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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들만의 비밀스런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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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륜지대사’라 일컫는 결혼은, 인생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결정이다. 하물며 부와 명예와 권력을 가진 상류층은 말할 것도 없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그들의 결혼은 호화롭지만 조용히 비공개로 진행돼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결혼’이라는 매개체로 누구나 신분상승을 꿈꾸며 상류사회로 진출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들만의’ 결혼식엔 남다른 비밀이 숨어 있다.
결혼조건 1순위, 돈보다 사회적 신분이나 명성
얼마 전 결혼정보회사 웨디안(손숙 대표)이 명문가의 결혼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소위 ‘상류층’에 속하는 VIP급(웨디안은 ‘프레스티지’로 분류했고 부모와 본인의 재산, 학벌, 집안수준 등이 최상위급) 회원들 중 258명에게 ‘결혼관’을 물었는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명문가는 결혼의 조건에서 ‘돈’보다 ‘신분과 사회적 명성’(41%)을 선호한다. 하지만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결혼상대자의 능력’(35%)과 ‘외모’(13%), ‘재산’(11%)도 우선순위에 포함됐다.
웨디안 최미숙 프레스티지팀장은 “전문직 남성이나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이 프레스티지급 회원을 소개해 달라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 명문가들은 상대방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를 더 중요하게 여겨 난처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최 팀장은 “특히 집에 적당히 재산이 있고 전문직 종사자에 외모도 출중한 아들을 둔 부모의 경우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정작 명문가의 자제들과 부모는 크게 내세우지 않는 편”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본인의 능력이나 자격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상위 그룹에 가입해 달라고 조르는 회원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결혼정보업체들의 하소연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도 “전문직은 전문직 이상을, 자산가는 재벌 이상을 선호하는 끼리끼리 결혼문화나 조건을 따지는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자신보다 등급이 높은 배우자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실제로 성사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명문가들은 충분한 만남을 갖고 결혼을 준비하는 일반인과 달리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의 거의 없었다.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의 횟수’에 대해 절반이상인 56%가 “거의 없다”고 응답했고 그 뒤로 ‘2회 이하’(31%), ‘3번 이상’(13%) 순이었다.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현실적으로 사회적 레벨이 비슷한 집안과 결혼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만남의 횟수가 많지는 않지만 충분한 사전정보에 의해 짧은 시간에 결혼이 진행된다. 이 결혼정보회사에서도 프레스티지급 회원들은 남성은 35살 이상, 여성은 30살 이하가 대부분이다. 고소득 전문직에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다가 결혼적령기를 꽉 채워 비슷한 조건의 상대를 만나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웨디안 최팀장은 “상류층에서 뭐가 아쉬워서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할까 하겠지만 ‘비공개’로 조용히 결혼을 원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남들에게 알리기 싫어하고, 누군가에게 구애될 것 없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점이 ‘부족할 것 없는’ 상류층에서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이유라는 것이다.
‘기회’와 ‘확률’의 법칙
실제로 명문가는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끼리끼리’ 문화에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웨디안에 의하면 그들의 생활패턴과 환경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기회’와 ‘확률’의 문제다. 어려서부터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다른 환경 사람들과의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이 유학생활을 해서 문화생활이 거의 없고 활동성이 크지 않아 자신과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과 결혼하면 불화가 생길 수 있다는 ‘확률’의 논리도 작용한다.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과도 살다 보면 불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서로 다른 환경이라면 더 힘들어질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중견그룹 임원진의 장녀로 자란 이지연(가명 29세)씨는 유학시절 사귀던 평범한 남자와 결혼했다. 결혼 전 부모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만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결혼을 강행했지만 결국 파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 사사건건 입장차가 벌어졌고 다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결혼 시에 부모님의 의견을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한다. 실제로 상류층 회원들의 81%가 ‘부모님의 의견이 크게 작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본인의 의견을 중시한다’는 대답은 19%에 그쳤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부모의 정략으로 결혼을 강행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이런 모습들로 그들의 결혼에는 사랑보다 조건을 더 따진다고 인식하기 쉬우나, 이는 비슷한 조건의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라는 ‘확률’에 근거한 일반인의 결혼관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조건에 선택의 폭도 많을 것 같지만 상류층에 속해서 자신들의 결혼이 더 어려운 것으로 여겼다. ‘상류층이라 결혼이 더 쉽다’(11%)거나 ‘보통이다’(7%)보다 ‘결혼이 오히려 더 힘들다’(76%)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은 ‘기회’의 문제와도 상통하는 이유다. 명문가 자제는 누구나 동경의 대상으로 쉽게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풍요 속 빈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웨디안에 따르면 명문가 자제와는 일반인들이 접근 자체를 두려워하고 조건에 맞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집단의 규모가 작으니 조건의 범주도 작은 것이 당연하다. 또 소개를 받아도 조건이 부합될 가능성은 적다. 사교를 중시하는 상류층 사회에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다고 어떤 행동을 보이기도 조심스럽고 오가는 말들에 부담을 크게 느낀다. 그런 이유로 만남 자체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웨디안 김 실장은 “일반커플은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지만 상류층간의 만남은 비공개로 이뤄진다”면서 “상대에 대한 사전조사가 철저하고 자신의 조건이 투명하게 오픈 된다”고 차이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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