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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잘 놀아야 잘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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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정장과 하얀 와이셔츠를 깔끔하게 입고, 조직의 서열과 규율에 복종하는 점잖은 직장인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이제는 잘 놀고 발랄한 튀는 직장인이 대접받는 시대다. EQ(감성지수), SQ(사회지수), NQ(공존지수)에 이어 EnQ(엔터테인먼트 지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 전반의 fun 바람
직장인 96.8% 직장생활하려면 엔큐(EnQ)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맥관리사이트 인크루트 인맥과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공동으로 직장인 1천3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대부분이 엔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큐가 직장생활에 매우 필요하다’(49.4%)고 답한 경우가 절반에 달해, 엔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직장인이 상당히 많았다.
엔큐란 엔터테인먼트 지수(Entertainment Quotient)의 준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 이 같은 엔큐 지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회 전반에 ‘펀(fun)’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가요계를 평정한 원더걸스의 ‘텔미’는 가볍고 재미있게 즐기는 문화에 대한 선호도를 잘 보여준다. 사극에서 조차 코믹 캐릭터는 빠질 수 없는 양념이 된지 이미 오래.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에서도 동명이인이 말하는 대통령상을 듣고, 각 후보들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오락적인 면이 부각된 개표방송을 선보였다. 장동건 부럽지 않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인기 또한 유머에 대한 국민적인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바람 나는 기업 만들기 열풍
펀 경영, 펀 리더십, 펀 마케팅 등 기업과 직장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펀 경영은 최근 기업의 화두. 출근 후 다 같이 모여 크게 웃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회의시간에 최고경영자가 나서 개그를 펼치는가 하면, 지시 사항을 직원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로 제작해 돌리는 회사도 있다. 사내 마술 경연대회가 펼쳐지고, 직원들을 위한 간식 마차도 등장하는 등 재미있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치열하다.
신바람 나는 직장 문화 조성에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당연히 펀 경영의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펀경영연구소가 10년간 펀 경영을 하고 있는 100여 개 기업 및 단체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효과를 조사한 결과 펀 경영 대상자의 사기와 업무 의욕이 15% 정도 올랐다고 한다. 직원들의 사기가 15% 올라가면 생산성은 30% 올라간다고 한다. 특히 영업직 사원의 경우 47%나 업무 효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펀’에 사활을 거는 건 당연하다. 구성원 또한 웃음 폭탄을 확실히 터트려주는 ‘분위기 메이커’가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HSBC은행은 지점장 인사고과 때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가’를 평가한다. 형식적인 평가가 아니다. 엔큐 지수 평가는 전체 고과 점수 가운데 30%나 차지한다.
엔큐 지수는 곧 커뮤니케이션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며, 엔큐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다. 엔큐가 높은 직원은 자기 자신의 업무 효율 뿐 아니라 조직의 능률 극대화에 큰 기여를 한다. 엔큐 지수가 높은 직원은 직함에 상관없이 사실상 일의 능률을 끌어올리는 진정한 리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위치에 있는 경우 엔큐 지수는 더욱 중요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실제 직장인들이 엔큐를 높이려는 이유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 위해서로 나타났다.
61.3%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11.2%가 주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엔큐 지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11.7%가 인맥을 넓히기 위해 엔큐 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사실상 인관관계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감각을 키우려는 것이다.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10.9%), 업무나 직업상 필요하기 때문(3.4%) 등 직접적인 평가에 대비해 엔큐 지수를 챙기는 직장인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엔큐 지수가 높은 직장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한다고 할 수 있다.
남몰래 성대모사 연습하는 직장인들
21세기에 엔큐 지수는 성공의 척도. 그만큼 엔큐 지수를 높이려는 직장인들의 노력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인터넷, 신문 등의 유머를 유심히 살펴보거나(55.3%), 코미디, 오락 프로그램을 챙겨보는(33.5%) 정도의 노력은 기울이고 있다. 또한, 유행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챙겨보고(29.6%), 많이 쓰는 유행어, 이모티콘을 알아두는(27.7%) 것으로 엔큐 지수를 챙긴다.
더 적극적인 사람들도 있다. 유머나 화술과 관련된 책을 읽거나 강좌를 듣는 경우도 20.6%나 차지했다. 마술, 노래, 춤, 성대모사 등 개인기를 연습한다는 경우도 10.5%로 적지 않았다. 덕분에 유머 관련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취업준비생들도 엔큐 지수를 챙기기 위해 개인기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대학가 스터디나 동아리도 개인기나 마술 등 엔터테인먼트 진영에 학생들이 모이는 추세다.
엄숙주의 관료주의적 직장 분위기와 군대 문화로 대표되는 서열위주의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분명 진보적이다. 기계같이 정확한 시스템이 가장 능률적이라고 믿었던 20세기를 지나, 행복한 인간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효율이라는 새로운 깨달음이 21세기 기업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중심이라는 경영이념 조차도 학원, 수업, 시험, 평가 등의 틀 안에 갇혀 생각할 수밖에 없는 한국적 현실은 한편으로 슬프다. 직장인 문지영(33) 씨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새벽반 영어학원 다니고 중국어 배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댄스에 마술을 배우고 유머감각까지 키워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숨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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