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20 (금)

  • 맑음동두천 12.2℃
  • 맑음강릉 15.1℃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3.5℃
  • 맑음대구 14.9℃
  • 맑음울산 16.4℃
  • 맑음광주 15.0℃
  • 맑음부산 14.5℃
  • 맑음고창 13.6℃
  • 맑음제주 14.7℃
  • 맑음강화 10.5℃
  • 맑음보은 13.0℃
  • 맑음금산 13.4℃
  • 맑음강진군 14.2℃
  • 맑음경주시 15.7℃
  • 맑음거제 13.1℃
기상청 제공

기고

[청년미래정치 시리즈 ⑦] 서진석 “이웃집에 퀴어가 산다”

URL복사

 

며칠 전 홍대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곱게 차려입은 앞자리 남성이 데이팅어플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좌석의 높이 차이로 인해 시야에 들어와서 보였을 뿐이다) 화면에 뜨는 얼굴들은 남성이었다. 연신 머리를 매만지며 메신저를 하는 것을 보며 데이트 약속이라도 있는가 싶었다.

 

종종 대중교통에서나 공공장소에서, 길에서, 마을에서 성소수자들을 마주칠 때가 있는데, 이렇게 길에서 나와 같은 성소수자를 마주칠 때면 왠지 모를 동지(실제로 대만에서는 동성애자를 同志 로 지칭한다)를 만난 기분에 반갑기도 하고, 남(이성애자)들은 보지 못하는 존재를 나만 볼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두 차원의 세계를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서울에서 “내 주변에는 성소수자가 없는데?”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인지하고 있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대기업과 (소위 명문)대학, 의료기관,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몰려있는 인구 밀집 대도시 서울에서는 성소수자들 또한 많은 수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10명은 동성애자라고 하는데 그들도 서울에 많이 몰려있으니 동네에서,대중교통에서,학교에서,직장에서 최소 1명 이상은 마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소수자들이 자주 간다는 종로나 이태원이 아니더라도 내가 살고있는 마포에서 종종 손을 잡고 걷는 남남커플이나, 성소수자임을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상징들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이들을 마주치곤 한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망원동이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몰랐던 내가 망원동에 처음 살게된 건 성소수자 공동주택인 무지개집에 입주하면서였다. 게이커플과 레즈비언커플, 1인 가구들로 이루어진 성소수자 구성원들은 함께주택협동조합을 통해 망원동에 터를 잡고 집을 짓고 살게 되었다. 지금은 독립해서 옆동네인 성산동에 살고 있지만, 무지개집을 지으면서 망원동이 얼마나 성소수자 친화적인 동네인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마포는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라는 성소수자 주민모임도 활동했었고, 성소수자 유권자운동이었던 ‘레인보우보트’에서 지역별 유권자수를 조사했을 때도 가장 많은 수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곳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나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같은 성소수자 인권단체들도 있고,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활동들을 하는 활동가,시민들도 많이 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서교동에 있는 무지개의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데, 무지개의원은 성소수자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의료사회적협동조합 병원이다. 쓰면서 보니 내가 사는 동네는 무슨 성소수자의 천국인 것 같은데, 실제로 내가 사는 마을에 성소수자 친화적인 공간들과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행복감이나 만족도는 높아진다.

 

내가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은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마을공동체 안에서 성소수자로서 함께 잘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통계청에서 조사한 2020년 한국사회지표에 의하면 동성애자를 자신의 친구,직장동료,이웃 중 어떤 관계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중이 57%나 된다고 한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3년(62.1%)에 비하면 소폭 나아진 수치이지만, 그에 비해 성소수자에 대한 정치제도적 부분들이 크게 나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2013년 마포구청은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소수자입니다”, “LGBT,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 와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에 대해 게재 불가 입장을 통보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았다. 2014년에는 성북구청장이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된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를 지역 목사들의 압력에 굴복해 무산시키기도 했었다.

