진석 “가짜 뉴스”

2022.11.21 16:01:30

당원투표 비율 상향 기류...명분은 역선택 방지
김웅 “당명도 바꿔라...‘극소수국민의힘’ 어떤가”
안철수 “이견 첨예 대립 상황...현행 유지가 최선”
진화 나선 정진석 “머릿속에 있지도 않은 얘기”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계파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계에서 당대표 선거 당원 투표 반영 비율 상향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돌자 일부 비윤계가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당 지도부는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다.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 선거를 ‘당원투표 100%’로 치르기 위한 룰 변경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당내에선 찬반양론이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비윤(비윤석열)계는 룰 변경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반발을 이어갔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이러한 반발을 주도하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차기 총선을 1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의 당원 투표 70% 비율을 상향 하자는 친윤계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방지하자는 명목이나 비윤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내 최대 친윤의원 모임 ‘국민공감’의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 “당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이 전날 ‘당심(黨心) 100%’ 룰 개정을 두고 “축구 하다 골대를 옮긴 것”, “막장 드라마” 등으로 비판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이 의원은 룰 개정을 놓고 “친목회장을 뽑는 것”이라고 비판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100만명짜리 친목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당원투표 비율을 상향하는 쪽으로 룰이 변경될 경우 친윤계 주자들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일찌감치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김기현 의원 등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비윤계 일각에선 공개적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럴 거면 당명도 바꿔라"며 '극소수국민의힘', 또는 '당원의힘' 어떤가"라며 "우리 당 대통령 후보 경선룰은 국민여론 비중이 각 80%(1차 경선), 70%(2차 경선), 50%(3차 경선)였다"고 날을 세웠다.

 

중도성향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지난달 20일 "민심 반영 비율을 낮추는 것은 중도층과 멀어지는 자충수"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 외연확장을 하려면 민심 비율을 더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이견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행 유지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을 견제하기 위해 룰을 바꾸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현재 룰대로 해도 민심과 당심을 거스르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유·불리를 계산하지 말고 국민과 당원 앞에 당당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힘이 이기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대구·경북 지역에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역선택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룰 개정과 관련,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전대 룰을 갑자기 바꾸면서 유승민 전 의원만 많이 띄워주는 것 같다. 정치의 본질은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이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룰을 둘러싼 계파간 신경전이 일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의원을 당협조직위원장 공모에서 배제하고 전당대회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90%까지 높인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전면 부인했다.

 

정 위원장은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생각이다. 머릿속에 있지도 않은 얘기를 언론에서 보도하면 당무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비대위원장이 사실관계를 확인해줬음에도 기사가 정정 없이 그대로 나가는 건 굉장히 유감스럽고 위험한 것"이라고 했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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