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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구 과학계가 황우석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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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과학적 성과에 엄청난 기대와 찬사가 빗발치는 속에서 비판은 그동안 거의 ‘금기’시 되는 분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황 교수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대한 연구가 비판과 우려를 제기하는 토론회가 열려 관심이 집중됐다.

생명공학감시연대는 지난달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들은 여성적 관점과 의료절차상, 과학적 효용성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국내언론의 ‘황우석 신드롬’ 만들기
첫 주제발표에 나선 조주현 교수(계명대 여성학과)는 황 교수의 연구발전을 위해 필요한 수많은 난자로 여성들 간의 간극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조 교수는 “배아줄기 세포 연구가 궁극적인 효과를 보기까지는 실험에 수많은 난자가 필요하게 되고 난자 기증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워 결국은 난자의 상품화와 상업적 거래를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몸은 계급과 성별, 인종, 기술, 국가의 상호교차의 공간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교수의 편향적 언론보도의 관행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명진 성공회대 강사는 국내 언론의 파상적 보도는 일반인들에게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드는 한편, 이후의 구도를 협소하게 만들고 왜곡시킨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강사는 서구 과학계가 황 교수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는 황 교수의 연구가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강사는 “서구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윤리적 우려 때문에 강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황 교수를 물타기로 자국 정부에 규제 완화의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修辭)로 한 번 꺾어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장의 치료가능성보다 “딴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강사는 “유전병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어냄으로써 특정 유전병이 전개되어 나가는 과정을 ‘시험 접시 위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는 유전병의 메커니즘을 좀더 잘 이해하고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몸 밖에서’ 검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난치병 치료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난자공여와 배아파괴의 윤리적 쟁점을 간과하고 있는 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김 강사는 “배아줄기 세포 연구는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나면 배아는 죽어 생명파괴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데도 황 교수는 뉴욕 타임즈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아무런 생명도 파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면서, “서구 언론은 황 교수의 이런 전략을 ‘이름붙이기 게임’이라고 부르면서 비판했으나 국내 언론은 황 교수의 주장만 여과 없이 옮기고 숨은 쟁점들은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구상에도 없는 수많은 난자 기증자 모집, 황 교수는 어떻게?
구영모 울산대 의대 교수는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연구과정에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전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지금껏 이렇게 많은 난자 기증자를 모집했던 복제 연구팀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으며 미국의 경우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은 관련 경비와 여성의 신체를 침해하는 의료 시술이 야기한 불편함의 대가로 수천달러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기증자들이 돈을 받지 않았고 병자들을 돕는 마음과 국가적 자부심에서 난자를 자발적으로 제공했다는 황 교수의 말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여성들이 난자 기증과정에서 자발적이고,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를 취득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네이처’지 기자에게 황 교수가 동의서 양식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네이처’지는 작년 5월호에 황 교수 실험의 윤리적 문제를 취재해 황 교수팀의 구 모 연구원이 직업상의 혜택을 받은 의혹이 있음을 보도했다. 이 문제로 파문이 일자 구 씨는 휴직했고 2004년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제6저자였으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는 25명의 공저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고 구 교수는 밝혔다.

배아복제 연구가 다수의 ‘난자 시장’ 형성할 것
명진숙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은 황 교수의 난자 기증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했다. 난자를 채취당한 여성은 과다한 호르몬 투여로 인해 간장과 신장의 손상 난소암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도 난자 기증을 하는 여성들은 누구일까 하는 점이다.

그는 “황 교수 논문의 공동저자인 시벨리 교수는 2001년 인간복제 실험시 20여개가 채 안 되는 난자를 사용한 데 비해 황 교수는 지난해 2월 연구에서 242개 난자를 사용하고 올 5월에는 185개 난자를 이용했다”며 “난자 확보에 실패해 연구를 중단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쉽게 난자를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과의 공동연구나 줄기세포은행이 설립되면 생명공학기술에 대해 우호적이며 법적·사회적 규제가 미약한 한국에서 난자를 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이 국제적인 ‘난자공급소’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명 사무처장은 또 배아복제가 우생학을 촉발할 가능성과 인간개체 복제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즉 복제된 배아의 생산은 치료목적이든 유전자 개선이 목적이든 대물림 가능한 유전자 조각은 어떤 부정적 영향을 물려줄지 알 수 없고, 현재 배아복제에 대한 실질적 규제와 법규가 없기 때문에 인간복제 시도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배아복제에 대한 치료법이 현실화되더라도 엄청난 비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말해 인간배아 연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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