 

이 외에도 성소수자 행사에는 장소 사용을 거부하거나 행정문서에 ‘성소수자’를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고 차별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경험하게 되는 미묘한 차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치인들은 ‘사회적 합의’를 언제나 핑계거리로 삼지만 합의의 주체도 대상도 모호하기만 하다.

 

인구 감소로 지방이 소멸해 간다는데, 소멸한 지역에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 같은 성소수자 주거지역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상상에 잠겨보기도 하지만, 일단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부터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있다. 지역에 있는 의료사회적협동조합에 가입해서 병원을 이용하고, 생활협동조합에서 식료품과 물건을 구매하고, 공동체화폐를 사용하고, 공동체은행에 저축을 한다.

 

자생적 청년모임을 통해 마포를 생활권으로 살고있는 청년들과 교류하고, 마포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도 활동한다.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이용하고,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가게를 이용한다. 가능한 한 많은 곳에서 커밍아웃을 하고 드러내며 살다보면 성소수자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거리감도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하면서, 꼭 국회나 청와대에서만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마을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다 정치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연구를 통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도시에 훨씬 더 창의성을 불어넣어준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정체성으로 인한 억압이나 제약 없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간다고 한다. 기후위기, 팬데믹, 사회 양극화 등등 이전에는 없었던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성이 필요하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문화에서는 그러한 창의성은 발휘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도 경제선진국의 반열에는 들어섰지만, 국민이 행복한 국가인가 물었을 때에는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성소수자인 국민도 행복하다면 그 사회는 분명 대다수의 국민이 행복한 사회일 것이다.

 

 

시사뉴스는 청년정치를 연재합니다. [코로나 시대 미래정치: 정치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번 시리즈를 통해 대한민국 청년들이 원하는 정치의 모습을 담고자 합니다. 연재된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에도 그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지면에 담았습니다.

 

이번 글은 서진석 미래당 성평등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서 위원장은 ▲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전 청년연대은행토닥 대의원을 거쳐 지금은 ▲2021 서울시민회의 위원 ▲ 마포구 청년정책네트워크 다음자리분과 부분과장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본 시리즈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년정치인들은 언제든 이메일로(sisanews@hotmail.com) ▲자신의 의견과 ▲사진 등을 보내주시면 검토 후 게재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역대 설 민생대책…체감경기 진작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은 직장인이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모두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에 힘을 쏟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 물가 ‘장바구니 한숨’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천천히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에 영향을 주면서 서민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가정에서는 물가 상승과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걱정 속에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평균 4%가량 올랐다. 과일 가격은 일부 내렸지만, 축산물과 나물류 가격이 올라 명절 준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차례상 비용은 약 23만 원 정도이고 대형마트는 27만 원으로 집계되어, 둘 다 지난해보다

정치

더보기
장동혁,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에 “아직 1심, 무죄 추정 원칙 적용돼야...계엄≠내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아직 1심이고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함을 강조했다. 장동혁 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어제 12·3 계엄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이는 우리 당만의 입장도 아니고 다수 헌법학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의 주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확신이 없는 판결은 양심의 떨림이 느껴지기 마련이다”라며 “저는 판결문 곳곳에서 발견되는 논리적 허점들이 지귀연 판사가 남겨놓은 마지막 양심의 흔적들이라고 믿는다.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당 대표는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을 통해 계엄에 대한 헌법적·정치적 심판을 받았다. 지금 사법적 심판도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든, 법원의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기존 다주택자 대출 연장·대환대출 규제 검토 지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대환대출 규제 검토를 내각과 대통령비서실에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대출과 다르지 않다”며 “그러니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대출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거에 대출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충격이 너무 크다면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처럼 최소한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신규 다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내용을 보고받고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과 이에 대한 확실한 규제 방안 검토를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해 ”현재 우리 사회에는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부동산 등 경제·산업 전반에서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시장 지

사회

더보기
12·3 비상계엄 1심 윤석열 무기징역, 김용현 징역 30년, 내란죄 인정...“군대 보내 폭동 일으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1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진행해 이같이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은 면했지만 내란죄가 인정돼 피고인들 중 최고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현행 형법 제87조는 내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에 대해선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91조는▲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2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