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거포 유격수'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가 보란듯이 역전 만루포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넥센은 28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이택근(34)과 강정호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7-5로 승리했다.
'거포 군단'이라고 불리는 넥센의 힘을 한 번에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0-5로 끌려가던 넥센의 추격 불씨를 살려낸 것도, 승부를 뒤집은 것도 모두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이었다.
특히 강정호는 그야말로 보란듯이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넥센은 3-5로 끌려가던 8회말 윤석민의 안타와 서건창의 볼넷, 이택근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유한준이 짧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뒤에 박병호와 강정호가 버티고 있었다. SK 배터리를 이룬 박정배와 포수 이재원은 박병호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강정호와 승부를 택했다.
강정호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5경기에서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전날 홈런을 때려냈으나 이외에는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타격감이 아주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5회 안타를 때려냈으나 이외에 타석에서는 모두 땅볼로 물러났다.
SK 배터리 입장에서는 전날 홈런을 두 방이나 때려낸 박병호와 승부하기도 껄끄러웠을 터다.
하지만 강정호는 몇 분도 지나지 않아 SK 배터리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그는 상대 필승계투조인 박정배의 초구 포크볼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쏘아올려 넥센의 7-5 역전을 이끌었다.
강정호의 개인통산 세 번째 만루포이자 시즌 11호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역전 만루포는 이택근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귀중한 3점포를 때려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발 금민철이 3⅔이닝 5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져 0-5로 끌려가던 넥센이 추격의 불씨를 살린 것은 이택근의 홈런 덕분이었다.
SK 선발 로스 울프를 공략하지 못해 끌려가던 넥센은 안태영의 볼넷과 서건창의 안타로 1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넥센이 처음 그럴듯한 찬스를 만든 상황이었다.
이 때 베테랑 타자 이택근이 제 몫을 해줬다. 그는 상대 선발 울프의 초구 체인지업을 노려쳐 왼쪽 폴 약간 안쪽을 지나가는 대포를 작렬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넥센의 염경엽(46) 감독은 "문우람을 2번타자로 기용했는데 2번 타순에서 자꾸 끊겼다. 4번타자까지 찬스가 가지를 않았다"며 "그래서 이택근을 기용했다"고 밝혔는데 이날도 이택근의 2번타자 투입이 통한 것이다.
강정호는 "짜릿한 한 방이었다.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실투가 들어와 운좋게 넘어갔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윤)석민이 형이 안타를 칠 때부터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 생각대로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 앞으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택근은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며 "변화구였는데 실투성 공이 운좋게 걸려 넘어갔다. 최근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으니 좋은 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이택근의 3점포와 강정호의 결승 만루포가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전체 선수들의 집중력"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