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14.5℃
  • 맑음서울 11.0℃
  • 맑음대전 10.8℃
  • 맑음대구 13.6℃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4.9℃
  • 맑음고창 11.5℃
  • 구름많음제주 12.8℃
  • 맑음강화 9.7℃
  • 맑음보은 10.8℃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3℃
  • 맑음경주시 14.7℃
  • 맑음거제 14.4℃
기상청 제공

문화

추억을 빚고 삶을 굽다

URL복사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장흥리 굽이굽이 산골로 들어가면 멋스럽고 편안한 황토집이 시선을 끈다. 나무와 흙, 봄꽃 속에서 자연 그 자체로 보이는 흙집은 어린시절 외가댁 같은 정겨움을 물씬 풍긴다. ‘토우도예(towokorea.com)’라는 작은 간판을 내건 이 집의 주인도 흙집처럼 소박하고도 은은한 향기를 지녔다.
석채, 트임의 독창적 세계 구축
흙의 질감과 손결, 흙벽 사이사이 촘촘히 박힌 통나무가 고스란히 모양을 드러내는 이 흙집은 석채자기 작가 이직과 토우인형 작가 라현수 씨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부부는 살고 싶은 집을 경치 좋고 공기 좋은 터전에 직접 지었는데, 이 곳은 작업실이자 전시장, 사랑방이기도 하다.
‘토우도예’는 예쁜 집에 이끌려 들어섰다가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하는 곳이다. 과묵한 성품이 고집스러운 장인 기질을 느끼게 하는 이씨와 정이 넘치고 아기자기한 취향의 라씨. 작품들이 하도 이들 부부를 꼭 닮아서 진정성을 더욱 느끼게 한다.
석채자기로 유명한 이씨는 샌프란시스코 국제 미술 초대전, 프랑스 국제 미술 교류전 출품, 인도 샹카 국제 미술제 특선, LA국제 미술 창작전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색채와 질감이 정교하게 살아있는 이씨의 자기들은 가히 작품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게 할 만큼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석채와 트임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독창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채 자기는 초벌과 재벌을 마친 이후에 색깔 있는 돌가루로 그림을 그리고 다시 굽는 것이다. 트임 자기는 흙을 바르고 굽고를 반복해 표면이 갈라지면서 속살이 드러나는 독특한 효과를 내는 기법이다. “고려시대 청자가, 조선시대 백자가 있다면, 이 시대에는 또 다른 새로운 자기가 창조돼야 한다고 생각 한다”는 이씨는 추구하는 예술세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법을 찾기 위해 7~8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2년여의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는 호랑이 그림의 대접시 ‘월하장백’은 바위의 거친 질감, 시원한 폭포수와 대비되는 부드러운 호랑이 털이 한올한올 만져질 듯 세밀한 것이 압권이다. 호랑이 등에서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돌가루의 느낌도 새롭다. 트임 자기인 ‘질주’는 달리는 말을 거칠게 표현한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불규칙한 트임이 어우러져 멋스럽다. 유선형 물결을 그리며 헤엄치는 잉어와 물에 젖은 낙엽이 가을 감수성을 일깨우는 ‘가을아침’, 종교적 성찰과 깊이를 담고 있는 ‘어람관음’의 색채 감각도 인상적이다.
소탈하고 해학적인 아름다움
이씨의 작품이 화려한 색채와 역동성, 사유와 몽환적 감성을 담고 있다면 라씨의 토우 인형은 생활에 밀착된 정서를 소박하게 표현해 바라보는 사람에게 흐뭇함을 주는 것이 매력이다. 라씨는 국내 유일한 토우도예가다. 흙에 효소를 섞어서 발효시킨 후 빚고 구워 만드는 라씨의 청자인형은 일일이 세밀한 표현을 해내야 하는 만큼 손이 많이 가고 제작 기간만 15일이 넘는 등 공력이 많이 든다. 처음에는 황토 빛을 띤 인형이었지만 최근 청자를 주로 제작하는데 인형에 청자 빛과 문양이 들어간 것이 독특하고 고급스럽다.
라씨의 작품 활동은 남편의 작업을 지켜보다 호기심에서 흙을 만지면서 시작해 20여년에 이른다. 물동이나 새참을 인 여인 등 처음에는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추억하는 인형을 만들었고, 점차 기술도 늘고 소재도 확장돼 낚시하는 아버지, 전통혼례 풍경, 달고나를 즐기는 아이들, 말타기 놀이하는 모습 등 다양한 추억 속 군상들을 창작하게 됐다.
토우 청자들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해학성이다. 저고리 사이로 가슴이 살짝 보이는 일명 ‘찌찌 토우’, 술꾼 남편에게 화를 내는 아내를 재치 있게 묘사한 ‘술꾼과 아내’, 야바위 풍경을 코믹하게 표현한 ‘야바위 부부’ 등 친근한 정서로 웃음을 주는 인형이 대부분이다.
라씨는 또한 꽃차에도 정통하다. 손님에게 손수 재배해 만든 꽃차를 항상 대접한다. 꽃차향에 취하고 작품에 취하니 눈도 즐겁고 코도 입도 즐겁다. 부부는 “유명한 작가가 되기보다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토우공예’는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과 향긋한 꽃차에 젖고, 소소한 이야기로 정을 나누는 부부의 인간미에 흐뭇해지는 쉼터 같은 곳이다. 예술과 생활, 인간과 자연, 낯선 손님과 지인의 경계가 없는 이곳의 존재 자체가 작품이고 위안인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개최..."O2O 기반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 제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CJ프레시웨는 B2B(기업간거래) 식음산업 박람회인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기반 식자재 유통 모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CJ프레시웨이는'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행사 일주일 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증가했고,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개인 사업자 등 산업 종사자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푸드 솔루션 페어는 식자재 상품 전시와 플랫폼 서비스 체험,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외식·급식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체감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지분 투자한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식봄은 외식 사업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 가져라...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해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를 갖고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전황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원유와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수급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비서실장께서 UAE(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원유 2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큰 성과다”라며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선 “민생 전반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다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