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예출판사의 ‘군주론’은 이탈리아 고전 인문학자이자 단테 권위자인 박상진 교수가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알려진문예출판사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권력의 본질을 꿰뚫은 정치 필독서 ‘군주론’을 문예인문클래식 시리즈로 출간했다.
조르조 인글레세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새롭게 번역한 것이다. 박상진 교수는 이탈리아의 복잡한 시대 상황을 현대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풍부하고 상세한 역사, 정치, 인물 설명과 해설을 369개의 각주에 담았다. 해제에는 권모술수, 모략가 등의 이미지로 점철된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를 풀어내면서 ‘군주론’이 가진 현재적 의의를 짚어낸다.
또한 문예출판사는 ‘군주론’의 독자들을 위해 45컷의 컬러 그림과 지도, 도표를 실었다. 풍부한 시각 자료는 15~16세기의 이탈리아와 그 주변국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탈리아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 군주가 가져야 할 자질에 대해 말하는 ‘군주론’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역사가 페데리코 샤보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정치학 저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히고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라고 정의했다. ‘군주론’은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격동기에 쓰인 책으로, 저자 마키아벨리는 역사적 사례와 분석을 통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는 추상적인 정치 이론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현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정치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군주는 선하지 않을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사람들 앞에서 필요에 따라 자신의 선을 드러내거나 감추고,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실용적이고 냉철한 접근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도자를 옹호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셰익스피어는 ‘마키아벨리’를 사악한 목표를 위해 민중을 희생시키는 모략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했으며, 교황청은 오랫동안 ‘군주론’을 금서로 지정했다. 히틀러, 무솔리니가 즐겨 읽어 독재자의 교과서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군주론’은 무자비한 독재자를 키우는 책이 아니라 당면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지도자의 자질을 권고하는 책이다. 현대에 들어 ‘군주론’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권력의 본질을 파헤치는 최고의 정치학 교본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리더에게 필요한 전략적 사고는 무엇인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군주론’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믿음직한 지침이 된다. 또한 현실의 삶 깊은 곳에 자리한 원리를 들여다보고, 삶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 견디고 조절하려는 사람들, 삶의 공동체를 위해 움직이고 싶은 개개인 모두의 필독서다. 지금 우리 시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군주로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