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난 국민학교(現 초등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공부를 아주 못했어요. 선생님이 어머니를 학교에 오시라고 해서 '아이가 너무 조심성,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하고 그랬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한 다문화 가정 학생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하셨어요?'라는 질문을 받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곳은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가족센터의 대안교육시설 '움틈학교',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기초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정종운 구로구 가족센터장은 이 학교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1년간 한국어를 중심으로 공부를 한 뒤 일반 학교로 복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학생 10명, 베트남 학생 1명이 공부 중이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을 시작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듯 자신도 어린 시절 공부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특히 학생들이 한국어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한국어를 배우잖아요. 나도 국어를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국어에 서툰 학생에는 "지금은 어려운데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한국어 실력이 확 늘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선생님이 이야기한 걸 끝까지 따라가 보세요"라고 격려했다.
이 센터에는 움틈학교와 함께 보육 시설인 '공동육아나눔터'가 운영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남자 아이 한 명을 무릎에 앉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센터의 한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공룡똥'이라는 책을 펼쳐 읽자 윤 대통령은 마스크 위로 손을 대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해 보였다. 아이들은 크게 웃으며 그 모습을 따라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관계자 간담회에서 "다문화·한부모 가족 아이들이 우리나라와 세계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라며 "가족과 가정을 정책의 타깃으로 삼아 국가가 국적과 상관 없이 부모가 하기 어려운 역할을 도와주고 큰 책임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와 부모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정을 타깃으로 해 돕는다는 건 참 의미 있고 아주 훌륭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언어 문제나 학업 부적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일정은 윤 대통령이 최근 화두로 제시한 '약자 복지'의 일환이다. 윤 대통령은 가족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지역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위기가족 조기 발굴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에도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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