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죽어서 고국 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

URL복사

5월19일까지 학고재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전
“꼭 고국에 가라‘던 호랑이 사냥꾼 조부의 당부, 사후에 성사
레핀대학 수석졸업 후 레핀대학과 평양대학 교수로 활동
'동판화는 렘브란트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이화순의 아트&컬처] 한국근현대사의 비극 속에서도 예술은 영원하다. 

분단의 비극이 낳은 정치적 이유로 인해 한국 미술사에서 지워진 화가. 평생 한국식 이름을 고수하고 조국을 그리워했으나 끝내 환영받지 못했던 러시아 국적 고려인 화가 변월룡(邊月龍 1916-1990). 5월 19일까지 서울 경복궁 맞은 편 ‘학고재’에서 선보이는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 전시의 주인공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에 확 띄는 그림 두 점이 있다. 한 점은 ‘자화상’(1963, 유화). 따스한 마음과 성격이 좋아 사람들과 즐겨 어울리며 인물화를 숱하게 그린 작가가 본인의 초상화는 딱 한점, 그것도 미완성인 채 남겨놓은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특히나 뭔가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입술에 남겨 놓은 채 슬픈 눈과 표정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변월룡은 북한으로부터 숙청을 당하게 되고 10여년간 고국에 갈 수있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더 이상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자화상’에 당시의 고독과 쓸쓸함, 절망으로 무너진 심정이 엿보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또 그가 어머니 사후 40년이 지나서 어머니가 그리워 그렸다는 인물화 ‘어머니’(1985,유화)는 한쪽 눈이 찌그러지고 막 울긋 같은 주름지고 백발이 성성한 한복 차림의 어머니 모습이다.

평생을 경계인으로 살았던 화가는 어머니 생전에 좀더 효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한, 자신의 정체성이자 뿌리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작품화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중략)’

알렉산드르 푸시킨을 제일 좋아해 푸시킨의 고향 풍경까지 그림 그렸던 그에게 푸시킨의 시(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애창시였다. 삶이 안겨 주는 슬픔과 우울을 담담하게 인내하라고 당부하는 푸시킨을 통해 변월룡 화백은 많은 위로를 받았음직하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유랑촌서 유복자로 출생  

러시아 국적 고려인 화가 변월룡은 연해주 쉬코토프스키 구역의 유랑촌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호랑이 사냥꾼인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그는, 깡촌 중의 깡촌에서 자랐지만, 26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최고 미술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 회화·조각·건축 예술대학’(이하 레핀미술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하고 모교의 대학교수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린 월룡에게 할아버지는 늘 “나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호랑이를 쫒아 연해주를 유랑했지만, 너만은 꼭 고국으로 돌아가 살아라!”라고 생전에 강조했다고 한다. 손자의 이름을 한국식으로, 병진년 용띠 해 달밤에 태어났다고 월룡(月龍)으로 지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변월룡은 할아버지의 뜻을 따라 ‘월룡’이란 이름을 고수했다. 작품에도 꼭 한글 사인을 넣었다. 하지만 고국에서의 삶은 고작 1년 3개월에 그치고 말았다. 그의 고향이 함경북도 무산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에게 고국은 북한이었는데, 결국 그는 북한으로부터 이용당하고 버림받아 죽기전까지 고향을 그리워하다 눈을 감아야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평양미술대학 학장 겸 고문으로 취임했지만, 북한 당국의 무리한 귀화 종용을 따를 수 없어 거절하자 숙청대상자로 분류되었고, 결국 숙청되고 말았다.

그러나 역사는 그를 배반하지 않았다. 생전에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베풀었던 그는 사후(死後)에 다른 반쪽의 고국과 인연을 맺게 된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가를 재조명하는 ‘백년의 신화:한국근대미술 거장’전에서 이중섭, 유영국과 더불어 변월룡의 성대한 전시를 선보인 것이다. 같은 해에 제주도립미술관에서도 ‘고국의 품에 안긴 거장, 변월룡’전이 열렸다.

비록 육신은 타국에 묻혀있으되, 그가 영혼을 쏟아부은 예술 작품은 마침내 고국의 품에 안겼다. 특히 이 전시회는 북한에서 숙청시킨 화가를 남한에서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랑이 사냥꾼 할아버지 소원...死後 예술만 고국행 

이번 학고재에서 열리는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전은 3년만에 맞는 세 번째 고국 전시회인 셈이다. 변월룡이라는 이름은 아직도 국내에서는 낯설다. 그런 까닭에 이번 전시회의 전반적 개념을 변월룡 화백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춰 입체적으로 전시함으로써 나무보다는 숲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등 러시아인들의 초상화와 풍물들, 북한 인사들과 50년대 평양, 무용가 최승희, 월북작가 김용준, 이기영의 초상화도 있다.

렘브란트를 특히 존경해 동판화 공부를 많이 했고 또 일부에서는 ‘동판화에서만큼은 변월룡이 렘브란트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다. 전시장의 작품들, 특히 데생과 동판화 유화 속 인물과 풍경 표현이 생생해 마치 작품 속 인물과 풍경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일 것처럼 걸출하다.



변월룡을 고국에 안내한 사람은 문영대 미술평론가다. 회화 전공 후 1994년 러시아 게르체나 사범대학에 편입해 공부하면서 5년간 머물렀던 그는, 유학 첫해에 한 그룹전에서 한국적 정서를 간직한 변월룡 화백에 꽂힌 인연으로 사반세기에 걸쳐 그를 한국에 소개하는데 온힘을 쏟았다.

문영대 평론가는 “당시 수소문해서 변월룡 화백을 찾았는데 아쉽게도 1990년 한러 수교 3개월 전에 사망하셔서 정말 마음 아팠다. 다행히 그분 아들 딸과 친분을 유지하게 돼 한국에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전시명처럼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를 국내에 제대로 소개하고자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많은 국·시립미술관에서 변월룡 화백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공감에서 시작해 신뢰로 이어지다...하남시가 만든 따뜻한 민원행정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이현재 하남시장은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민원을 단순한 요청이 아닌, 시민의 삶에 먼저 다가가야 할 ‘공감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의 속도만큼이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남시는 민원행정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고, 불편을 헤아리며, 현장에서 바로 답을 찾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말투 하나, 설명 한마디에도 공감을 담고, 이동이 불편한 시민을 위해 ‘현장’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은 행정. 시청에 가지 않아도,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민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하남시는 그렇게 행정의 중심을 ‘사람’으로 옮겼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책임 행정’,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행정’. 하남시가 실현하는 민원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철학의 실천이다. 민원은 소통이다…공연으로 배우는 ‘설명력도 친절역량’ 단 한 마디의 설명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벽이된다. 하남시는 이러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