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3차 유행 때와 비교해 확진자는 2배 증가했지만, 위·중증 및 사망 환자 수는 그것보다 적은 상황"이라며 "이는 예방접종 효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유입 이래 최고치였던 전날(460명)보다 더 늘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423명 수준이다.
위·중증 환자의 대부분인 392명(82.9%)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나이대별로 60대 137명, 70대 132명, 80세 123명 등이다.
박 팀장은 "최근 들어 확진자, 위·중증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지역사회 유행이 장기화했고, 그 연령대에서 예방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해 접종 후 기간 경과가 가장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국은 지난해 말 시작된 3차 유행과 이번 유행을 비교해보면 위·중증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일일 확진자 발생 규모가 3차 유행 때보다 두 배 이상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2153.9명으로, 3차 유행 당시 가장 많았던 1000명대보다는 두 배 이상 적다. 3차 유행 당시 일일 위·중증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1월6일 411명이었다.
박 팀장은 "3차 유행 때 1주간 확진자 평균 수는 1000명 수준이었다. 4차 유행 때는 7월부터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에 비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 환자 추세는 그와 비례해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 팀장은 "유행이 장기화하다보니 규모 자체가 늘어나고 있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그래서 추가 접종(부스터샷)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현재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지표를 핵심으로 하는 비상계획을 이번 주 중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비상계획이란 일상회복 과정에서 의료체계 붕괴 위험이 높아지면 전환을 중단하고 거리두기 등의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 제도)다.
당국은 또 최근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비롯해 고위험군, 취약 집단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박 팀장은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위·중증 환자는 증가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령층, 취약집단 대상으로 추가 접종과 관리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등 미접종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선 "학령기 연령, 미접종군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상황은 유행 장기화가 원인이다. 추후 미접종군에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미접종자 접종 독려 방안에 대해 지속해서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어떤 것들이 더 실효성 있을지 계속 심사숙고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