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장애인 단체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 승강장에서 출근 시간대 기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다섯 번의 시위가 있었는데, 지하철 이용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시위 취지에 공감하며 불편을 감내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달 3~4일, 7~9일 오전 7시30분께부터 휠체어를 지하철 출입문에 끼워 넣어 출입문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 방식의 시위를 벌였다.
연이은 기습시위에 급기야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사회적 피해를 유발하는 4호선 장애인 시위에 대한 처벌 촉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11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자신을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는 시민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무고한 시민들의 시간과 금전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며 처벌을 촉구했다.
반면 시위 취지에 공감한 시민들은 '불편 감수'로 조용한 응원을 보탰다.
4호선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구모(30)씨는 "시위로 지하철이 지연되니 불편함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불편함을 누군가는 매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30대 회사원 B씨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리프트를 타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혜화역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며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국비보조비율 명시 ▲탈시설지원예산 788억원 확보 ▲활동지원 24시간 및 개인별 지원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출근길 기습시위를 통해 장애인권리예산을 대선 후보들이 약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단체 관계자는 "응원의 메시지도 있지만, 거친 비난의 목소리도 길이 막혔던 상황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출근할 권리보다 이동할 권리가 우선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리의 우선 순위 문제라기보다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