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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 표심을 잡을 삼성·엘리엇의 막판 '키워드' '간절함 vs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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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총서 주주 70% 참석 시 46.7% 찬성하면 합병가결

[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주식을 위임해 주십시요."

 '간절함'이 묻어난다. 삼성물산은 지난 13일부터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메인 화면에 배너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는 주총 전날인 16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배너 광고를 누르면 삼성물산 의결권위임 사이트(http://www.newsamsungcnt.com/intro.html)가 나온다. 의결권 위임 방법과 내려받을 위임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연금을 등에 업은 삼성물산이 막판 굳히기를 위해 '부동표'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대립 중인 삼성물산은 현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11.21%)이 합병 찬성 쪽으로 입장을 정하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우호지분은 30.99%가 됐다.

이에 비해 엘리엇(7.12%)은 일성신약(2.11%), 네덜란드연기금(0.32%), 캐나다연기금(0.21%) 등과 힘을 모아 총 9.79%의 세를 보유 중이다.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는 외국인(25.85%), 개인(22.32%), 국내 기관투자자(11.05%) 등의 지분은 총 59.22%다.

당장의 지분 분포만 놓고 보면 삼성물산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듯 보이지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별결의 사항인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 원칙에 따르며 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이 70%일 경우 46.7%가 찬성, 80%일 경우 53.3%가 찬성을 해야 합병이 가결된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90%가 주총에 참석한다면 60%까지 찬성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주총 참여율을 70~80%로 가정했을 경우 삼성물산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추가로 보유해야 할 지분은 15.7~22.3%다.

합병부결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참여율이 70%일 때 23.3%가 반대를 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80% 참석 시에는 26.7%, 90%일 경우 30%가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

엘리엇 입장에서는 70~80%의 참여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앞으로 13.5~16.9%의 우호지분을 더 모아야 한다.

삼성물산이 엘리엇에 비해 월등히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17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과 반대를 두고 양사의 진검 승부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남은 기간 의중을 알 수 없는 외국인, 소액주주, 국내 기관 등의 표심이 어디로 흐르느냐에 따라 주총에서 최후의 승자가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는 엘리엇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세계 1·2위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라스루이스(Glass Lewis & Co.)가 이번 합병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며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 중 상당수는 지난 9일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이미 의결권 행사를 마쳤다. 이들의 표심은 주총 당일 공개된다.

국내 기관들은 삼성물산에 우호적이다. 일성신약을 제외하면 국민연금과 호흡을 맞춰 찬성 쪽에 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은 변수는 22%의 지분을 움직일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지분율 1% 미만인 소액주주다. 주주명부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나와 있지만 수많은 인원이 전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치열한 여론전이 펼쳐지는 이유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직접 소액주주를 찾아가 일대일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변에 통화할 때 삼성물산 주식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부터 한다"며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맞서 엘리엇도 독특한 방식으로 소액주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엘리엇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우리나라를 방문한 폴 싱어 회장의 사진을 배포했다.

사진에는 상암월드컵경기장 앞에서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은 채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폴 싱어 회장의 모습이 담겨있다.

엘리엇은 해당 사진에 대해 "폴 싱어 회장은 한국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한일월드컵 기간에 붉은악마 복장하고 한국-독일의 4강전에서 한국을 응원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이 '먹튀' 투기자본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기 위해 소위 감성마케팅을 선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분석도 가능하다. 엘리엇은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과거 사진을 통해 단순한 투자가 아닌 한국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엘리엇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국내에 지지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통과 이후에도 국내에서 꾸준히 여론전을 벌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합병안 찬성으로 일찌감치 마무리되는 듯 했던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대결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변수는 많지만 주종 전까지는 싸움의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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