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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칼럼]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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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학교 박성태 부총장] 지난달 28일 뉴스를 통해 2019 FIFA U-20 월드컵대회가 진행 중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때 이후 5월29일 남아공과의 경기, 아르헨티나와의 예선 최종전, 일본과의 16강전, 세네갈과의 8강전, 에콰도르와의 4강전을 모두 실황중계를 통해 보았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어 매번 새벽마다 하얗게 밤을 지세며 실황중계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남아공 전 이후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우리 청년전사들의 혈투에 가까운 경기를 보며 마음껏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기를 보는 내내 우리 팀 정정용감독의 전술, 선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도 아니고 축구지도자로서 혁혁한 성과를 낸 적도 없는, 무명의 유소년 지도자가 이끄는 팀인데 어떻게 이렇게 감동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답은 정감독의 ‘신뢰의 리더십’과 팀원들의 ‘자율적 헌신’에 있었다. 
그가 매 경기마다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멋지게 놀고 나와라”였다고 한다. 어느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팀 훈련장을 찾았더니 아이돌 그룹의 인기곡이 운동장이 떠나갈 정도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고 한다. 정감독에게 연유를 물으니 “아이들이 좋아하고 경기장 소음에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다. 정감독은 팀을 이끌며 최대한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했다. 유럽파 출신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이 2살이나 많은 형들 사이에서 오히려 ‘막내형’이라고 불리며 마음껏 자기 기량을 뽐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감독의 지휘방식에 기인했다고 본다. 

정감독은 대회 전부터 ‘어디까지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4강’이나 ‘우승’ 등의 목표는 막내 이강인이 ‘진짜’ ‘진짜’를 외치며 큰소리 친 내용이었다. 오세훈 조영욱 등도 이에 질세라 자신감을 표했고 정 감독은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싶다”고만 반복했을 뿐이다. 

중,고,대 실업무대를 거치며 무명선수로 29살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정감독은 10년 이상 유소년 지도자로 일하면서 ‘어린 선수들은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강압적이지 않더라도 선수들 스스로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면 성과가 나오리라고 확신했다. 그것이 신뢰의 리더십이고 자율적 팀 운영방식인 것이다. 

정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꾸역꾸역 팀’ ‘모두가 하나된 팀(원팀)’이라고 스스로 평가하며 어떠한 경우라도 만만하게 물러나지 않을 팀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에콰도르와 4강전이 벌어지던 1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Fox Sports에서 실시간 중계를 하면서 해설자가 한국 팀 플레이 특성이 sticky(끈적끈적한) 하다고 평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상대하기가 어려운 팀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었다. 

이러한 정감독의 신뢰의 리더십은 마냥 “니들 믿으니까 니들 마음대로 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름 정확한 분석과 신뢰를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도 겸비했다. 적시의사결정(Timely Make Decision)능력은 현대사회 리더의 기본 덕목 중의 하나다. 정감독은 이러한 적시의사결정 능력을 바탕으로 스타플레이어 이강인을 에콰도르 전에서 후반 28분 과감하게 교체할 수 있었고 팀 최고의 골잡이 조영욱을 선발에서 제외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다. 스타 출신 감독들이 눈치보느라 실행에 옮기지 못한 과감한 결정을 적시에 내렸던 것이다. 이러한 용병에 대해 선수들은 정말 아무런 불만이 없었고 “감독님이 다 알아서 하신 것”이라고 수긍하는 모습들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우리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과 구성원들은 정감독의 신뢰의 러더십과 U-20팀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는 당리당략에 따라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있고 경제주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에 급급하며 사회 각 주체들은 자기 유익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국민들의 삶은 점점 황폐화되어가고 힘들어지고 있다.

제대로 된 목표와 가치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와 구성원이 공유할 때 지향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국민들이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리더가 추구하는 방향과 방법에 대해 납득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강압적이고 지시일변도의 원팀이 아니라 자율적인 원팀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쪼록 이번 U-20월드컵대회가 스포츠대회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이 대회를 통해 진정한 신뢰의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자율적인 원팀은 어떠한 결과를 생성해 내는 지를 똑똑히 경험하는 대회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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