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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크리스마스를 위한 마법의 주문,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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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크리스마스를 위한 마법의 주문, 캐롤



시대 트렌드 민감하게 반영, 재탕 위주의 전형적 상업 시장


 






12월 도시를 뒤덮는 ‘행복하고 설레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집단 최면이라면, 산타클로스, 트리, 캐롤은 최면에 이르게 하는 주문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은 이래, 이러한 최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좀더 막강한 마법에 걸리기 위해 트리를 만들고 백화점에서 선물을 사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보지 않았던가. 그중에서도
캐롤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환각 상태를 마무리 해주는 가장 중요한 주문이다. 해마다 똑같은 곡이지만 캐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

축가, 송가를 뜻하는 ‘캐롤(carol)’은 옛 프랑스의 ‘carole’에서 기원한 말로, 중세의 프랑스인들이 둥근 원을 만들어 추었던
원무를 일컫던 말이다. 즉, 캐롤은 여러 농경 민족들의 동지 축제에서 사용된 무곡에서 나온 것이다. 캐롤이 성경이나 기독교적인 교리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크리스마스의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우는 일상적인 가사가 많은 것도 춤곡의 특징 때문이다. 이미 15세기 즈음에 캐롤은 대중적인
종교 가곡이었고, 16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대중화됐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캐롤은 신곡이 철저하게 외면됐다.



대선 영향, 시즌 특수 기대 어려워




현재 캐롤 앨범은 정형화된 곡을 약간식 편곡하는 형식으로 나오고 있다. 캐롤 창작곡이 드문 이유는 간단하다. 캐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곡으로 범위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신곡으로 인기를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다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도구’로 캐롤을 인식하는 대중들은 친숙하고 익숙한 멜로디를 원했다. 결국 ‘똑같은 캐롤을 누가 어떻게 새로운 분위기로 만들어내느냐’가
캐롤 시장의 관건이 됐다.

한철 반짝 장사인 캐롤 시장의 특성 때문에 캐롤 앨범은 대표적인 상업 장르가 되기도 했다. 캐롤 음반이 없는 가수가 없을 만큼 많은 가수들이
캐롤 시장에 뛰어들긴 했지만, 그 시대를 풍미하던 개그맨이나 컴필레이션 앨범이 기획자들에게 더욱 각광받았다. 똑순이 김민희 앨범이나 영구
심형래 앨범은 캐롤 앨범 사상 최고의 판매율을 자랑했다.

국악이 떠오를 때는 국악 캐럴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재즈가 유행할 때는 재즈 캐럴이 쏟아졌다. 테크노가 주목받을 때는 이박사의 ‘겨울 테크-뽕’이라는
음반 나오기도 했다. 크로스오버 음악이 유행한 작년에는 클래식 캐럴 음반이 강세였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화이트 콘서트’와 소프라노 신영옥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작년 12월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린 앨범이었다.

올해 불황의 폐색이 짙었던 음반 시장은 전형적인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오히려 된서리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가 위축됐는데다,
결정적으로 대선에 국민과 언론의 신경이 집중되고 있어 캐롤 앨범도 예년에 비해 주춤하다.



인기개그맨 집단 앨범 강세



그런 와중에서도 몇몇 앨범이 한해의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뚜렷한 개성 없이, 유명 개그맨을 앞세운 전통적 앨범이 강세다. 특징이라면
한 두 명의 개그맨에 집중하기보다, 다수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앨범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를 풍미한 개그는 역시 KBS의 ‘개그콘서트’였다. 이를 증명하듯,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들의 캐롤 앨범이 2장이나 발매됐다. 심현섭,
강성범, 황승환 등 ‘스타밸리’ 소속 연기자 11명이 낸 캐롤 음반 ‘개그콘서트 크리스마스 캐롤’과 박준형. 이승환, 임혁필 등 ‘스마일
매니아’ 소속 개그맨 12명이 낸 '갈갈이 패밀리 X-mas 캐롤'이 그것. 귀에 익은 유행어에 익숙한 캐롤 음악을 믹스한 형식이다.

서울음반에서 기획한 캐롤 음반 ‘크리스마스를 빛낸 45인의 위인들’ 또한 식지 않는 성대모사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배우
한석규와 송강호, 축구해설가 신문선 등 국내 명사 45명의 목소리를 인기듀오 캔의 배기성, 듀크의 김지훈, 개그맨 최병서, 이장숙, 김학도
등이 성대모사로 재생했다.

노래 실력이 크게 필요없는 것이 캐롤 시장의 특징. 어눌한 목소리로 ‘달릴까 말까’를 노래했던 심형래를 떠올려보면 쉽게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음치 가수 이재수가 개그맨 박명수 김학도 등과 함께 ‘이재수와 친구들’이란 제목의 캐롤 음반을 냈다.

이처럼 유행을 심하게 타는 것이 캐롤 음반이지만, 매해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사랑받는 스테디 셀러는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케니G, 보이즈
투 멘, 머라이어 캐리, 에이미 그랜트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달 듣고 버리는 앨범을 사는 것이 아깝다면 유행을 덜 타는 고전 크리스마스
캐롤 음반을 하나 사 두자.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일년에 한 번쯤은 근사하게 최면에 걸릴 필요가 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크리스마스
캐롤 스테디 셀러

케니G
‘미라클(Miracle)’

색소폰의 귀재 케니G의 크리스마스 앨범. 1994년에 발표된 앨범으로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크리스마스 앨범으로 기록돼 있다.
익히 알려진 크리스마스 성가에서 자장가까지 케니G의 천재적인 연주솜씨를 담고 있다. 특유의 편안한 곡들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아들을
위해 작곡한 ‘미라클’은 유명하다. 1999년 두 번째로 발매된 케니G의 크리스마스 앨범 ‘페이스(Faith)’ 역시 국내에서 10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고, 이번에도 위시즈(wishes)라는 새 크리스마스 앨범을 발매했다.

  머라이어
캐리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1994년에 발매한 앨범으로 앨범 차트 3위까지 올라 현재까지 4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마다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는 앨범이다. 귀에 익숙한 ‘사일런트 나이트(Silent Night)’, ‘오 홀리 나이트(O Holy Night)’
등 캐롤 고전들과 머라이어가 직접 만든 곡들이 크리스마스의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당시 남편이었던 토미 모톨라와
함께 출연한 뮤직비디오 또한 화제가 되었다.
  프랭크
시나트라 ‘크리스마스 송즈 바이 시나트라(Christmas Songs By Sinatra)’

프랭크 시나트라가 40년 동안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발표했던 크리스마스 스탠더드들을 싣고 있다. 1978년에 발매됐던 것을 1994년
재발매한 앨범으로 시나트라 앨범 중 가장 소장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드팝 팬들을 물론 젊은층에도 무난히 사랑받는 앨범이다.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징글벨(Jingle Bell)’ 등 익숙한 곡들을 젠틀하고 풍부한 시나트라의
목소리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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