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러시아도 한국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명보호의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5·선더랜드)이 한국의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에 대한 지나친 몰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기성용은 26일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너무 두려워하기보다 우리 플레이를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러시아도 한국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고 있는 홍명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히고 있다.
역대 최연소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임하는 만큼 러시아와의 첫 경기 결과에 따라 상승세를 탈 수도 있고, 반대로 의지가 꺾일 수도 있다.
때문에 선수· 감독· 축구 관계자 할 것 없이 러시아전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기성용은 러시아전에 대한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시선을 경계했다. 러시아전에만 매달리는 것이 대표팀에 도움이 안 되며 우리가 긴장하는 만큼 상대도 우리에 대해 껄끄럽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이 기성용의 생각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자체 청백전을 벌였다.
조끼 팀과 비조끼 팀으로 나눠 베스트 11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 25일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이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자체 청백전이 가능해졌다.
기성용은 처음 해 본 실전과 같은 훈련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내일 모레 정식 평가전이 열리는 것을 대비해 자체 청백전을 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조직력을 맞추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던 훈련이었다. 선수들이 기존에 뛰던 클럽과 대표팀은 다르기 때문에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분명히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공수 간격을 좁히면서 라인 간의 균형을 이루는 데 중점을 뒀다. 러시아의 강점과 약점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 사이에서의 경쟁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어디서나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개인과 팀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지난달 14일 에버턴전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친 이후로 4경기 연속 결장한 뒤 조기 귀국을 선택했다. 이후 재활과 함께 대표팀 훈련을 병행해 왔다.
그는 현재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분명한 것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최고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베스트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단지 부상을 한 번 당한 적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스무 살의 나이로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했다. 이제는 어엿한 중고참이 돼 후배들을 이끄는 입장이 됐다.
이에 대해 그는 "4년 전에는 대표팀에 형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대표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지다보니 아무래도 긴장감과 책임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4년 전에는 개인적으로 확실히 어렸고 경험이 부족했다. 하지만 당시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살려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동메달 신화를 일궜던 2012런던올림픽 당시의 대표팀과 현재의 대표팀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는 주문에 그는 "올림픽대표팀과 지금의 월드컵대표팀은 전술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홍명보 감독님께서 올림픽이든 월드컵이든 큰 대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상황에 맞는 주문을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