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검사 보완수사권이 결국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개혁추진단(단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마련하고 정부가 지난 12일부터 입법예고를 하고 있는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범여권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정청래 “수사와 기소를 반드시 분리하겠다”
정청래 당대표는 지난 14일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서산축산종합센터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소는 검사에게 수사는 경찰에게’ 이것이 수사·기소의 분리 대원칙이다. 수사·기소 분리는 점 하나 바꿀 수 없는 대원칙이다. 검찰의 폐해를 목도한 수십 년 동안의 시대와 국민의 통합된 의견이다”라며,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란 청산을 바라는 시대적 과제이고 국민들의 열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 공소청·중수청 정부 입법예고안에 대한 국민적 걱정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입법예고안은 확정된 안이 아니다. 수정·변경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목소리, 당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수정·변경하겠다. 국민들의 열망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이 충분히 국민 여러분들의 의사를 수렴해 잘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주고 경찰공무원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고도 보완수사를 하지 않으면 그 경찰공무원을 징계하는 것을 수사·기소 분리로 인한 부작용 방지 대책으로 제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13일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개혁 과제이며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그동안 일관되게 폐지가 원칙임을 밝혀 왔다”며, “중수청·공소청 법안은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당과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다. 검찰개혁의 본령을 살린 최종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에 대해“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인 보완수사권을 추후 논의하겠다고 미룬 것은 민생수사의 핵심 기능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개혁추진단의 공소청법안에 따르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공소청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공소청 검사의 직무로 명시했다.
공소청법안 제2조(공소청)제1항은 “공소청은 검사(檢事)의 사무를 총괄한다”고, 제4조(검사의 직무)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 1.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9. 그 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가 삭제되므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직접 인지수사는 구조적으로 차단될 것이다”라면서도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와 관련해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다”라며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26일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을 발간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발간사에서 “검찰 보완수사가 존치돼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다”며, “그러나 1차 수사의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지연수사·수사부실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현실에서 보완수사마저 금지된다면 일반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
이에 대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여태 우리가 정치 검찰과 싸우면서 여기까지 온 것인데 보완수사권을 계속 존치하면 언제든지 검찰이 정치 검찰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13일 국회에서 정부의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해 “어제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은 검찰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시늉만 낼 뿐 실제로는 검찰 기득권을 교묘하게 연장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규정을 삭제했으니 수사권 남용이 사라질 것이라 강변한다”며, “그러나 근원적인 검사의 수사권은 형사소송법 196조에 살아있다. 이 규정을 삭제하지 않는 한 검사는 언제든 공소청법에 명시된 바처럼 ‘다른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빌미로 수사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검사의 수사)제1항은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제2항은 “검사는 제197조의3제6항, 제198조의2제2항 및 제245조의7제2항에 따라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하여는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정부는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와 관련해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보완수사권을 인정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형사소송법 개정 없는 수사·기소 분리가 허울 뿐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형사소송법 개정 구상에 대한 공개와 법안 추진 일정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고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의원들도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등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