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

[르포] 장안평자동차부품상가 ‘현대모비스판 노예문서’ 있다?

URL복사

갑질계약서 강요 주장… 외국인 판매금지 어긴 업주 블랙리스트 올려 고사
현대모비스 "대리점주들도 동의한 정당계약, 해외 딜러 보호 위한 조처"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시장 독과점 지위를 남용해 국내외 제3자 경유 등 일체를 막론하고 외국인에게 부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계약 조항을 강요, 이를 어긴 경우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자사 대리점과 지역 소상공인들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150여곳의 자동차부품업소들이 폐점을 했다고 한다. 어떤 영문인지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를 연속 취재했다.

현대모비스 지역사무소는 제2국정원? 소상인 대상 감시

자동차부품연합회의 소개로 만난 한 제보자는 “저 곳이 문제의 현대모비스 감시팀이 있는 곳입니다”라며 한 주상복합오피스텔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화물차로 온 물건을 내리고 구역별로 정리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서울 답십리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 자동차부품과 용품점 등 1000곳이 밀집한 자동차부품의 메카이다. 그런데 제보자가 지목한 곳은 영업장이라고 하기엔 간판도 없었고, 문 앞까지 가서야 불투명 쇼윈도에 새겨진 현대모비스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국내에서만 부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약관 조항을 내세우며 이를 어긴 자사 대리점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문제시됐던 ‘갑질 논란’의 진원지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장안평자동차부품 상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스스로를 시장마케팅TF팀이라고 자칭했다.

그런데 실제 하는 일은 사찰국에 가까웠다고.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외국인에게 물건을 판매한 상인, 그 상인에게 부품을 판매하거나 직접 판매한 대리점 주들을 적발하는 일이 주업무였다고 한다. 그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취재과정에서 어렵게 접촉한 전직 현대모비스 대리점주 A씨. 그는 2012년 현대모비스로부터 일방적으로 대리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A씨가 국내에서만 부품을 판매해야 하는 약관 조항을 위반하고 외국인에게 물건을 팔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모비스는 본사와 대리점 간 전산시스템 망, 대리점과 소상인 업체를 오가는 차량마다 의무적으로 붙이게 한 식별 스티커를 통해 거래 내역을 훤히 들여다봐요. 어떤 대리점이 매달 5개씩 팔다가 갑자기 15개 팔았으면 수출이 의심된다며 해당 대리점에게 소명자료를 요구했습니다.”



대리점주 대상 블랙리스트 확인 “재고처분도 원천봉쇄”

최근 대리점의 문을 닫아야 했던 B씨. 그의 경우는 주 거래처였던 소상인이 외국인에게 물건을 넘겼다고 한다.

“감시팀 2인조가 와서 다짜고짜 (우리 대리점이 거래했던) 업체가 외국인에게 물건을 팔았다고 말하더군요. 증거(사진)를 내놓으라고 하니 ‘문재인 정부의 사찰 때문에 사진을 못 내놓는다, 우린 근거가 있으니 해제다’라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에게 부품을 판 업주들의 블랙리스트도 작성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전산시스템 망을 통해 폐점 대리점주의 이름을 고시하고 일체 거래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했다.

그 결과 이들은 수억원 상당의 재고부품을 처분도 못하고 반품도 못한 채 부도에 이르렀다.
현대모비스의 이와 같은 무차별적인 외국인 판매 금지 조처는 인증 외국인 차별 문제를 야기시켰다. 일부 대리점과 소상인 업체가 한때 ‘외국인 입장 금지’라는 알림판을 매장에 붙이면서 ‘인권 문제’로 비화될뻔 한 것이다.

현대판 노예문서? 해외판매금지ㆍ회계자료 조사 권한 등 적시



<시사뉴스>가 단독 입수한 ‘2016년 현대모비스 대리점 계약서’도 이 같은 대리점주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계약서 제12조 (영업장소)를 살펴보면 △2항 을은 부품을 국내에서만 판매하여야 하며,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해외판매(수출)을 해서는 아니된다. △5항 갑은 을의 거래내역, 전산자료, 회계자료 등에 대해 조사할 수 있으며 △6항 갑은 조사기간 동안 을의 상품공급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 등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불공정 의심 조항들로 가득했다.

