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천안시의회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이뤄지는 자료요구와 질의 방식이 행정현장에 과도한 업무 부담과 인권침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은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과 공동으로 천안시청 조합원을 대상으로 ‘천안시의회 의정활동 자료요구·질의 방식에 대한 행정현장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가 제출기한의 비현실성과 반복적인 자료요구로 인해 업무 차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6년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조합원 2,475명 중 936명이 참여해 37%의 응답률을 보였다.
“기한은 촉박, 행정은 마비”
조사 결과, 자료 제출 기한에 대해 ‘다소 촉박’(44.8%) 또는 ‘매우 촉박’(36.8%)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1.6%에 달했다. 실제 자료요구 시 1~2일 이내 제출 요구(633건), 당일 제출 요구(444건) 등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받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자료요구로 인한 업무 영향으로는 ‘본연의 행정업무 지연’이 83.8%로 가장 높았으며, 초과근무 증가(84.1%), 심리적 위축 및 소극 행정(42.0%)도 주요 문제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4.1%는 초과근무 또는 개인 시간 침해를 경험했으며, 이 중 약 20%는 수당 지급 범위를 초과한 초과근무를 감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복·중복 자료요구로 업무 부담 가중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요구받았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추가 자료를 지속적으로 요구받았다’는 응답이 460건, ‘동일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요구받았다’는 응답이 280건으로 나타나, 자료요구의 효율성과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났다.
제출 이후에도 재질의·재제출 요구, 형식·표현 변경 요구 등이 이어지며 행정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침해 경험 37.5%…고압적 언행·보복성 요구
자료요구 및 질의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했다는 응답은 37.5%에 달했다. 주요 유형으로는
▲고압적인 태도 및 반말
▲보복성 자료요구
▲공개석상에서의 질책·망신
▲폭언·협박 및 모욕적 표현 등이 제시됐다.
이러한 부당하거나 불쾌한 언행은 비공식 공간(복도·대기실 등)뿐 아니라 공식 회의석상, 전화 통화 중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영향으로 업무 의욕 저하, 의회 관련 업무 회피, 스트레스·불안·수면장애 등을 겪고 있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자료는 형식적으로만 활용”
공무원들은 제출한 자료가 실제 의정활동에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형식적으로만 활용된 것으로 보였다’(35.5%),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29.4%)는 응답이 전체의 64.9%에 달했다.
제도 개선 요구 “범위 최소화·기한 현실화”
자료요구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자료요구 범위 최소화(장기간·일괄 요구 지양)
▲자료제출 기한의 현실화
▲공문 등 정식절차 외 자료요구 제한
▲폭언·인신공격 금지 가이드라인 마련
▲인권침해 발생 시 공식 문제제기 절차 마련 등이 제시됐다.
이영준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의회의 견제와 감시는 정당하지만, 그 과정이 행정현장에 과도한 부담이나 인권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합리적인 의정활동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천안시의회에 자료요구 및 질의 방식 전반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공식 요구할 예정이며, 향후에도 부당하거나 반복적인 사례가 발생할 경우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