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7000㎡ 부지에 높이 105m 초고층의 다목적 ‘멀티 팹(Multi FAB)’
팹 건설과 클린룸 구축에 3조5000억원, 연인원 334만명 공사 투입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 2018년 첫 삽을 뜬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팹(FAB) ‘M16’이 준공돼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높이 105m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M16은 메모리 칩 생산뿐만 아니라 웨이퍼 테스트(Wafer Test), 패키지(Package), 연구개발(R&D) 등 다목적 용도의 ‘멀티 팹(Multi FAB)’으로 구축됐다. 특히 EUV(극자외선) 노광기 전용 클린룸이 조성돼, SK하이닉스가 미세공정의 한계를 뛰어넘고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천캠퍼스 정중앙에 세워진 M16 팹은 2015년 준공한 M14(이천), 2018년 준공한 M15(청주)에 이어 세 번째로 완성된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라인이다. 이천캠퍼스 내 5만7000㎡(1만7000여평) 부지에 세워진 건물로, 팹 건설과 클린룸 구축에 3조5000억원이 투입됐고, 공사에는 연인원 334만명이 투입됐다.
M16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초고층의 다목적 ‘멀티 팹(Multi FAB)’이라는 것.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되면 메모리 칩 생산은 물론,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지 공정, 신제품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건물 높이는 M14에 비해 28m나 높아졌다.
처음으로 EUV(Extreme Ultra Violet Exposure, 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용 클린룸을 도입한 것도 특징적이다. EUV(극자외선)는 기존 포토 공정(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작업)에 사용되던 ArF(불화아르곤)보다 빛 파장의 길이가 10분의 1 미만 수준으로 짧아,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열쇠로 꼽힌다.
그동안 EUV 노광기는 대당 2000억원 수준의 고가 장비로 시스템 반도체 일부 제품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고성능, 고집적 DRAM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M16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D램 제품에도 EUV 기술이 적극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M16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2026년까지 ▲80조2000억원(생산유발) ▲26조2000억원(부가가치) ▲34만8000여명(고용창출) 등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이석희 CEO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D램에 있어서 더 이상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로서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그 핵심 동력으로 M16을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