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8.1℃
  • 맑음강릉 11.5℃
  • 연무서울 8.9℃
  • 구름많음대전 12.9℃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4.6℃
  • 맑음광주 13.9℃
  • 구름많음부산 13.2℃
  • 맑음고창 11.8℃
  • 맑음제주 13.5℃
  • 맑음강화 6.7℃
  • 구름많음보은 10.7℃
  • 구름많음금산 11.4℃
  • 맑음강진군 14.7℃
  • 맑음경주시 14.3℃
  • 맑음거제 13.0℃
기상청 제공

문화

대중문화 단골소재 ‘기억상실증’

URL복사


시사뉴스






- 대중문화 단골소재 ‘기억상실증’

퍼도퍼도 끝없는 상상력의 원천


동서양 초월하는 고전적 장치


갈등과 긴장 빚어내기 유용


내와
딸을 둔 한 남자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상실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을 구한 여자와 결혼해 아들을 낳는다. 정체성을 고민하던 남자는 기억을
되찾고 현재의 아내와 과거의 아내 사이에서 갈등한다.

KBS 2TV에 방영 중인 멜로드라마 ‘아내’의 대략적 스토리다. 이 전형적인 이야기 구성은 낯익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하다. 드라마 ‘아내’는
1982년 MBC 동명 멜로물을 리메이크 한 것이지만,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는 80년대 이전부터 이미 ‘고전’이 된 지 오래다.

1942년의 흑백영화 ‘마음의 행로’부터, ‘환생’ ‘돌로레스 클레이븐’ ‘롱키스 굿나잇’ ‘메멘토’ ‘나비’ ‘오버 더 레인보우’ ‘유리구두’
‘겨울연가’ 등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고행석의 만화 ‘낮달’, 윤대녕의 소설 ‘사슴벌레 여자’ 등 장르와 시대를 막론하고 기억상실증은
널리 사용된 소재다.

리메이크를 반복한 고전은 진부하지만 그만큼의 매력 또한 크다. 상투성을 감안하면서까지 계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아무리 되풀이해도 재미있으며,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은 소재가 지닌 파워가 상당하다는 증거다.

독특하고 낭만적인 기억상실증이라는 병은 어떤 이유로 이처럼 동서양과 시대를 초월해 대중문화의 사랑 받는 단골소재가 됐을까?


멜로물 안타까운 갈등구조, 추리물 긴장감 증폭


기억상실증의 원조는 제임스 힐튼이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기억상실증이라는
장치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그는 ‘마음의 행로’(원제:랜덤 하베스트)로 기억상실증 드라마를 장르화 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인간이 자신을
도운 이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기억을 회복한 후 그 이성과의 추억을 잃어버린다는 기억상실증의 표본이 된 줄거리는 이 영화에서 출발한
것이다. 아무리 상투적 소재라도 원조는 역시 다르다. 제임스 힐튼은 멜로물의 거장답게 탄탄한 구성과 주옥같은 대사로 소재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한다.

인물의 정체성 찾기, 극적 반전의 묘미, 안타까움과 애절함, 사랑에 대한 통찰까지 ‘마음의 행로’는 기억상실증 멜로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용포 씨는 “기억상실증은 안타까움과 로맨틱함을 자아내기 쉬운 장치다. 기억상실 전후로 갈등 구조가 형성되며, 극적 요소가 많아
상당한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기억상실증을 전후로 신분이 크게 바뀌거나 상대 이성의 신분도 대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모두
갈등구조와 드라마틱한 반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추리물에도 기억상실증은 단골소재다. 기억상실증은 한 부분의 사건이 미궁에 빠지고, 기억들을 하나하나 짜맞춰 가며 회복한다는 면에서 그 자체가
추리적 성격을 지닌다. 때문에 멜로물에 사용될 때도 미스터리적 요소를 갖는다.

추리물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인물이 사건의 열쇠를 잃어버린 기억 속에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흩어진 기억 조각들은 무엇을 먼저 보여주느냐에
따라 오해를 만들고 강렬한 반전을 유도할 수 있다. ‘돌로레스 클레이븐’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를 증오하던 주인공은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어머니가 자신에 대한 보호본능으로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와 살해방법을 조금씩 찾아나가는 과정의 긴박감은
기억상실증이라는 장치 없이 만들어내기 어렵다.

이씨는 “추리물에서 기억상실증은 여러 단계의 반전 설정이 가능하고, 긴장감과 흥미를 얼마든지 증폭시킬 수 있는 소재다. 작가라면 한번쯤
활용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기법이다”고 말했다.


‘나는
누구인가?’ 철학적 고민 내포


기억상실증은 또한, 심리적 철학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호소력이
크다. 문화평론가 박인영 씨는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지난날의 잘못과 한, 미련,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거나, 전혀
새로운 삶의 기회를 가져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영화나 드라마 속의 기억상실은 이미 다 자란 성인 인물에게도 새로운 자기정체성을
구현케 하거나 그 기회를 부여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 소재다”고 지적했다.

‘나는 누구인가?’ ‘추억은 무엇인가?’ 등 철학적 질문을 내포하고 있는 점도 기억상실증이 단골소재가 된 이유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지킬박사가 한 일을 하이드가 기억하지 못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다중적 인간의 면모를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통해 드러낸 대표적 작품이다.


기억상실 전후로 선과 악의 극단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정체성의 혼란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영화 ‘토탈리콜’의 원작인
필립 K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는 기억이식이라는 기억상실의 SF적 버전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와 존재의 실체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다룬다.

기억상실증은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문승욱의 디지털 영화 ‘나비’는 새로운 것을 감각적으로 좇아가는 현대인을 모두 ‘기억상실의
바이러스’에 걸린 존재로 표현했다. 윤대녕의 ‘사슴벌레여자’는 기억을 잃고 사이보그처럼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감정이 메마른 현대인들의 외로운
삶을 형상화했다.

이처럼 기억상실증은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하면서도 고차원적 문제를 안고 있는 흥미로운 소재다. 때문에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애용된 것이다.


진부함은
소재 아닌 창조력 한계에서 비롯


무엇이든 전형화 된 것은 훌륭한 원조가 존재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퍼도퍼도
바닥나지 않는 우물처럼 깊고 많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해진 이야기 코스가 반복되다보면 진부함은 꼬리표처럼 따라붙게 되고, 상투적 소재는
매력적인 만큼 식상함의 함정을 안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연인이 등장하고, 기억상실에 빠지거나 기억을 되찾는 매체는 대부분 교통사고 등 우연적 설정이며, 충격으로 중요한 기억을 잃은
자는 정체불명의 악당에게 쫓기는 등 뻔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의 한계다.

하지만, 평론가 박씨는 “소재 자체보다는 어떤 소재를 다루든 관계없이 상투적인 안방드라마나 멜로 영화의 나태함이 문제다”며, “선정적 소재도
얼마든지 신선하게 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품성은 소재로 판가름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정신이 얼마나 치열한가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기억상실증을 사용하면서도 소재의 한계를 극복한 우수작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필립 K딕은 60년대부터 끊임없이 기억상실을 사용한
소설을 발표했지만, 소재의 접근 방식과 주제는 현대적 시각에서도 여전히 새롭고 충격적이다. 때로는 스토리의 법칙까지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작품도 있다. 문제는 무엇을 이야기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라는 교과서적 진실에 달려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정 사회와 경제 정의를 파괴해 온 주범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다주택자 중과가 1년씩 네 차례나 유예되며 정책 신뢰를 훼손한 과오를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의 희생양이 된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6만호를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