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6℃
  • 구름많음강릉 14.9℃
  • 구름많음서울 8.6℃
  • 박무대전 10.6℃
  • 연무대구 13.3℃
  • 맑음울산 17.3℃
  • 박무광주 11.7℃
  • 구름조금부산 17.0℃
  • 흐림고창 9.9℃
  • 흐림제주 16.2℃
  • 구름많음강화 7.4℃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12.9℃
  • 흐림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6.3℃
  • 구름조금거제 15.8℃
기상청 제공

문화

그리고 안락사를 부탁합니다

URL복사

NHK드라마 '오싱'의 작가 하시다 스카코의 자전스토리
후련하게 깨끗이 떠나는 ‘10가지 없이’ 준비하는 종활
언제든지 남김없이 떠나는데 도움주는 '종활 노트'도 출간

 





[시사뉴스 최승욱 기자]  의학기술의 발달로 난치병이 줄어들고 건강 증진에 대한 투자도 커지면서 인간의 수명은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다.  상가를 다녀보면 항년 90세를 넘겨야 큰 아쉬움 없이 고인을 보내드리는 정서를 확인할수 있을 정도다.  세칭 '9988234'가  중장년층 사이에서 노후 생활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 서는 것도 99세까지 건강(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에 숨지는 것이 그만큼 힘든 과제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신세를 지는 기간이 늘어난다면  복약에 따른 부작용, 수술 전후 치료과정에서의 고통은 물론 병원비 부담도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명예롭게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수 있는 존엄사에  관심을 갖고 몸소 실천하고자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에 감동을 준 일본 NHK 드라마 '오싱'의 작가인  하시다 스가코는 '그리고 안락사를 부탁합니다'( 발행늘봄, 옮긴이 권경하, 250쪽, 1만3500원))란 저서에서 장례식 없이, 명예욕 없이, 일 없이, 친구 없이, 부모 없이, 연애 없이, 남편 없이, 친척 없이, 자식 없이, 후회 없이 안락사로 죽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후련하게 깨끗이 떠나는 10가지 종활 이야기'이라는 부제를 통해  종활(終活·슈카츠)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 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종활이란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을 뜻하는 일본 말이다.  통상 대학생들의 취직활동(就職活動)을 취활(就活, 슈카츠)이라고 줄여 쓰는데 같은 발음 (슈카츠)에 빗댄 것이다.  종활은 현지에서 2010년 ‘신조어·유행어 대상’을 받으며 대중화되면서 신문, 출판물을 통해 우리에게도 알려졌다.


1925년 5월 10일 경성(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과 인연이 있는 하시다 스가코는  1983년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오싱'으로 세계적인 극본가로 명성을 얻고  2015년에는 일본 정부가 선정하는 문화공로자에 드라마 작가로는 최초로 선정된 인물이다. 41세 때 TBS 프로듀서인 이와사키 요시카츠와 결혼했고 남편이 죽은 후 그의 뜻에 따라 1992년 하시다문화재단을 설립하여 매년 방송문화에 공헌한 프로그램이나 개인에게 하시다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나이 93세로 크루즈 여행을 즐긴다.  2016년 『인생, 깨끗이 떠나는 10가지 마음가짐』, 『안락사로 죽고 싶다』 등의 도발적인 ‘종활’ 관련 책을 펴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저자는 “사람은 ‘있다’라고 생각하면 더욱 욕심이 생기는 법입니다. ‘없다’라는 상태는 생각보다 후련해서 좋습니다. 없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시원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지금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내가 ‘없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원망하며 죽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죽어가는 것만은 어쨌든 싫습니다”고 주저 없이 말한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안락사를 희망하는 것은 명예롭게 죽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미국의 여섯 개 주에서는 안락사가 인정되지만 일본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까워한다. 이런 까닭에  안락사 합법화를 위한 일본 내 여론조성 작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본에서 안락사가 어렵다면, 외국인의 안락사를 유일하게 받아들이는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 에 가서 안락사를 부탁하고 싶다는 의사도 갖고  있다. 디그니타스는  의사가 작성한 진료 기록을 스위스 법원이 허가한 경우, 대상자에게 조력자살을 제공하는 스위스의 단체이다.

 

고령사회가 점점 진행되면, 부모 자식이 함께 쓰러지는 사례는 한층 더 늘어날 것인만큼  안락사 제도를 포함한 생사에 관한 법률을 지금부터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 나는 이미 일본존엄사협회에 가입했습니다. 연명치료를 거부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일본에선 단지 ‘소극적 안락사’는 허용돼도 치사 약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어렵다면, 적어도 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위스에 가서 '내일 죽게 해주세요'라고 안락사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런 식으로 죽고 싶은 겁니다."

 

하시다 스가코의 방송관과 세계관, 그리고 그녀의 50년이 넘는 방송인생을 엿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쇼치쿠 영화사에 입사했다가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 때문에 방송계로 이직하게 된 일, 방송계에서 여러 제작자와 연출자를 만난 일, 남편을 만나게 된 경위, 배우들과의 관계 등을 풀어놓는다. 이 또한 한 편의 드라마다. 그녀의 자전적 방송인생이 잘 정리돼 있어 ‘10가지 없이’ 준비하는 종활과 조화를 이룬다.


 영정 전문 사진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인   『아마리 종활 사진관』, 의 작가인  아시자와 요는 “후회 없는 엔딩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도 ‘종활’이지만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준비하고 배웅하는 것, 그리고 그 후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 역시 ‘종활’이다”라고 주장한다. 

 

종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죽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담은 '버킷리스트'를 작성, 실천하고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측면에서 언제든지 남김없이 떠나기 위해 준비해 두는 엔딩노트도 한 권 챙길만하다.  돌연사 등 본인의 갑작스런 사망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하여 자산 내역, 존엄사, 연명치료 여부, 장례 방법, 상속, 온라인 계정, 유품과 반려동물 처리 등을 미리 적어두는 나의 마지막 노트를 뜻한다.




  자신이 사망한뒤  갑자기 뒤처리를 해야 할 자식들을 생각하며 남기는 '종활노트'(지은이 조은경, 발행 늘봄 , 36쪽, 6000원) 가 나왔다.  비상금 위치, 보험과 금융 부채상황을 적고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연명치료 선택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첨부한다. 재산 처리, 상속 및 장례방법, 유물, 반려동물 처리, 온라인 계정 등의 처리 방법을 기록해놓는 등 누구나 항상 생각하고 계획하고 준비해야하는,  비밀수첩 형태의 유서라고 봐도 된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띠지를 벗겨내면 노란 줄 이외에 특별히 눈에 띠지 않도록 디자인 되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