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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文 정권 광고 ‘남북 물밑대화’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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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남 사이 교류·물밑대화? 그런 것 하나도 없다”
文 “북미회담 대화 진행”에는 “南 통할 일 없다”
美에는 ‘매파 숙청’ 요구… 핵 유지 목적인 듯



[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미북)회담 대화 진행’ 주장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북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6일 세계 7대 뉴스통신사 서면인터뷰에서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의하면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며 “그(김정은)와는 아닐 것(안 만날 것)”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은 이튿날인 27일 문 대통령에게 ‘자제’를 요구했다.


외무성은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에서 “조미(朝美. 미북) 관계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에 기초해나가고 있다”며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는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남북 간 대화 지속’ 주장도 단호히 부정했다.


외무성은 “저들(문재인 정권)도 한판 끼여 뭔가 크게 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 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남북) 사이에 여전히 다양한 경로로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며 “지금 북남 사이에 무슨 다양한 교류, 물밑대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그런 것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뉴스통신사 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김정은을 ‘상당히 유연성 있고 결단성 있는 인물’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시기, 장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변함 없는 나의 의지”라며 △영변핵시설만 완전폐쇄 시 CVID(완전·검증가능·불가역적 북핵 폐기) 인정 △남북군사합의 이행 시 남북 군사정보 교환 및 훈련 상호참관 △비핵화 진도에 따른 단거리미사일 등 남북 무기 감축 등을 북한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북핵 시설은 영변뿐만 아니라 5곳에 달한다. 북한은 2008년 영변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면서 비핵화를 선언했다가 이듬해에 2차 핵실험에 나섰다. ‘남북 군사정보 교환’ ‘단거리미사일 감축’을 두고서는 각각 ‘기밀유출’ ‘무장해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1950년 미군철수 등 한국 국방력이 약화되자 그해 6월 25일 선전포고 없이 새벽에 기습남침했다.


북한의 문재인 정부 ‘배제’ 입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미북 정상 간 친서 교환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미 행정부에 대한 이른바 ‘갈라치기’ 및 북핵 유지 ‘명분’ 찾기에 동시에 나서고 있다.


26일 대변인 담화에서 “조미 수뇌분들(트럼프 대통령, 김정은)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對)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실각을 요구하면서 대가로 ‘한반도 비핵화 환상’을 보여주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시 북핵 유지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백악관을 매파 대신 비둘기파가 장악할 경우 북한은 2차 핵실험 1년 전인 2008년 실시한 ‘영변원자로 냉각탑 폭파쇼’처럼 기만술을 펼칠 수 있다. 매파가 자리를 유지하면 이를 이유로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북한은 핵무기를 ‘보장’받을 길이 생긴다.


북한은 때로는 한국 민주당계 정부를 ‘이용’해 대북지원, 중재자 역할을 이끌어내다가 때로는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접촉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병행해왔다.


한미 보수당계 정부 출범 등 둘 다 어려워지면 핵실험과 같은 ‘벼랑 끝 전술’에 나섰다. 이라크, 아프간을 1~2달만에 무너뜨린 저력의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을 받고 ‘한미군사동맹’을 화해시키는 게 병행전략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물론 민주당계 정부 시절에도 북한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군사적 목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단거리 핵탄도미사일 KN-23을 사격하면서 ‘체제보장’ ‘핵 유지’의 최종목표가 무엇인지 노골적으로 암시했다.


1차 북핵위기 때처럼 미국이 ‘북폭’에 나서려 하면 한국 정부가 막았다. 이러한 수십년 사이 한미가 얻은 성과는 핵폐기(2017년 9월 6차 핵실험 및 2019년 5월 KN-23 사격), 한반도 평화(천안함·연평도 공격) 등에서 사실상 전무했지만 북한은 ‘핵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북한 핵탄두 보유량은 이미 20~3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시설만 폐쇄한다고 해서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건 아닌 셈이다. 1997년 망명한 ‘김일성의 오른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공산권의 ‘기만술’을 생전에 누차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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