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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동일학원에 천막농서이 벌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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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학원에 천막농성이 벌어진 까닭




끊이지 않는 재단의 학사개입, 비리의혹






난 4월 전교조는 한국사회의 마녀였다. 보수언론들은 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의 모든 책임을 전교조의 강경한
성향 탓이라 몰아세우며, 연일 융단폭격을 날렸다. 이 사건에 대해 시시비비를 명백히 가려야겠지만 그 이전에 ‘전교조가 진정 투쟁일변도 인지,
무엇을 위해 투쟁하는지’를 따져 본다면 ‘마녀’의 오명은 쉽게 벗겨질 수 있다.

서울 시흥동에 자리잡은 동일학원에서도 전교조 동일연합 소속 교사들이 지난 3월20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그들은 강성이어서 대화없이
농성을 시작했을까? 투쟁을 좋아해서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떨고 있는 것일까? 자신을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학사개입은 불법




농성의 계기는 인사위원회의 파행이었다. 인사위원회는 각 교사들에 대하여 학년과 학급을 배정하는 심의기구로 민주적 학원운영의 기초가 된다.
하지만 동일학원에서 인사위원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동일학원의 인사위원회는 민주적 학사운영의 상징인 동시에 재단의 학사개입을 막는 보루와도
같은 곳이다.

전교조 동일연합분회는 창립 이후 2001년 2월 동일학원 이사장으로부터 지난 과거에 대한 사과와 앞으로 학사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7개항의 확약서에 서명을 받아냈고, 이후 3개 학교 학교장들과 전교조 집행부와의 79개항의 합의서를 통해 그동안 멈추었던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를 바탕으로 각 학교는 동일학원 역사상 최초로 미흡하지만,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만족스럽게
담임 및 업무배당을 받아 소신껏 한 해를 보냈다. 또한 학생들은 최초로 직접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인 학생회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이사장은 약속을 어기고 매일같이 학교에 출근해 직간접으로 사사건건 학교장을 소환해 학사에 간섭했고 급기야 2002학년도
인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인사위원을 학교장들이 일방적으로 지명 발표하는 인사 파행을 주도했다.

이에 전교조 동일연합분회 소속 교사들이 8차례의 장외집회 등을 통해 이를 반대하자 이사장은 2002년 4월3일 민주적 학교발전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해 두 번째 합의를 했다.

그러나 전산디자인고등학교(이하 전디고) 교장의 거부로 합의는 결국 파행으로 치닫게 되었고, 2003학년도 인사위원회는 각 학교장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구성ㆍ운영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재단의 학사개입은 여러 차례 감지되었다. 관계법령은 재단이 학사개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재단이사회가 학사개입하게
되면 이사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학생을 위한




인사위원회는 교사에게 있어 자율적인 교육권을 갖는 것이며 민주적 학사운영의 기반으로 교육의 질과 연결된다.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칠지는 누구보다도 교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3학년 수학과정은 김 선생이 잘 가르치고 1학년 국어는 이 선생이 잘 한다는 식으로
교사들이 적재적임자를 가장 잘 파악한다.

그래서 학년, 교과목, 담임 배정은 교사들의 자유로운 의견수렴에 의해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개인적인 이유로 담임을
맡지 못하는 교사가 담임에 배정받고, 교육에 대한 의욕이 높은 교사가 전교조라는 이유로 배제된다면 비민주적 학사운영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져야한다.

이와 관련 동일연합 소속 교사들은 “불법적인 동일여고 인사위원회가 담임 배정을 하면서 희망자 기준이라는 애매한 원칙을 주장하고 있지만,
담임 배정의 결과를 살펴보면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흔히 주요 과목이라고 말하는 국어과를 담당하고 있는
여고분회장과 연합분회장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담임에서 배제하였는가 하면 신병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조합원에게는 담임 및 교과부장까지
배정하는 등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다섯에 운동장 하나




인사위원회의 파행이 이번 농성의 시발점이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재단의 학사개입이다. 동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김연희 교사는 “재단에
의해 건립된 사립학교라 하더라고 학교는 공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사립학교들은 재단의 사유재산처럼 운영되고 있으며,
동일학원도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학교법인 동일학원은 1969년 동일중학교 개교를 시작으로 1973년 동일여고, 1987년 동일여상, 1992년 동일유치원, 2001년 동광초등학교를
설립하기까지 30여 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동일학원의 30년사가 어떤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교의 외형만을 놓고
본다면 확장에 주력해 기형적인 모습인 것만은 틀림없다.

학교가 산기슭에 자리잡다보니 일단 좁고 가파르다는 것은 이해한다고 해도, 유치원을 포함한 다섯 학교가 하나의 운동장을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또 운동장이 작다보니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놀이기구도 턱없이 부족했다. 또 가뜩이나 작은
운동장의 1/4은 자동차로 채워져 있었다.



무엇을 위한 전산관




특히 전디고 전산관 문제를 살펴보면 동일재단의 학사운영이 학교와 학생을 위한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전산관은 1991년 12월31일 건축 완공되었고, 6년 후 벽산아파트 건설당시 전디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다는 이유를 들어 벽산건설로부터
보상받은 12억 5천만원 중 8억 이상을 투자해 2200평(교실 23개)규모의 전국 최대의 시설로 증축됐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재단은 전산디자인고등학교 전산관에 사립 동광초등학교를 일방적으로 설립한 뒤, 건물을 노란색으로 칠하고 전산디자인고등학교
학생들과 시설을 밀어내기 시작해, 금년도에는 전산관 6층 중 4개 층을 초등학교가 차지했다.

현재 전산디자인고등학교 3학년의 19개 학급 중 11개 학급은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자식처럼 중학교건물의 3층에
세들어 있다. 그 교실에서 공부하는 전디고 3학년 학생들은 “소음으로 인해 학습에 장애가 심각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중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시간운영이 달라(중학교 수업시간 45분, 고등학교 50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 학교등하교시간이 서로의
수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

그러나 동일연합회 소속 70여명은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학교 설립자 가족들의 족벌 경영(이사장-아버지, 재단이사-어머니,
아들, 유치원장-딸, 서무과장-사돈, 중학교 학생부장-사돈)으로 인해 교육을 빙자한 수많은 사안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시로 일관됐으며,
더불어 학교 회계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비공개로 진행됐다”며 “30여년의 기간 동안 동창회비, 협동조합비, 학교급식비, 장학기금, 벽산아파트
보상금, 앨범비, 수학여행비, 교복비 등 수많은 비리 의혹이 양산되었다”고 주장했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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