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0.2℃
  • 맑음강릉 -4.3℃
  • 맑음서울 -8.3℃
  • 맑음대전 -5.3℃
  • 맑음대구 -3.8℃
  • 맑음울산 -3.1℃
  • 광주 -2.7℃
  • 맑음부산 -1.7℃
  • 흐림고창 -2.6℃
  • 제주 3.5℃
  • 맑음강화 -9.2℃
  • 맑음보은 -5.8℃
  • 맑음금산 -5.3℃
  • 흐림강진군 -1.5℃
  • 맑음경주시 -3.7℃
  • 맑음거제 -1.1℃
기상청 제공

사회

한국타이어의 흉칙한 민낯②
과거 영등포공장 굴뚝흡착 비산재 오리무중

URL복사

한타 홍보실 직원 “(대전공장)굴뚝에서 나오는 건 수증기”



[시사뉴스 강성덕 기자] 예견된 사고. 한국타이어 근로자의 집단사망은 이미 예견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한국타이어(이하 한타)가 2000년 영등포공장을 매각할 당시만 해도 유해물질로 인한 사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매각 이후 사업장 내 부지가 폐기물인 카본 블랙으로 오염되면서부터 사건이 비화되기 시작됐다. 

당시 한 건설사는 시행사를 앞세워 한타로부터 공장 전체 부지를 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건설사 측은 2002년 6월까지 대금을 완납하기로 하고 소유권 등기까지 모두 마쳤다. 시행사는 같은 부지 내에 빌딩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건설사에 시공을 맡겼고 본격 공사는 그해 10월부터 시작됐다.

공사에 착수해 현장 터파기에 나선 건설사는 카본블랙 등 각종 폐기물이 지중에 매립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토양 오염이 부지 전체로 퍼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처리비용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양측은 결국 소송을 진행해 2007년 10월 2심에서 재판부는 조정을 통해 시행사가 당초 요구한 40억원의 손해배상 중 1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여기까지는 최근 본지 기사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카본블랙이 산업폐기물이지만 중금속 함유량 등이 기준 이하인 일반폐기물로 판단해 처리비용은 당초 총 30억원에서 6억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현장의 폐기물을 분석한 A시험분석기관은 폐기물 시료에서 중금속인 구리가 검출된 것으로 분석했고 처리업체는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법원은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라는 한국타이어의 자료를 적용했다.

재판부의 조정에 따라 양측은 합의했고 그 자리에는 지금의 대우와 대림산업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6민사부 판결 후 10년도 넘은 이 사건을 되짚는 이유는 한타의 기업윤리성 때문이다.

매각 당시 한타는 23610㎡에 이르는 사업장 부지에 총 24174톤의 카본블랙을 지속적으로 매립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부지 내 폐기물은 중금속이 기준치 이하라는 시료분석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로 처리됐다. 그 처리비용만도 8억원이 넘으면서 양측의 손실비용 공방은 결국 재판부의 조정으로 13억원에 합의됐다.

이 사건의 대략적인 주요내용은 이렇지만 간과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여러 개의 공장굴뚝 내부에 흡착된 수십~수백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비산재는 어디로 갔을까.

한타는 1959년부터 조선다이아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타이어제조를 시작했다. 공정 중 배출된 가스와 불완전연소로 생성된 카본블랙 비산재는 2000년까지 약 40년동안 굴뚝을 통해 배출됐고 일부는 내부에 흡착돼 왔던 것.

일명 검댕이로 불린 카본블랙 폐기물과 굴뚝의 비산재는 성상이 다르다. 생활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발생된 바닥재는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될 수 있지만 비산재는 거의 지정폐기물이다. 그만큼 위해성이 크다는 얘기다.

고양시 고양환경에너지시설(구 일산 소각장) 관계자는 비산재는 정기적인 시료채취를 통해 중금속 함유량 여부를 분석하고 있으며, 모두 지정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생활쓰레기 소각시설에서도 지정으로 처리되는 데 반해 한타 굴뚝의 흡착된 비산재는 수십년을 축적돼 오면서 중금속으로 인한 오염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당시 한타는 공장건물과 카본블랙을 사업장폐기물로 처리하면서 굴뚝 흡착재에 대한 거론은 일체 없었다. 사업장에서 배출된 카본블랙을 수십년 동안 무단매립해 온 한타의 성향(?)으로 봐서는 흡착재 역시 지정폐기물이 아닌 사업장폐기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대두된다.

11월15일 한타 관계자는 본지 카본블랙 처리 현황 요청에 대해 대전공장은 카본블랙 비산재가 발생하지 않으며 대기 중으로도 배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굴뚝에서 배출되는 것은 수증기이며 2000년 매각됐던 한타 영등포공장 굴뚝 카본블랙 흡착재에 대한 내용은 현재 존재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대전시 대덕구 환경과 관계자는 “한타 대전공장은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해 왔던 TMS(자동측정전송장치)는 소각시설이 2013년 폐쇄되면서 TMS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전공장은 굴뚝이 50개가 넘는 대형 대기오염물질배출사업장이지만 사업장이 크다고 하더라도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구별로 따져 결국 1종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쿠팡 “유출자 3천개 계정 이름과 전화번호 등 고객정보 저장 후 모두 삭제...외부전송 無”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유출자는 약 3천개 계정의 고객정보를 저장하고 이후 모두 삭제했고 외부 전송은 없었음을 밝혔다. 쿠팡은 25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쿠팡은 유출자를 특정했고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됐음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유출자는 3300만 고객 정보에 접근했지만 약 3000개 계정의 제한된 고객 정보만 저장했고 이후 이를 모두 삭제했다. 외부 전송 등 추가 유출은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쿠팡은 디지털 지문(digital fingerprints) 등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 유출자는 행위 일체를 자백하고 고객 정보에 접근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유출자가 쿠팡 고객 정보를 접근 및 탈취하는 데 사용된 모든 장치와 하드 드라이브는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돼 안전하게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지난 12월 17일 유출자의 진술서 제출을 시작으로 관련 장치 등 일체 자료를 확보하는 즉시 정부에 제출해 왔다”며 “쿠팡은 현재 진행 중인 정부기관의 관련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해 왔다”고 밝혔다. 쿠팡은 “사건 초기부터 쿠팡은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