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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지 한총련이란 이유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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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총련이란 이유만으로



이적단체 규정으로 매년 300여 한총련 대의원들 수배돼



“…작년
아시안게임 때는 이북 선수들이 이곳 부산에 오기도 했고 이북 응원단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렇게 통일을 외치는 사람이 심장병을 앓고 있어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몇 년 동안 치료도 받지 못하고, 언제 감옥에 끌려갈지 모르는
상황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산대 한문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김근주 씨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앞으로 지난 1월13일 탄원서를 보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만4년째
수배생활을 하다 심근염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윤용조 씨에 대한 정치수배를 해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아직도 학생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경찰에 쫓기며 살아간다는 것은 드라마에나 나오는 1980년대의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과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은 200명이 넘는다. 그 중에서 학생이 180여명. 거의가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소속 학생들이다.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상 이들의 비참한 수배생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수배자해제 사무실 개소




2월6일 낮 11시,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 소박한 고사상이 마련됐다. ‘정치수배자해제를 위한 사무실(전화 02-2123-3657)’ 개소식이
있었던 것이다. 수배자 20여명과 그 가족들, 그리고 민가협 전 상임의장 임기란 씨,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 권오헌 씨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 공간에 대해 7년째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송용한 씨는 “정치수배자들이 존재를 드러내고 활동하기 위한 공간”이라면서 “얼마 전(1월20일)에
선보인 인터넷 카페 ‘보이지 않는 창살’(http://cafe.daum.net/nofree2003)과 함께 정치수배자들 활동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은 “사무실 개소식을 두고 축하해야 할 일인지 슬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하루 빨리 이 사무실이 없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착찹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한총련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몇 년 동안 집에도 가지 못 하고, 숨막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올 설에도 이들은 학교에서
합동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5년째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진주경상대 이동진 씨의 누나 이지연 씨는 “설에 시댁에 갔더니 왁자지껄한
게 사람 사는 곳 같았다”면서 “그러나 친정은 벌써 5년 전에 그 기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모 장례식에도 공안들에게 잡혀갈까봐
동생 이동진 씨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이씨는 울먹였다. 최근 충남대 김세룡 씨도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수’를 쓰고서야 경찰 포위망을 뚫고
겨우 부친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송용한 씨의 어머니 홍동자 씨는 “노 당선자가 양심수 석방과 수배자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있는데, 또 정치권에서 색깔 시비를
걸고 있다”면서 걱정스러워 했다. 홍씨는 “3월에는 용한이 동생이 결혼하는데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한총련은 이적규정을 철회하기 위해 이적규정의 핵심근거가 된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난 2001년 강령에서 삭제하고 6·15공동선언을 통일강령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1997년 5기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사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매년 300여명이 단지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유로 정치수배자가 되고 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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