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피해자 구제·형사처벌 강화와 근본적 예방으로 전세사기를 근절한다.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강화하고 사기죄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하는 법률안들이 국회를 통과하고 공포됐다. 정부는 전세사기의 선제적 예방체계 구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피해액 1인당 5억 원 미만이어도 최대 징역 30년
국회는 지난해 5월 1일 본회의를 개최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유효기간을 시행 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0일 이 개정안을 공포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경기 김포시갑)은 지난 17일 전세사기피해자가 전세사기피해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를 감면하는 기간을 현행 2026년 12월 31일까지에서 오는 2028년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일 본회의를 개최해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고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이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사기죄 등의 법정형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를 저지른 사람은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 미만이어도 최대 징역 30년까지 처할 수 있게 됐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 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하는데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는 각 죄에 대해 정한 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외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多額)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현행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기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행위로 인해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그동안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투자 리딩방 등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직적 사기 등의 범죄를 범하고도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지 않으면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른 가중처벌이 어려웠다”며, “피해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이르더라도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지 않으면 ‘형법’상 사기죄만 적용돼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할 수밖에 없어 죄질에 부합하는 엄중한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권영준)는 지난해 9월 25일 ‘무자본 갭투자’로 760억 원 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경기도) 수원(시)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 주범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세사기 피해 보증금액은 약 4.7조 원이고 누적 피해자 수는 3만 5,909명이다.
법무부는 “(개정된) 형법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 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지 않아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해야 하더라도 최대 징역 30년까지 처벌이 가능하게 돼 죄질에 부합하는 합당한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은 서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조직적·지능적 사기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법무부는 불특정 다수의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침해 범죄를 근절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세정보 임차인에게 한번에 제공…전입신고 즉시 확정일자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전세사기 방지 대책’에 따르면 부처별로 산재해 있는 확정일자와 등기, 체납 등 권리정보를 연계해 전세 거래 위험성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확보하고 임차인에게 제공한다.
정부는 올 3월 안에 관련 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올 8월 안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도 올 9월부터 임대인 동의 방식의 대국민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비례)은 지난해 12월 22일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현재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해 효력이 생기는 것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즉시 제삼자에 대해 효력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같은 날 등기된 저당권 등 다른 물권변동과의 우선순위는 접수된 순위에 따르도록 했다.
김소희 의원은 “현행법은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해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등기는 접수한 때부터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주민등록을 마친 날과 같은 날 저당권 등 다른 물권변동과 관련된 등기접수가 이뤄지면 등기의 효력이 우선하게 된다”며,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전입신고 당일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의 임대사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법에 따른 주민등록의 대항력을 갖추고도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올 3월 안에 국회를 통과하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