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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버스토리】 미국發 ‘관세 조치’ 파급 본격화…‘R의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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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 캐나다 ·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 급락
EU “4월부터 보복 관세”…캐나다는 즉시 부과
韓 민감국가 지정에 美 에너지부 장관 면담 추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조치를 본격화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와 캐나다와 멕시코 등 관세 조치의 타겟이 된 국가들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대폭 낮추면서 한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조치’ 각국 파급

 

미국발(發) 통상 전쟁이 전 세계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각 나라의 지표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의 파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성장률 전망치가 2.4%에서 2.2%로 낮아졌고, 미국과 무역 갈등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성장률 전망치는 2.0%에서 0.7%로 1.3%포인트 하락했고, 멕시코는 1.2%에서 -1.3%로 1.5%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3월17일 OECD가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하면서 “무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뒤 지속될 경우 글로벌 성장에 타격을 주고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및 파생품 수입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EU · 캐나다 ‘맞대응’…韓 · 호주 ‘신중’

 

트럼프 2기 새 관세 정책에 철강·알루미늄 수출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에 나섰지만,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는 협상 여지가 있다며 신중 모드로 접근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알루미늄 부과가 발효되자, 4월1일부터 260억 유로(약 41조1,650억원) 규모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인 켄터키산 버번위스키,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이 부과 대상이다. 이 중에는 껌, 대두, 가전제품, 소고기, 가금류, 주류 등도 포함됐다. EU 집행위원회는 4월 중순까지 협의를 거쳐 190억 달러(약 27조6,230억 원) 규모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나다도 즉각 207억 달러(약 30조940억 원)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철강, 알루미늄 및 기타 컴퓨터와 스포츠 장비 등이 부과 대상이며 캐나다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는 당장 보복 관세를 내리는 대신, 협상 가능성을 기대하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월12일(현지 시각)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한미의 역사적 입장과 국익을 고려할 때 무역 확대를 저해하는 조치를 취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대미) 무역 전략에 있어서 멕시코와 캐나다 같은 국가들을 벤치마킹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며, 보복 관세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이번 관세 조치가 “비우호적이고 부당하다면서도 보복 과세 가능성은 배제했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즉각 보복하지 않을 것이며, 4월2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4월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유예한 시점이다. 브라질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한탄하면서도, 즉각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각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3월16일(현지시각)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예상했겠느냐”면서 “경기 침체가 오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국 증시 하락에 대해 “주가가 계속 올라가는 것은 과도한 희열 상태이며, 이는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 조정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일”이라며, “우리가 강경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이것은 지속 가능한 것으로 조정이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경제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중국·유럽·캐나다 등을 상대로 한 관세 전쟁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과도기에 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이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밝혔다.

 

韓, 정치 불안까지 겹쳐 경기 침체 우려 커져

 

올해 내수 부진과 12·3 계엄 사태 등 국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의해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는 한국 경제를 직격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 경제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지난 3월17일(현지 시각) 발표한 ‘중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낸 전망치(2.1%)와 비교하면 0.6%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13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와 1.8%로 제시했다.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무역 적자국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협상을 통해 오는 2026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한다는 ‘기본 시나리오’에 따른 가정이다.

 

하지만 한은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적자국에 관세를 점차 높여 부과한 뒤 내년 중에도 이를 유지하는 ‘비관 시나리오’ 상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美관세 조치로 韓경제 전반 위축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중 핵심 품목인 강관(철강으로 만든 파이프) 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월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25% 관세를 모든 국가에 예외 없이 적용하면서 한국 철강사가 미국 철강사의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와 4월로 예정된 상호관세 조치의 영향은 올해 한국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한국 철강 제품은 강관(109만 톤)이 대표적이다. 강관은 철로 만든 파이프로 원유 시추에 주로 사용한다. 이 외에 미국에 수출 물량 순으로 열연 강판(50만 톤), 중후판(18만8,000톤), 컬러 강판(15만 톤) 등이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농산물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K-푸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식품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농산물의 대미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오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정부와 협력해 특별 지원대책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관세 부과가 농산물을 시작으로 가공식품에까지 확대되면 최근 급성장한 K-푸드 수출에도 타격이 크게 된다. K-푸드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 실적이 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aT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K-푸드 수출에 타격을 받지 않도록 수출 기업에 대한 특별 지원대책으로 지난 3월5일 ‘2025년 주요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aT는 올해 7대 혁신 방향을 중심으로 농산물 수급 안정, 유통 구조개선, 수출 확대 등 핵심 사업을 추진한다.

 

7대 혁신방향을 보면 ▲친환경·저탄소 농어업 전환 ▲씨종자·신품종 개량 ▲저온비축기지 거점별 광역화 ▲온라인도매시장·직거래장터 유통구조개선 ▲‘식량무기화 시대’ 쌀 주식개념 5곡 전환 ▲통계농업 및 사계절 스마트팜 ▲농수축산식품 수출로 식품 영토 확장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83.8%에 달하는 GM 한국사업장은 관세가 부과되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GM 한국사업장의 지난 2023년 영업이익은 1조3,502억 원으로, 현대차·기아를 제외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현재 GM 한국사업장의 직원 수는 약 1만1,000명이며, 1차 협력사만 276곳, 2·3차 협력사를 포함하면 총 2,700~3,000개 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GM의 철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관세 부과로 인해 즉각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은 작다”며, “한국 정부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조정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18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對)한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고 비관세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국가전략기술 분야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고, 정부 차원에선 첨단전략산업기금 등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비관세 장벽 완화 ▲미국 내 직접 투자 지속 ▲무역 정책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 관세·민감국가 지정에 韓 반도체 위기 고조

 

미국의 통상 규제 강화로 우리나라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당장 미국의 대중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제재로 인해 지난 3월 대중 반도체 수출이 30% 가량 급감하는 등 한국 수출지표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관세 적용 여부를 공식화하고 4월 상호 관세와 함께 품목별 관세 부과를 실시할 경우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영향이 수출액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이 미국의 민감국가 목록에 포함된 것은 반도체 산업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민감국가로 분류되면 첨단 안보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교류·협력이 제한되는 만큼 주요국들과 기술 경쟁을 벌이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의 인적 교류와 공동 연구, 프로젝트 참여가 제한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주요국들과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최 장관은 지난 3월17일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에게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적극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한국 측 입장을 전하고, 한·미 간 과학기술 및 에너지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한국은 위기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K칩스법’(반도체 기업공장 증설 등 투자에 세제 혜택 강화)을 시행한다는 계획인데 현 상황에선 세금 감면보다 보조금을 직접 지원해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직접 보조금 도입 여론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지만 직접 지원을 하기 위해선 세법 개정이 필요해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인세 공제 방식은 이월제도를 통해 최대 10년에 걸쳐 투자금액을 법인세로 환급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당장 돈이 필요한 만큼 직접 환급제도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분은 세법 개정이 수반돼야 하므로 당장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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