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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朴터지는 '공천전쟁'… 여의도는 '고요한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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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은 1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면에서 지난 노무현 정부 출범과는 다른 파장을 정치권 안팎에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정치의 메카 '여의도'는 요즘 총탄이 날리는 전쟁터도 지금 '공천' 문제로 난리인 정치권 보다 조용할 듯 싶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개혁공천'을 천명하고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공천작업을 진행하면서 생사가 갈린 의원들은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등 운명이 왔다갔다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경쟁하듯 텃밭에서 대폭적인 현역의원 물갈이를 단행했다 공천결과 유권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총선 정국 의석수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당의 ‘텃밭공천’ 결과를 놓고 탈락자들의 반발과 계파간 갈등으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것. 지난 13일을 기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화약고’의 뇌관을 일제히 터뜨리면서 수면 아래 잠자던 불만은 행동으로 옮겨질 조짐이다. 특히 친이-친박의 세싸움이 치열했던 한나라당은 자칫하면 총선을 코앞에 두고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각 당 공심위가 객관적 기준에 의거해 내린 결정이라면 탈락 현역들의 반발은 명분이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해도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 도봉갑에 김근태, 중랑을 김덕규, 도봉을 유인태 의원 등 추가로 48명의 공천 내정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공천 내정에서 탈락한 현역 지역구 의원은 김형주(광진을), 이근식(송파병), 이원영(경기 광명갑), 이상민(대전 유성) 등 4명이며 영등포갑에 공천 신청한 비례대표 김영대 의원도 탈락했다.
서울 광진을에는 추미애, 송파병에는 김성순 전 의원이, 영등포갑에는 비례대표인 김영주 의원이, 경기 광명갑에 백재현 전 광명시장, 대전 유성에 정병욱 전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이사장이 각각 공천 내정됐다.
서울 지역은 우상호(서대문갑), 민병두(동대문을), 유기홍(관악갑), 최규식(강북을), 노웅래(마포갑), 정청래(마포을), 이목희(금천) 등 현역 의원들이 대거 공천됐다. 이광재(태백, 영월, 정선), 김원웅(대덕), 김부겸(군포) 의원 등도 공천 내정 명단에 올랐다.
호남에서는 이강래(전북 남원,순창), 정세균(진안, 무주, 장수, 임실), 김성곤(전남 여수갑), 주승용(여수을), 최인기(나주, 화순), 우윤근(광양), 유선호(장흥, 강진, 영암), 이낙연(함평, 영광, 장성)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앞서 민주당은 문화관광장관을 지낸 3선의 정동채 의원 등 호남 현역 의원 9명과 충남의 이인제 의원을 탈락시켰다. 낙천 대상에 오른 호남권 의원은 전북 지역의 한병도(익산갑), 이광철(완산을), 채수찬(전주 덕진) 의원, 전남의 이상열(목포), 신중식(고흥, 보성), 채일병(해남, 진도), 김홍업(무안, 신안) 의원, 광주의 정동채(서을), 김태홍(북을) 의원 등 모두 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날 ‘공천 화약고’인 영남권 심사에 착수,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50여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마무리 작업을 벌여 결과를 내놨다.
영남권 전체 68석중 한나라당 의석은 62석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김광원(경북 영양, 영덕, 봉화, 울진), 김용갑(경남 밀양, 창녕) 의원 지역구와 현역 의원이 단수 후보로 확정된 10곳을 빼면 ‘물갈이’ 대상은 50곳이다.
과연 뇌관을 건드릴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당내에서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마저 집중된 상황이었지만 안강민 위원장이 이끄는 공심위는 향후 탈락자들은 당에 봉사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해 생환시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폭탄을 터뜨렸다.
이날 공심위 영남권 공천심사 결과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친박 핵심 김무성 최고위원 등 현역 의원 25명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대구 박종근, 안택수, 이해봉, 김석준 의원, 경북 권오을, 이상배, 임인배, 이인기, 김재원, 김태환 의원, 부산 권철현, 김무성, 정형근, 엄호성, 유기준, 이성권, 이재웅 의원, 울산 강길부 의원, 경남 박희태, 이강두, 김기춘, 김명주, 김양수, 김영덕, 최구식 의원 등 25명이다.
