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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림시장 폭력 사태, 그곳에 경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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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림시장 폭력 사태, 그곳에 경찰은 없었다



벌건 대낮 용역 깡패 폭력 묵인…소극적 개입이 이유



방림시장 철대위, “방배경찰서장 사퇴촉구 계속할 것”


 



지난
4일 방송보도를 통해 서울시 방배동 방림종합시장(방림시장)에서 벌어진 철거용역업체(세경컨설팅 대표 염창환)직원들의 폭력행위를 지켜본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이를 방가한 경찰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사건이후 방배경찰서 게시판에는 현장에서 시민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게시돼 현재 1만 4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이곳 뿐만아니라
서울지방경찰청, 서초구청 등의 게시판에도 방림시장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항의성 메시지가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방림시장철거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주홍 외 3명 이하 철대위)는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을 방치한 경찰의 책임을 물어 김학배 방배경찰서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다.



4시간의 사투 ‘그들에겐 전쟁이었다’



강제 집행이 예정되어있던 4일 새벽부터 방림시장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용역업체 직원들은 오전 8시가 넘어서면서 상가 앞에 집결해 서울지방법원
집행 5부 담당관의 지시에 따라 소유권 명도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용인된 폭력의 시작이었다.

집행시작과 함께 현장은 일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0,30대 건장한 체격의 용역 직원들이 입구를 봉쇄한 여성 상인들을 끌어내려 폭력을
행사하고, 시장을 사수하려는 이들의 필사적인 저항은 지켜보던 시민들조차 흥분하게 만들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용역직원들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 가스총, 손도끼 등을 소지하고 강제 집행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방림시장 근처에 산다는 이혜영(31) 씨는 “처음에는 깡패들하고 상인들이 싸우는 건지 알았다”며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 사람들은
용역회사 직원이 아니고 깡패들 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네티즌을 더욱 분노케 했던 것은 폭행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던 경찰이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300여명과 119구급차, 소방차, 한전차 등이 배치됐었다.

그러나 경찰은 “인명사고를 불러올 정도로 급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묵인한 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것”이 상인들의 항변이다.


이에 대해 방배경찰서 정보과장은 “이 사건은 재산권 소송에 따른 민사 사건이고, 경찰은 법원의 지원요청을 받아 출동한 것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4시간 동안의 대치상황 속에서 상인과 용역 직원 양쪽 모두 환자가 속출했다. 철대위와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상인 21명과 용역 직원 6명이
다쳐 인근의 제일병원, 성모 병원 등에 실려갔다.

빈철연의 정성래 상임대표는 “강제 철거 집행 시간은 보통 1시간에서 길게 2시간 정도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4시간이 넘는 시간을 끌었다는
것은 상인들이 다치든 말든 밀어붙이겠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경찰을 비난했다.

상인들은 환자 발생 후 후송, 병원 배치 과정에서도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손태석 공동위원장은 “용역 직원들이 부상을
당하면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상인들은 길바닦에 쓰러져 있든 말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 후송과정에서도 몇몇 상인이 용역업체 직원과
같은 구급차에 실려 같은 병원에 후송돼 이동하는 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부상당한 상인들 중 일부는 같은
병원에 있는 용역직원들이 무서워 하루만에 병원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우석순(여) 씨는 현장에서 용역업체 직원들로부터 “움직이면 죽여버린다. 조용히 있어라는 협박을 받고 몸이 굳어 그 자리에서 꼼짝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용역 직원들의 폭력에 가슴과 복부에 심한 멍이 들고, 얼굴에 철과상을 입은 강연자(여 49 숙녀복 운영)씨는 병원에 입원한지 6일
만인 9일 퇴원을 한 후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시장으로 돌아왔다.

퇴원 당일 철대위 사무실에서 만난 강 씨는 아직도 가슴 통증으로 인해 무척 힘들어 보였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침입을 막기 위해 서있는데
용역 직원 10여명이 달려와 가슴을 발로 찬 후에 각목으로 헬멧을 쓰고 있는 머리를 내려쳤는가 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누군가의
다리를 잡고 웅크린 채 한 5분 정도 맞았는데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군대에 있는 아들이 방송보도를 통해
소식을 듣고 탈영 하려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끝내 눈물을 흘리는 강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조차 동료 상인들에게 미안하고, 몸은 아프지만
한 명이라도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퇴원했다”고 말했다.



철대위, 경찰서 항의 방문



한편, 지난 9일 철대위 소속 상인 50여명과 빈민해방철거민연대(빈철연) 소속 회원 50여명은 방림시장 사건당시 용역직원의 폭력을 방관한
방배경찰서 항의방문을 통해 김학배 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항의 방문에서 방배경찰서 정보과장 등과 면담을 갖고, 강제집행 당시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강제 집행 시간에 대해 경찰은 2시간 45분으로 발표한 반면 철대위 측은 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강제집행이 자행됐다고 맞섰다.

부상자 파악과 후송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경찰이 당시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며 “격리 후송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정보과장은 “사전에 접촉했을 때에는 항의방문이 아니라 간담회로 약속했고, 서로 만나 대화를 하면서 오해를 풀고자 했는데 이렇게 경찰서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약속위반이다”고 말했다.

철대위 대표단과 경찰서 정보과장이 협상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상인들은 “구차한 변명들으려고 온 것 아니다”며 “경찰서장이 직접 사과하지
않을 거라면 당장 돌아가자”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경찰 측이 서울지방법원에 강제집행 연기 내지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대위 손 공동위원장에 따르면 “경찰 협의과정에서 정보과장이
사건의 원만한 해결책이 있을 수 도 있다며 법원측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철대위측은 앞으로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찰서장이 직접 사과하고 퇴진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며, “상가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계약 기간인 2004년 12월 31일까지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고, 아니면 장사를 못한기간 만큼의 보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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