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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미 FTA 1라 운드가 축구라면?

  • 등록 2006.06.23 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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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본협상이 6월10일(한국 시각)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미 양측은 15개 분과 가운데 11개에서 양쪽의 합의사항과 쟁점을 정리한 통합 협정문 작성을 이끌어냈다. 아직 1차 본협상인데다가 협상의 내용이 국내에 끼치는 파급이 엄청나기 때문에 결과물은 빈약하다. 양측은 지식재산권, 의약품, 자동차, 통신·전자상거래, 노동, 환경, 분쟁해결·투명성 분야에서는 통합 협정문을 작성하는 성과를 냈지만, 대부분 이견으로 인해 양쪽 초안을 병기하는 수준에 그쳤다.
협상에 참가한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을 내디뎠고,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끼워졌다”고 자평했으며, 미국 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는 “매우 생산적(productive)”, “정말 유익한(useful)”, “매우 좋은(good)”라고 각각 말했다.

미국, 서비스 금융 등 공세 펼쳐
두 대표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제스처를 취했지만 이번 한미FTA 협상에서 이득을 챙긴 나라는 미국이었다. 한국은 처음부터 요구할 만한 게 있는 협상 분야가 4개에 그친 데다가, 그나마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미국은 자국에 유리한 17개 분야에서 공세를 펴 한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성과를 냈다. 김종훈 수석대표의 말은 국내반대 여론을 의식한 ‘코멘트’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 대표적인 예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줄곧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번 협정의 범위는 (북한이 아닌) 한-미간이라는 논리와 함께 북핵 등 정치적 걸림돌 등을 거론하며 외면했다. 결국 이 문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섬유 분야도 미국의 고압적인 외교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은 원산지 기준 완화와 조기 관세 철폐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긴급수입제한조처 도입을 주장했다. 한국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섬유류 대미수출이 20% 가량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은 대미수출에 악영향을 준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미국이 남발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주요 쟁점으로 다뤘으나 미국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서비스·금융·투자 분야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해야 했다. 금융 분야를 보면, 한-미는 자국에는 없는 상대국의 파생금융상품인 신금융서비스를 허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또 상대국 현지에 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하지 않고도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국경간 거래도 개방하기로 했다. 문구만 보면 두 나라 모두 상대국에 진출할 수 있어 공평한것 같지만 한국은 금융서비스의 초강자 미국과 ‘맞짱’을 떠야할 판이다. 아이와 어른아이가 링 위에 올라서는데 합의해준 것이다. 일반 서비스 분야에서도 한국은 현지에 지점·대행사 없이도 영업을 할 수 있게끔 국경 간 서비스를 허용했다.
“이대로 가면 한국 공공서비스 무너질것”
가장 심각한 것은 투자분야. 한-미는 △투자의향 단계부터 국내기업과 동일한 대우 △현지인과 현지부품을 써야하는 의무 부과 금지 △투자자의 재산 수용 때 보상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 절차 △핫머니·지적재산권 등의 투자개념 인정 등에 합의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치고 빠지는 투기자본도 ‘투자’로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경제에 심각한 교란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자동차 분야는 애초 미국의 요구로 만들어져 한국 측의 선방을 기대할 수 없는 분야였다.
이 같은 협상결과를 놓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기네가 원하는 것은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협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12일 KBS 라디오의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평가하면서 “1차 협상안대로 간다면 우리나라의 공공서비스 부문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또, 투자조항과 관련해서도 정 비서관은 “투자로 규정되는 범위가 너무 넓고 투자의 행위에 대해서도 투자계획 때부터 투자자로 보고 미국 측 투자자에게 한국이 내국민대우를 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문제가 생기면 기업이 정부를 제소하고 그것을 제3의 국제기구에서, 아니 국제기구라 하지만 사실은 민간인 곳에서 판결을 하도록 돼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마저 이처럼 우려를 보이는 한미FTA에 대해 노동계, 농민 등 단체들이 격렬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아예 민주노총, 전농 등 단체는 협상이 벌어지는 워싱턴 현지로 원정단을 파견해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40여명의 원정단은 미국 노동계, 농민단체의 지지까지 이끌어내고 백악관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원정투쟁단의 오종렬 단장은 이날 “FTA를 저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며 “앞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투쟁을 벌여 한미 FTA를 기필코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한미 FTA 협상 1라운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한미 양측은 다음달 10~14일 서울에서 2차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2차 협상에서는 상품 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을 교환한 뒤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을 벌인다. 2라운드에서는 한국이 선전할수 있을까?

삼보일배, 촛불시위… “원더풀!”
미국 노동계, 하원의원과 공동성명 발표… “기대이상의 성과”

‘한미 FTA 반대 원정투쟁단’이 한국과 미국의 협상이 열리는 워싱턴에서 시위를 벌였다. 백악관 앞에서도 집회를 했으며 6월9일에는 미 무역대표부(USTR) 빌딩 앞에서 ‘USTR 모의 장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북과 꽹과리를 치고, 한국 시위대 특유의 율동을 선보이는 등의 활동으로 원정투쟁단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 수 있었다. 국내외 주요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내 FTA 반대 입장을 효과적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 시위대의 단골메뉴인 삼보일배, 촛불시위는 여기서도 빠지지 않았다. 한국 시위대가 미국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통하는 펜실베이니아 도로의 차선 하나를 따라 삼보일배를 시작하자 현지 시민들은 현지 발걸음을 멈추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행렬을 지켜봤다. 몇몇 현지 시민들은 비디오카메라로 삼보일배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원정투쟁단이 미국 국회의원의 참가를 이끌어 내고 미국 노동자 단체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큰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500만 명의 조합원을 갖고 있는 승리혁신동맹은 민주노총 대표단을 상대로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한미 양국 노동계가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데니스 쿠치니치 등 일부 미 하원의원들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두고 원정투쟁단 스스로도 “활동목표의 150%, 200%를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투쟁단이 이처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평화적이고 이색적인 시위로 이목을 붙잡을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당초 과격한 폭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어 현지 한인 사회가 우려를 보이기도 했지만 투쟁단은 철저한 준법시위로 평화 시위 역량을 과시했다. 이는 FTA 협상이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돌발적이든, 계획적이든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국내외에 FTA 반대투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원정투쟁단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는 평화적 시위를 역설하면서도 “내달 서울에서 예정된 2차 본협상에선 위력적인 시위를 보여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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