한나라당 영남지역의 현역의원 교체율은 43.5%이며 전체 245개 선거구중 224 선거구에 공천내정자를 확정해 91%를 기록했다.
대구 달서병과 경북 김천 부산 남구을, 통영, 고성, 양산, 남해, 하동은 전략지역으로 선정했으며 경남 밀양, 창녕은 보류지역으로 결정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김무성 최고위원을 비롯해 박종근, 이해봉, 이인기, 김재원, 김태환, 엄호성, 유기준, 이강두, 김기춘 의원 등 10여 명이다.
친이측도 박희태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안택수, 김석준, 권오을, 정형근, 김양수, 최구식, 이성권, 이재웅, 권철현 의원 등 10여 명이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이번 공천에서 탈락해 파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9 총선까지 코 앞. 여야 정치권에 전운
4,9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각당이 공천작업까지 마무리하면서 여야 정치권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루며 지방정부와 청와대를 거머쥔 한나라당은 국회까지 장악하는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고 있고, 야당으로서 대척점에 선 통합민주당은 ‘견제론’을 내세우며 과거 영광 재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위치한 토양이 그리 고르지만은 않다.
한나라당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염원에 힘입어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부터 부자내각,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상황이며 열린우리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생명을 연장해온 민주당으로서도 흩어진 지지층 복원이라는 난제가 남아있다.
먼저 양측이 내세우고 있는 국정안정론과 견제론을 집어보자면 최근 <문화일보> 여론조사(3월 4일)를 볼때 견제론(37.5%) 보다는 국정안정론(56.5%)이 힘을 받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정에서 드러난 ‘준비되지 못한 정권’이라는 비판과 초대 내각 인선에서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지만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승기를 잡은 여세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한 이후 아직까지 허니문 기간인 점을 감안할 때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호소가 먹혀들고 있는 것.
여기다 국내외적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국민 사이에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도 안정론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때문에 한나라당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경제 살리기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정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 과반 의석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나라당은 ‘견제가 아니라 경제다’라는 문구를 총선 선거 구호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국정안정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민주당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소위 ‘박재승 효과’로 표현되는 공천혁명이 대선 패배 후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민주당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승사자로 불리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비리, 부정행위로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공천신청자에 대한 공천불허 방침을 밀어붙이며 당내 거물급 인사 11명을 탈락시킨 것은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졌고, 이같은 모습은 계파싸움, 물밑공천, 살생부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모습과 비교 평가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공천혁명을 마무리한 민주당이 꾸준한 상승세를 탈 경우 견제론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경우는 2004년 탄핵정국 당시 열린우리당의 사례뿐이다.
즉 무엇보다 양측이 선결해야할 우선과제는 이번주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 당내 공천상황. 전문가들은 각당이 공천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이번 총선의 향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기본적인 구조는 안정론 대 견제론으로 가는 것이 틀림없지만 견제론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대표적 야당의 지지율 자체가 취약하고 야당이 견제론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흩어진 지지층 복원과 유권자의 표심을 획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공천 등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순간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25~30%에 이르는 안정적 지지율 복원은 어려운 상태라는 진단.
이 대표는 그러나 “계파갈등과 이탈세력을 낳고 있는 한나라당의 상황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 실책이 지속된다면 야당 지지층이 빠르게 복원되면서 견제론을 견인할 수 있는 본연의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번주 각당의 공천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와 이후 총선정국 정책과 이슈 선점을 누가 할 것이냐가 총선 향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역대 총선에서 그렇듯이 양측은 견제냐, 안정이냐라는 힘의 균형추를 맞추는 과정을 겪을 것이고 이같은 과정 속에서 힘의 균형이 맞춰진다면 지금 전망되는 한나라당 170석 전후, 야당 70~80석의 예상과 달리 수도권 등에서의 경합지역이 늘어나 야당은 100석 가량을 얻어 집권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상징의석수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 상징적 의석수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확고하기 때문에 150석은 안정적으로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 결국 앞으로 국정안정론과 견제론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양측의 의석수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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