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이 어디가나

2007.08.17 16:08:08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오래 방영된 애니메이션이자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시트콤’ ‘18시즌, 400회 방영기록을 보유한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TV 쇼’ ‘23개의 에미상 수상’ ‘미키마우스 스누피를 잇는 세계적 아이콘’… 이처럼 화려한 타이틀을 자랑하는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 극장판을 내놓았다. 오리지널 스탭과 성우가 모두 참가한 ‘심슨가족 더 무비’에서 꼴통가족의 엽기행각은 스케일이 더 커지고 유머와 풍자는 여전하다.
호머 결국 도넛 때문에 사고 치다
‘누가 TV 시리즈를 극장에서 보냐?’ 호머 심슨이 등장해 관객을 비웃는 ‘심슨다운’ 도입부부터(‘매번 바뀌는 오프닝’ 또한 극장판 버전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시니컬한 유머와 통쾌한 풍자를 쏟아낸다.
극장판의 매력은 스토리와 배경이 블록버스트 급이라는 것과 캐릭터가 모조리 출연한다는 점이다. 물론 ‘심슨’에서 스케일은 시각적 쾌감으로 연결되기보다 마니아들을 위한 이벤트에 가깝다. 스토리는 역시 단순하지만 변주가 많고 탄탄하지만 개연성이 중심이 되진 않는다.
사건은 불량아빠 호머에게서 시작된다. 우연히 식당에서 발견한 새끼돼지에게 운명적 사랑을 느낀 호머는 돼지를 집에 데려온다. 돼지변을 버리러 나간 호머는 도넛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정신을 잃고 돼지변을 호수에 버리고 만다. 가뜩이나 심각한 오염으로 오물투기가 금지된 스프링필드 호수에 이 엄청난 양의 돼지변 투기는 결정적 타격을 준다. 천 개의 눈을 가진 돌연변이 개구리가 생겨나고 평온하던 스프링필드는 국가적 위험지역이 된다. 멍청한 대통령과 엽기적인 환경부장관은 스프링필드를 대형 돔 안에 가둬서 봉쇄하는 만화적인 조취를 내린다. 화가 난 주민들은 호머에게 몰려가고 심슨 가족은 가까스로 돔 밖으로의 탈출에 성공한다. 알래스카로 도망간 심슨 가족은 평화롭지만 고통 받는 스프링필드에 대한 애정과 죄의식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주류 이데올로기를 통쾌하게 비웃다
개괄적 스토리는 환경문제와 가족(이웃으로 확장된다)의 갈등과 사랑이 중심을 이룬다. 보편적이고 교훈적인 이 주제는 하지만 껍데기에 불과하다. 당연히 ‘심슨’은 교과서적인 교훈 전달에 열을 올리진 않는다. 유치하고 지저분한 화장실 유머와 한심한 캐릭터 등 주류 이데올로기를 가차 없이 비웃는 ‘심슨’의 전매특허인 B급 정서는 극장판에서도 여전한 것. 극장판은 이 같은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호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호머는 미국의 이상적 아버지상에서 가장 반대편에 선 인물이다. 아들하고 지붕수리를 하면서 처마에 매달린 아들의 손을 망치로 내려치는 장난을 서슴지 않고, 걸핏하면 아들의 목을 조르고, 텔레비전과 맥주에나 빠져 사는 모자라고 한심한 이 어른을 통해 영화는 오히려 상투화된 가족주의와 주류 이데올로기에서 생산된 ‘도달하기 힘든 이상화된 아버지상’을 비웃는다.
그리고 이 같은 호머 못지않게 한심하거나 더 위험한 정치인을 풍자하고 엽기적이지만 생생한 현실인 미국사회의 폐부를 통쾌하게 비아냥거린다.
유명인 애니로 출연 재미 더해
가장 낮은 개그를 가장 높은 개그로 구사하는 심슨식 유머는 극장판에서도 진가를 드러낸다. 3D 애니메이션 시대에 일본 스타일의 섬세한 수작업 애니메이션도 아닌, 무성의한 선과 단순한 원색으로 이루어진 2D 애니 자체에서 강한 반항의식과 장난스러운 유머를 풍긴다.
초반 아들 바트의 누드 대소동이나 천개 눈을 가진 개구리의 체크인 장면, 허겁지겁 달려온 경찰의 동성애 행각, 호수에 오염투기가 금지되자 시체 투기 못해 불평하는 조폭 등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유머감각은 물론 재앙이 닥치자 교회에 있던 사람들은 술집으로 술집에 있던 사람들은 교회로 가는 장면, 정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제비뽑기하듯 고르는 대통령 등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명장면이 넘친다.
1990년대 데뷔해 무려 1400만장의 음반을 판매한 불세출 밴드 ‘그린데이’와 미국 대통령으로 분한 아놀드 슈왈제너거, 국민배우 톰 행크스가 공익광고로 출연하는 등 유명인이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하는 것도 보너스. 특히 ‘그린데이’는 공연장 침몰사고 장면에서 ‘타이타닉’을 따라하기도 한다.

만남의 광장
감독 : 김종진 출 연 : 임창정, 박진희
강원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평화로운 마을 청솔리. 이 작은 마을 분교에 오랜만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곳에 부임하기로 한 진짜 선생님 장근은 부임 도중 지뢰밭에서 때 아닌 노숙생활을 시작하고, 우연히 마을을 지나던 삼청교육대 출신의 공영탄이 선생님으로 자리 잡는다. 답답할 정도로 대쪽같은 성격에 매일 더하기 빼기만 가르치고, 선생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수상한 공영탄. 청솔리 마을 사람들은 이런 공영탄에게 점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공영탄은 우연히 마을 이장과 그의 처제 선미의 은밀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의기양양 공영탄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청솔리 주민들의 약점을 하나 둘씩 잡아내기 시작한다.

조디악
감독 : 데이빗 핀처 출 연 :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1969년 8월1일, 샌프란시스코의 3대 신문사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발레호 타임즈 헤럴드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친애하는 편집장께, 살인자가 보내는 바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편지에는 1968년 12월20일 허만 호숫가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연인, 1969년 7월4일 블루 락 스프링스 골프코스에서 난사 당해 연인 중 남자만 살아남았던 사건이 자세하게 서술돼 있다. 그가 편지에 적힌 단서들은 사건을 조사한 사람 혹은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신문사의 업무는 일대 마비가 된다.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이후 언론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신원에 대한 단서를 던지며 경찰을 조롱하는 살인범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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