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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야당과 상생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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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부조직 개편 논의 중에 장관 인선 발표라니”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7일 새 정부의 일부 장관 후보자들을 발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않은 상황에 신설되는 부처 장관 내정자들을 먼저 발표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수위 측은 북핵정국을 비롯해 대통령 취임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 등을 들어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부득이 인선안을 발표했다는 입장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조직개편안 통과가 늦어지고 있어 안정적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과 공직사회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어 부득이하게 장관 추가 인선 발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의 불편한 속내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야당은 이번 조각 발표를 박근혜 정부의 야당 무시, 입법부 무시로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조직개편안 통과는 더욱 난항이 예상된다. 여당 입장에서는 인사청문회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이 불만을 품은 만큼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공세도 한층 강하게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단히 마음 상한 민주, “도와달라”는 與

인수위 측도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안 발표를 두고 예상되는 야당의 공세에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18일 박근혜 당선인 정무팀장인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정말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새 정부 한번 도와주십시오”라며 민주통합당을 향해 호소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대선이 끝난 뒤 박 당선인은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3번 이상 ‘한 번만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며 “지금 정부조직 개편 쟁점과 관련해 박 당선인이 나라를 망치게 하자고 만든 게 아니라는 것을 민주당이 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어차피 5년은 박 당선인이 국정책임자로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고 시대적 과제와 국민적 요구를 감안해 ‘이 일을 꼭 해야겠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개편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나라를 흥하게 하자고 내놓은 개편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번에 한번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발언 말미에도 세 차례나 “정말 한번 도와달라”고 거듭 말하면서 야당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좀처럼 마음을 풀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당선인이 여야 상생정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새 정부 11개 부처 장관 내정자 발표는 ‘장고 끝에 악수’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정부조직 개편안을 새정부 조각 이후 발표하는 관례도 여지없이 깨버렸다”며 “야당을 협상 파트너로 대우하겠다는 공약은 어디로 간 것인가. 인수위는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맹성토했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1월말 제출된 정조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더욱이 어제까지도 여야 간 개정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박 당선인이 아직 정부직제에도 없는 장관까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국회입법권을 침해하고 민심을 무시한 폭거”라고 거듭 강하게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강력한 견제와 비판으로 잘못된 길로 빠지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바로 잡겠다”면서 “정조 개편안 협상과 장관후보 인사청문회 등을 확실하게 준비해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박기춘 원내대표 또한 “민주당은 그동안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협조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여당에는 4가지 없고 민주당은 이런 여당을 도울 명분이 없다”며 정부조직개편안 및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협조할 의향이 없음을 명확히 드러냈다. 아울러, “여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여야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장관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박 당선인에게는 국회가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입법부를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등 박 당선인의 공약사항이 없고, 이번에 발표된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새로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동철 비대위원 역시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을 거수기로 만드는 것을 넘어 민주당도 거수기로 생각하는 것이냐”며 “역대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그대로 통과한 전례가 어디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김동철 위원은 이어, “제왕적 대통령에 맞는 약한 내각, 대통령 측근 위주 인사, 제왕적 통치”라며 새 정부 내각 인선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동철 위원 외에 문병호 비대위원 또한, “박정희 측근들을 앞세워 국민들과 따라오라는 통치”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일방통행식 측근 기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野, 장관 인사청문회 파상공세 예고

한편,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야당이 크게 발목잡지 않는 한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인 26일 본회의를 통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서는 이 같은 일정도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신설되는 부처인 미래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부처가 아직 신설되지 않은 탓에 국회가 이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정부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기형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민주당도 끝까지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발목 잡는 야당의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무조건 트집 잡기, 발목 잡기를 하는 대신에 부드럽게 ‘손목 잡기’를 하면서 100일 동안 국정 운영 틀이 완성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정부조직 개편안과 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도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확실히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문 비대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인사와 불통 논란에 대해서는 ‘나 홀로’ 인사를 해서는 안 되고 소통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섬의 공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민주당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적정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는 강경한 자세로 검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으로서는 새 정부 첫 내각이니만큼 청문회 낙오자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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