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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창업 열풍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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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창업설명회와 대규모 창업박람회 현장, 대학에 정규과목이 생겨나고 프랜차이즈 광고가 신문광고를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창업 열풍’이 돌림병처럼 돌았다. IMF 이후 늘어난 명퇴자들과 취업난에 시달린 구직자들은 물론 가정주부들까지 창업을 인생역전의 발판으로 알고 매달렸다.
엄청난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생겨났고 각기 다른 ‘차별화’를 주장하며 창업희망자를 끌어 모았으나, 지금은 흔적조차 볼 수 없는 브랜드도 있고 울며 겨자먹기로 운영하는 점주들도 있다. 물론 개중에 ‘대박집’이 탄생해 이를 벤치마킹하는 곳도 있다. 지금도 문을 닫거나 새로이 개장하는 창업자들이 수도 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볼 수 있었던 ‘창업 열풍’을 실감하기는 어렵다. 창업 시장도 거품이 서서히 빠지고 있는 걸까. 창업시장의 달라진 어제와 오늘을 점검한다.

창업시장 ‘침체’… ‘열기(熱氣)’ 대신 ‘관심’
창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잘만하면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충분히 얻을 수도 있고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예비창업자들은 성공적인 창업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를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많이 ‘똑똑해졌다’는 얘기다. 일단 벌이면 된다는 ‘무댓포’ 정신의 도전이 아닌, 현실을 냉철히 판단하고 분석하는 시각이 많아졌다.
김정대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차장은 “창업열기가 식었다기보다 창업의 문화가 두드러지게 달라졌다”면서 “정보지식의 발달로 창업자들이 신중을 기하는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예전엔 명퇴 자금이나 기존 수익자들이 대거 몰려 창업자금이 풍부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창업스쿨, 세미나 등이 많아지면서 관련 지식이 풍부해져 창업 준비에 신중한 자세를 취한다.
창업시장은 업종불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업종도 세분화된 데다, 각기 다른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고만고만한 브랜드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성공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가는 것과 흡사하다. 창업비용도 오를 대로 올라 섣불리 접근하기 어렵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한 수익성을 바란다면 2~3억이 드는 건 기본이다. ‘소자본 창업’ 이라고 하지만 알짜 입지와 소위 ‘먹히는’ 아이템이 아니라면 수익은 기대하기도 어렵고 창업비만 수 천 만원이 든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창업컨설팅 업체도 문을 많이 닫았다. 창업 전문가로서 신문과 방송을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유명세에 대학에서 창업 강의를 맡아 하던 L모 대표는, 지금은 한 벤처업체의 CEO로 안정적인 자리를 택했다. 전 K 대표는 "창업시장이 침체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시장이 나아지는 대로 별도의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창업시장 양극화 바람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3~5억 정도의 고가 창업과 1천만원 이하의 무점포 소자본 창업 시장이 그나마 ‘안정권’에 든다.

대형음식점 호황… 저가시장 ‘제 살 깍기’ 경쟁
패밀리레스토랑 등 대형음식점은 호황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매년 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이며 작년에 이미 8,1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시장규모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외식업은 대기업이 거의 점령했다. 대기업 등 자본력을 지닌 곳은 음식점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영세업소는 외환위기 이후 ‘규모의 경제’ 원리가 적용돼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음식점중앙회에 따르면 음식점 수는 외환위기 직전인 98년 54만여개에서 60만개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65.9%에서 25.6%로 크게 떨어졌다. 외환위기 이후 음식점 창업에 나선 사람은 많아졌지만 경쟁심화와 경기불황으로 돈 벌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한동안 저가 시장이 붐을 이루기도 했다. 저가바람은 외식업 뿐 아니라 모든 창업시장의 대세다. 하지만 요즘은 이 또한 출혈경쟁으로 남아나질 않는다. 삼겹살 3인분 9,900원은 초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저가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도 최고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현실적인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
서울 잠실동의 초저가 돼지갈비 전문점은 1인분에 3,300원을 써놓고 있지만 가게엔 거의 파리만 날리고 있다. 주인 최 모씨는 “처음엔 싼 가격에 그럭저럭 장사가 됐는데 비슷한 가격에 장사를 하는 고기전문점이 인근에 몇 개씩 생겨나면서 이겨낼 수가 없더라”고 하소연한다. 유통과정을 대폭 개선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막아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초저가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제 살 깍아먹기식 출혈경쟁이 난무하고 가격과 실속 두가지를 챙겨야 하는 까다로운 요즘 사람들의 욕구를 채우는 것도 녹록치는 않다. 건강 우선주의가 팽배한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무조건 ‘싸다’고 몰려드는 시대도 지났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상품과 품질을 선호한다.

최후의 방법으로 업종전환
잇단 사업실패로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4층 규모의 대형 돼지갈비 전문점을 차렸던 김병환 (44세 서울)씨는 그러나, 늘어나는 운영비와 계속되는 적자로 창업 7개월 만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충남 당진에서 돼지갈비점을 운영하던 김영선 사장은 지난 3월 업종을 전환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지만 인근에 동일업종의 유명 브랜드 점포가 대거 생기면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점포의 매출급락으로 적자운영이 계속될 경우, 최우의 수단으로 과감하게 업종전환을 하라”고 조언한다.
저가화장품 브랜드로 크게 성공한 ‘미샤’와 ‘더페이스샵 최근 1만원대 이하 제품만 판매하는 초저가 전략을 포기하고 1~2만원대 기능성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가격전략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지하상가 내 즐비하게 늘어선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하루가 멀게 문을 닫거나 경쟁업체의 브랜드로 변경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 눈에 띄는 점은 스테디 창업 아이템(꾸준히 인기를 모았던)으로 꼽혀왔던 치킨 전문점이나 호프 전문점은 인기가 시들해지고 퓨전요리 주점이 대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퓨전 요리 주점의 경우 점포비를 포함해서 약 1억5천~2억 정도의 투자비가 들어간다. 김정대 차장은 “자리를 바꿔가며 즐기던 주점문화가 요즘은 한 자리에서 모든 걸 끝내는 1차 완결문화로 바뀌고 있다”면서 “안주가 싸면서도 푸짐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음주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퓨전요리점의 인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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