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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업들,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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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충실해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주문하는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세계
최고의 갑부 중 하나인 빌게이츠 부부는 170억 달러에 이르는 기금으로 운영되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결성, 전 세계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과 의료를 지원하고 있다. 또 나이키도 미국 흑인 사회에서 고가의 나이키 운동화를 소유하기 위한 범죄가 끊이지 않자 회사의
이익을 포기하고 저가로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서구 기업들의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이 활발한 반면, 우리 기업들은 비교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한정화(48)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에 의하면 우리 기업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귀족의 의무)’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 교수는 이런 원인은 기업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부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연구와 비판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기업기부 늘리려면 준조세 줄여야



한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 사회는 기업들의 나눔문화가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그 기업들의 나눔활동을 부추기는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전통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 기업들은 사회로부터 특권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부정하며, 기부에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우리 기업들은 사회로부터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이죠.
분명 우리 기업들은 권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힘, 정치적인 힘, 경제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충실해야 할 때예요.”

한편, 그는 기업들에게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정부에게도 있다는 것.

“기업의 기부가 빈약하도록 만든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정식적으로 내는 세금이 아니라 성금조로 내야 하는 준조세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때만 되면 방위성금을 내야 하고, 지역의 소방서, 세무서, 경찰서도 챙겨야 하죠. 교육, 문화, 체육진흥 사업을 한답시고 걷어 가는 돈은
오죽 많습니까? 기업들은 ‘그렇게 뜯기는데 우리가 사회기부활동에 참여할 만큼 여력이 많지 않다’며 준조세를 줄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기업의 사회기부활동은 비자발적이고 비전략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연말연시에 불우이웃돕기조로 기업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기부하고, 재해민들을 위한 성금을 내는 등 일회성에 그친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좋은 일을 해도 사회로부터 고운 소리를 듣기가 힘들다는 점도 기업기부활동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한 교수는 말했다.

“재벌이니, 노동자와 서민을 착취한다느니 워낙 기업들이 사회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잖습니까?. 그래서 '어차피 욕먹을 일을 왜 돈 쓰고 하느냐'고
생각하는 경향도 크죠.”

한 교수는 우리 기업의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기부창구를 단일화하는 방편과 지역단위 공동모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이 사회공헌에
대해 전략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으로 기업의 출혈만 강요할 게 아니라,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고 사회에도 보탬이 되는 목적
사업을 개발해서 꾸준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철학적 가치관이 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식을 떵떵거리며 살게 하기 위해, 죽어서 호화무덤을 만들기 위해 돈을 벌어들인다는
생각 속에는 나눔의 기쁨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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