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향해 "이 문제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서 총선을 참패하면 그분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싸우는 것 자체로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하실지 꼭 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룰 바꾸는 건 지금 당권을 장악한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할 것"이라면서도 "9대1, 10대0 이야기도 나오는데, 9대1은 좀 쪼잔하고 구질구질하지 않나. 화끈하게 10대0으로 하라"고 비꼬았다.
그는 "과거에 당원들만 투표하다가 총선이든 대선이든 본선에서 지니까 민심을 반영하자고 해서 2004년부터 5대5나 7대3으로 해왔던 것"이라며 "지난 20년 가까이 그 룰에 따라서 선출된 지도부가 수도 없이 많았는데 다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고물가·고금리에 가계부채, 기업 자금시장 경색, 부동산 경착륙, 무역수지 악화까지 경제위기가 태풍처럼 덮치는 시기에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전당대회 룰 말하는 게 국민들 눈에는 '국민 생각 1도 안 하는구나', '오로지 자기들 당대표 뽑는데 대통령 말 잘 들을 사람, 윤핵관 대표를 뽑으려고 저 난리를 치는구나'라고 비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전당대회 룰 변경은) 저를 겨냥한 건데, 저를 떠나서 생각해보면 과연 그렇게 해서 총선 승리할 수 있겠나"라며 "총선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표를 호소하고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총선 필패"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승민 전당대회 출마 불가'가 곧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핵심이라는 분석에는 "정말로 총선을 이기고 싶나. 그러면 유승민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인가를 묻는 말에는 "전당대회 룰이 정해지고, 시기와 방식이 정해지면 제 결심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데 대해선 "민심이 '국민의힘이 제발 좀 변해라', '변화와 혁신을 하라'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저에 대한 지지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주자급 인사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 안 된다는 지적에는 "이상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꿈을 꿀 수 있다"며 "누구는 대선 욕심이 있어서 안 되고, 누구는 대통령과 가깝지 않아서 안 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대선주자급이 당대표가 되면 국정동력이 분산된다'고 한 데 대해선 "대선주자든 윤핵관이든 대통령이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일일이 따져서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은 유치한 짓"이라고 쏘아붙였다.
유 전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을 향해 "지난 7개월을 반성하면서 되돌아보고 이 팀(내각)으로 개혁할 수 있는지 다시 점검하고 연말연초에 국정쇄신 차원에서 새 팀을 출범해야 한다"며 개각을 주문했다.
그는 "당분간 고금리 상황에서 부동산이 경착륙하지 않고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게 관리하기 어렵다"며 "기업 자금시장이 어렵다. 내년에 가면 기업 도산으로 대량실업이 이어져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과 실업자 문제를 어떻게 할지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위기는 대응하되 정부에 주어진 개혁과제를 꼭 해야 한다. 인구 및 저출산·고령화, 노동, 연금, 건강보험, 교육 등의 개혁이 필요한데, 개혁 청사진과 전략이 나온 적 없다"며 "연말연초에 백지상태에서 생각하고, 임기 내 할 일이 무엇이고, 지금 내각이 베스트 멤버로 구성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기 7개월밖에 안 됐지만, 국정 지지도가 30% 정도고, 지지하지 않는 층이 60% 정도다. 60%의 국민이 왜 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지 대통령이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