또한 제28조에는 해당 사유가 발생한 경우 사전 고지없이 상대방에게 서면 통지함으로써 즉시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는 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리점주들은 “현대모비스가 불공정한 약관 조항을 신설해, 대리점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 심사를 청구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미흡하다”는 답변으로 별다른 시정안 없이 끝을 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모비스 측도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리점주들도 동의한 정당한 계약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대리점주들이 해외에서 차익이 많이 남다보니, 해외 불법유통업자들을 통해 판매를 했다. 그렇게 되면 국내 AS망에 소홀히 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를 막지 못해 싼 가격의 부품이 해외로 흘러가면 해당국가 딜러에게 막대한 손해를 발생시키게 된다. 결국 순정부품 유통망이 붕괴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단 소상인의 해외수출마저 막는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참고로 현대모비스의 모회사인 현대자동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회장이 운영하는 자동차 시트회사 ‘다스’, 사위인 조현범 사장이 있는 ‘한국타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회장이 있는 시트 회사인 대유에이텍의 납품을 받는 자동차 완성업체이다.

과연 현대모비스는 왜 수출을 막는 것일까. <시사뉴스>는 다음 편을 통해 이에 대한 전모를 파헤쳐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교대 지난해 정시 합격선 일제히 하락…수능 일부 6등급도 붙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교육대학들 지난해 정시 합격선이 일제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은 지난 25일까지 각 교대 및 초등교육과를 운영하는 대학 총 9개교가 공개한 2024학년도 대입 정시 합격점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공주교대는 정시 일반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자체적으로 5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쓰는데, 합격선은 전년도 입시와 견줘 11.9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 대학에 정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해 등록한 학생들의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 네 영역 평균 등급은 2.6등급에서 3.1등급으로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공주교대는 수능 영역별 최저합격선도 공개했는데, 등록하지 않은 합격자까지 포함하면 합격선은 더 하락했다는 것이 학원 측의 전언이다. 종로학원은 "수능 국어·수학·탐구 등 일부 과목에 6등급을 맞은 학생도 일반전형에 합격했다"며 "합격자의 수능 4과목 평균 등급 최저치는 3.88등급"이라고 했다. 서울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춘천교대와 한국교원대(초등교육과)도 수능 성적표에 있는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을 자체 산식으로 환산하는데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정시 평균 합격선을 전년도 입시와 견줘 전주교대는 90

정치

더보기
尹-李 첫 영수회담, 대통령실서 130분간 진행...합의문 없어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130분간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양자 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에 처음 이뤄졌다. 회담은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용산 대통령실 회담을 제안하고 이 대표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만나자"고 화답한 뒤 열흘 만에 성사됐다. 차담 형식의 회담은 당초 1시간가량 예정했지만, 의제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길어져 약 2시간 10분 만인 오후 4시 14분에 종료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회담이 종료된 후 각자 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2시부터 집무실에서 이 대표와 차담회를 약 2시간 15분간 진행했다"며 "차담회에서 민생경제와 의료개혁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이 홍보수석은 이어 "대통령은 제1야당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문제 등에 대해 깊이, 솔직하고 또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격돌…민주 "기본권리 부정", 국힘 "작년엔 '합의' 집단적 기억상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간에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60명 중 60명 찬성으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조례 폐지에 반대하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의회 다수당이다. 정원 112명 중 75명이 국민의힘, 36명이 민주당으로 국민의힘이 의석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의석수에 밀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저지하지 못한 시의회 민주당은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것은 국제적 규범인 '세계 인권 선언'이 명시하고 있는 모든 인간의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권리를 부정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이념과 정파적 이익에 따라 모든 국민의 보편적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선포"라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 국민의 힘의 전신인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무상급식 지원 조례 상정을 막기 위해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을

문화

더보기
독립유공자 후손이 쓴 일본의 죄악 100가지 <일본의 죄, 어디까지 아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출판사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이 각종 역사서와 자료를 종합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제가 저지른 죄악 100가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한 책, ‘일본의 죄, 어디까지 아니?’를 출간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이 쓴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하는 100가지 이유’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저자 박찬아는 일제강점기 연통제 사건 등으로 옥고를 치르고 돌아가신 박원혁 독립지사의 손자다. 그는 현재 한일 간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과거의 일본이 아니라 과거를 가르치지 않는 일본의 현재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사과해야 하는 자와 사과를 받아야 하는 자 모두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상호 사과와 용서를 해야만 진정한 화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밝힌다. 이 책은 독립유공자 딸인 할머니가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들에게 일본의 죄악상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내용으로 어린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 또한 중요한 대목마다 작가의 한마디를 덧붙여 작가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시선을 독자에게 전하고 있는데, 일방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스스로 역사적 관점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기존 아동 역사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