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58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뱅크가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하반기 초대형 공모주로 관심을 끌며 수십조의 증거금을 동원한 만큼 따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앞서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카카오뱅크는 최종 경쟁률 182.7대 1, 청약 증거금은 58조3020억원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데다가 중복청약까지 불가능했던 공모주였으나 청약 접수가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 기준 상장 후 시총이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공모가 기준으로만 해도 양대 금융사인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에 이어 3위에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상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은행업에 집중하며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의견도 있었고, 기업의 잠재가치를 고려하면 충분히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뱅크 공모가 고평가 논란의 핵심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금융주 시가총액 1, 2위인 KB금융과 신한지주를 훨씬 웃도는 3.43배이기 때문이다.
이날 카카오뱅크가 '따상'(공모가 2배 상장 후 상한가)에 성공하면 주가는 10만1400원으로 시가총액은 단숨에 48조1751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1위 KB금융(21조622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따라서 카카오뱅크가 상장 후 따상을 할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장 후 유통 물량 역시 적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낮아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빠르게 수익을 보려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특징을 고려하면 상장 첫날에 대규모 물량이 나올 수도 있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뱅크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59.8%, 의무보유 미확약 비율은 40.2%로 미확약 물량의 90% 이상이 해외 기관투자자다.
상장 후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27.01%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상장 주식 수는 4억7510만주다.
다만, 향후 성장 가능성으로 은행주 대비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PBR 결국 현재의 외형이나 수익성보다는 차별적 성장잠재력과 금융산업 내 높은 지배력 확보 가능성 및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디지털 금융환경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시기에는 확보하고 있는 고객기반과 데이터의 양과 질이 금융회사의 가치를 결정하는 보다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의 청약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모두 흥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마무리된 대형 IPO와 비교할 때 카카오뱅크의 청약은 공모가 고평가 속에서도 크게 흥행한 것"이라며 "높은 경쟁률을 미뤄봤을 때 따상은 어렵더라도 공모가의 두 배인 '따'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