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13 (수)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칼럼

[아침의향기] 히잡쓴 박근혜 대통령

URL복사

 박근혜 대통령이 3일까지 사흘간 이란 정부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면서 머리에 두른 히잡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본래 히잡은 여성 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박 대통령은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히잡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한 모습이 케이블티비 영상으로 비춰졌습니다. 루사리는 이란 여성들이 착용하는 히잡의 일종인데요, 대통령은 물론 여성 수행원들도, 여기자들도 모두 루사리를 둘렀더군요.

논란의 핵심은, 히잡은 이슬람 여성 억압의 상징이며 특히 이란혁명 이후 히잡 착용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여성 인권탄압의 도구가 되고 있는 것을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에게 강요하는 것도 외교적 결례일뿐만 아니라 이를 수용한 우리측도 굴욕외교라는 점입니다. 이란의 대표적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가 2007년 펴낸 자서전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 저항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있죠.

더욱이 올 1월 국제적 제재가 해제된 이후 여러 외국 정상급 정치인들이 이란을 찾았으나 여성 정상으로 히잡을 쓴 이로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었다는 얘깁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다분히 종교적 배타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높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박 대통령의 출국에 앞서 지난 달 28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 방문 시 머리를 두르는 가리개를 쓰는 것은 대한민국의 굴욕적 외교이자 국제적 웃음거리”라고 비판했던적 있습니다.

하지만 그같은 종교적 배타성을 인정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이번 히잡외교는 좀 달리보아야 할 듯합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962년 이란과의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처음 방문인데, 236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동행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관심만큼 무려 52조에 이르는 수주계약으로 경제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의 오랜 우방인 이란이 북한의 핵개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그 자체로 북한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로 보여집니다.

즉 다시말해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국빈방문은 경제외교와 북핵외교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두가지 모두 임기말에 접어든 박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절박한 이슈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들 이슈보다 더 절박한 것은 없습니다. 내수경기의 부진을 제2중동붐으로 털어내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북핵해결과 대북제재의 실효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일정부분 비난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그런 박 대통령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히잡을 두르지 않았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난 2010년 5월 사우디 방문 때 히잡을 쓰지 않았던 것이나,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0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방문했을 때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둘렀었다고요?  하지만 이들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미국이나 영국이 우리에 비해 그리도 절박한 경제 외교 국방 상황은 아닐테니까요.

본래 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도, 북핵을 포기하고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평화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그 정반대의 경우에는 절대로 타협은 없고, 제재하겠다는 의지 아니였습니까. 그러니 그간 북한보다 더 핵문제로 골칫덩이였던 이란이 핵 포기정책으로 전환하자 국제적으로 경제지원을 앞다퉈하고, 우리 역시 그런 이란을 맘껏 돕고 우리 역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회유하겠다는 계산인거죠. 나라든 개인이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것이구요. 아뭏든 북한의 자그마한 변화라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무작정 박 대통령의 히잡을 비난할 성질은 아닐거라고 봅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미정상회담 25일 확정…李 대통령 워싱턴 방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4일 출국해 미국 현지 시각으로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미에 김혜경 여사도 동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25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식 실무 방문으로 보면 될 듯하다. 실질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를 갖는 데 초점을 둔 방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서 타결된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을 확정하고 한미동맹과 국방비 증액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한미 정상 간 첫 대면으로 두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 및 경제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며, “굳건한 한미 연합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공동성명을 목표로 막판 의제를 조율 중이다. 공동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경제경영 신간 ‘컴플라이언스 3.0’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지난 2019년 ‘컴플라이언스의 세계’를 통해 컴플라이언스를 소개하는 입문서적을 출간했던 저자 이원준이 이번에 ‘컴플라이언스 3.0’(바른북스)이라는 제목으로 이전보다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그리고 전문적이고 시의성 있는 내용들로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저자는 현재 글로벌투자은행 서울지점의 준법감시인으로 재직 중이며, 지난 34년간의 근무기간 중 절반인 18년을 금융감독당국인 한국은행에서, 나머지는 민간분야인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 업무에 있어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상반될 수 있는 시각을 법경제학자의 눈으로 균형감 있게 짚어 보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은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고려해야 하는 거의 대부분의 주제를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누구든지 컴플라이언스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저자는 학문적인 연구와 우리나라 및 글로벌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정책, 그리고 저자 자신이 겪은 현장에서의 실제 사례 등을 갖고 생동감 있게 기술하고 있으며, 현재 컴플라이언스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실제 업무 수행에 있어 고려하고 참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필요사항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