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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1C 교회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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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한번이라도 안가 본 이가 있을까? 최소한 어렸을 적 한번쯤은 친구 손에 이끌려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교회에 가봤을 것이다. 그때 목적은 사실상 선물이다. 때문에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면 대부분 한번의 경험으로 끝내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드물게 그것이 계기가 되어 독실한 신자가 되기도 하지만…. 기독교인이 됐다하더라도 삶과 신앙의 괴리 속에 끊임없이 갈등하게 된다. 특히 고민에 빠진 젊은이들은 고등학교 졸업을 정점으로 하나둘 교회를 떠난다. 청년들이 없다.

올해로 선교 120주년을 맞은 한국 개신교의 가장 큰 위기는 이것이 아닐는지. 비단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주5일근무제가 도래하면서 여가생활을 즐기느라 예배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짙다. 이에 교회들이 주님의 품안으로 어린양들을 다시 부르기 위한 여러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영화 음악 춤 등 다양한 문화장르를 접목시킨 문화목회부터 예배당의 파격변신까지, 21세기 교회의 변신에 주목한다.

레포츠·웰빙 교회, 영화설교
지난해 문화관광부 종무실이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국내 종교문화공간의 사회적 활용방안에 대한 조사보고서’에서 모범사례로 선정된 경기 안산시 사동 새안산레포츠교회(담임목사 김학중)는 1,500여평의 공간에 체육관 헬스장 스쿼시장 등 각종 레포츠시설을 갖추고 이를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회라기보다 문화체육센터 같은 이곳은 평일에는 레포츠시설로 주말에는 예배당으로, 주민들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작년 4월 문을 연 웰빙교회(담임목사 추부길)는 영적 육체적 대인관계 등 모든 부분에 걸친 전인 건강을 추구하며 높다란 강대상을 없애고 10명 가량이 앉을 수 있는 9개 원탁을 마련, 목사와 평신도가 같은 눈높이에서 기도와 찬양을 올린다. 목사의 설교는 토크쇼 형식으로 신도와 대담하듯 진행되며 예배가 끝나면 원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고 대화를 나눈다.

대중문화를 설교와 결합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서울 성북구 삼선동 꿈이있는교회(담임목사 하장완)의 영화설교는 ‘영화에서 주님을 만나다’를 펴낸 젊은 문화운동가인 하 목사가 4년째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예배당에서 영화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기독교의 말씀을 찾아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교회와는 상극으로 여겨졌던 해비메탈과 랩으로 찬양을 하거나 댄스페스티발 연극공연 콘서트 등을 개최하는 등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던’ 교회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불신자 부담감 해소
교회의 변화는 다변화되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처음에는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한 선교가 유일했지만 매스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통한 복음 전파가 이뤄졌고 이제는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이벤트가 선교미디어로 등장한 것이다. 건강과 레저, 공연 등을 접촉점으로 한 간접선교라 하겠다.

또한 불신자나 초신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편한 느낌으로 다가서려는 개신교의 노력이다. 새안산레포츠교회의 모토 ‘불신자 젊은이 남성들이 더 좋아하는 교회’는 이를 대변한다.

문턱을 낮춰 대중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설교의 지루함을 덜어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교리를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해 ‘교리 기피증’에 걸려있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는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더불어 미래 교회의 중심이 될 청년들을 불러모으는 하나의 대안이라 하겠다.


세속화, 주객전도 우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회가 세속화되고 신성함이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객이 전도돼 말씀은 뒷전이고 부수적인 것만 남는, 혹은 부흥에만 집착하는 ‘상술’이 아닌가하는 비판들이다.

이에 대해 추 목사는 “포장의 차이일 뿐 내용이 변한 것은 없다. 시대에 맞게 형식만 바뀌었을 뿐 진리는 절대 불변이다”고 주장한다. 교회문화연구소 이의용 소장도 “아무리 소중한 진리라 해도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으면 소용없기에 다양한 접근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어떤 그릇에 담아서 전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그 존재와 효능이 홍보되지 않으면 환자가 복용할 수 없듯 구원의 말씀일지라도 애초에 차단된다면 소용없다는 의미다.

또한 이미 영화 음악 춤 등이 넘쳐나는 세상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기존 교회생활에 충실하라고 하는 것은 금욕을 넘어서 세상과 단절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차라리 그 안에서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 혜안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문화가 삶이 된 지금, 과거의 모습만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동감을 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부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지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불러모으기만 하고 양육과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문화선교는 사람들을 복음에 접근하게 하도록 하는 수단이어야지 그것이 마지막 종착지가 돼서는 안된다.

꿈이있는교회 하장완 목사는 “어설픈 문화사역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며 “단계적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앙의 상태를 발전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댄스 레포츠 등을 공유하되 그 안에 메시지가 없고 거기서 머무른다면 그것은 복음이 아닌 단순한 ‘미끼’에 지나지 않는다. 교회가 아무리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많은 부분을 흡수한다 하더라도 거룩함마저 사라지고 여느 곳과 다를 바 없다면 신도들은 발길을 멈출 것이다. “운동하러 교회 간다”는 말이 최종이 아닌 “예배드리러 교회 간다”가 돼야 함을 사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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