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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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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넷째주 강남구와 여의도 주유소 가운데 10곳 이상이 휘발유값이 L당 2000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의 휘발유값이 전주보다 L당 48.76원 오른 1816.98원으로 사상 처음 1800선을 넘었다. 뿐 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뛰어넘는 상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처럼 휘발유값 등 석유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는 수요가 넘치는데 반해 유전개발의 부진에 따른 원유 공급부족에 투기자본까지 가세한 것 등이 주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결과 우려하고 있는‘3차 오일쇼크’가 점차 가시화 되는 것 아니냐는 현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원유시장 가격의 경우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5월2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3%·4.19달러 상승한 배럴당 133.17달러를 마감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06년 배럴당 평균 66.04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007년 5월 초에는 배럴당 70달러를 밑돌았던 것에 비하면 20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또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가격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도 지난 5월21일 배럴당 123.69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배럴당 3.29달러가 상승하는 등 하루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역시 지난 2006년 배럴당 평균 61.55달러에 그친데 이어 2008년 3월 배럴당 평균 가격 90달러에 머문것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여 만에 거의 40%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3개월여 만에 40% 폭등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하루 전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원유량은 8700만 배럴이지만 공급은 8500만 배럴에 머물고 있어 하루 200만 배럴씩 부족한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오는 2015년까지 원유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공급량이 지금보다는 하루 1250만 배럴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산업성장과 함께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국가들이 새로운 석유 소비의 주고객으로 등장했으나 산유국의 원유생산량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국제 원유가의 상승 곡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생산국들이 원유 증산에 미온적인데다가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의 어지러운 나라사정이 원유 증산에 악재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60년대 이전 신규 유전 1일 산유량이 1600만 배럴을 기록한 후 70년대 600만 배럴, 80년대 300만 배럴, 90년대 200만 배럴 등 지난 30년 동안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생산하는 대형유전이 한곳도 발견되지 않아 수요 공급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5일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앞으로 6~12개 월 안에 배럴당 최고 20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한 외국계 투자은행도 향후 4년이내 최고 50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란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화물업계 총파업 등 선언
석유공급의 불안정으로 인한 국제유가의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서 거론되자 투자 이익을 노린 국제 자본이 대거 몰려 상승세를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다. 한 외국계 통신사에 따르면 석유 곡물 등 원자재 상품에 투자하는 투기자금은 지난 2003년 말 130억 달러인 것에 비해 현재는 26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5년전에 비해 20배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현재 유가에서 투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소 30~4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국제 유가가 과거처럼 배럴당 10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서민 부담을 덜어준다며 시행한 유류세 10% 인하 효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전체 비용의 40% 정도를 유류비가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물론, 자동차, 화학, 전자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와함께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업계 등이 운행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등 서민생활까지 비상이 걸렸다. 외국계 항공사의 경우 치솟는 원유가를 감당하지 못해 3개사 이미 폐업신고를 한데 이어 일부 외국계 항공사는 적자노선에 대한 폐쇄와 함께 승객의 물품까지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조만간 국내 항공사들도 이같은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연초 원유 가격을 배럴당 최고 85달러로 계산해 경영계획을 짰으나 최근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자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기름값으로만 8000억 원을 썼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50%나 많은 금액이다. 이러다보니 대한항공은 부산~중국 시안 노선을 6월 한 달 동안 운항을 중지키로 했으며 아시아나도 인천~중국 청두 노선 운항의 경우 종전대로 이달 말까지만 운항하고 6월에는 주 4회에서 주 2회로 감편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다 항공료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는 유류할증료에 국제 유가 최대 배럴당 110달러 선까지만 반영할 수 있으나 대한항공은 2004년 7월, 아시아나항공은 2004년 8월 이후 국내선 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는 국내선 요금의 인상 가능성이 높다.
재정부, 유류세 인하 반대
경유대란이 확산되자 최대 피해자인 화물업계는 경유에 붙어있는 세금인하와 운송료 인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 지난 1990년 51.7이었던 것이 올 4월에는 108.8를 기록, 상승률이 110.4%를 나타내고 있으며 휘발유값 상승률은 같은기간 동안 348.5%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유값은 상승률이 803%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물가보다 무려 700%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정부가 2005년부터 세제합리화를 위한 개편 작업을 벌인 결과 지난해 7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비를 100대85로 정했으나 최근 국제 경유값의 폭등으로 인해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비가 거의 100대100대이 돼 화물차업계가 파탄으로 빠져가고 있는 것이다.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서울~부산 왕복운임이 대략 70~80만원 선인데 경유값 상승으로 기름값만 60만원이나 된다”며“톨게이트 비용과 식사비 등을 감안할 경우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인 만큼 경유 유류세 인하 등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말했다. 화물연대는 또 지난 5월23일“운송료 현실화에 대해 정부와 화주, 물류회사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유류세를 더 내릴 경우 에너지 과소비가 생길 수 있어 유류세 인하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 경유에 붙는 세금이 휘발유에 비해 여전히 적다는 논리도 한몫을 하고 있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교통세+주행세+교육세)는 L당 476원으로 휘발유 유류세 L당 670원보다 194원이 싸다는 것이다.
공공요금 인상도 꿈틀
여기에다 정부가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을 허용키로 결정하자 가스 난방요금과 철도 지하철 고속버스 등 공공 교통요금까지 인상압박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공공요금은 정부의 상반기 동결 방침으로 인상이 보류되거나 하반기 또는 내년 초로 인상이 미뤄져왔다. 하지만 인상요인이 사라지지 않아 정부의 동결 방침이 풀리는 순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 2월과 5월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요금을 동결했다”며“하지만 연료비가 급등하고 있어 8월에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버스업계 관계자 역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면서 버스 운행비 가운데 통상 30% 선이었던 연료비 비중이 38% 선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간 요금을 동결하면 이후 가격급등 요인이 더 누적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가급적 인상시기를 분산하고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정유회사 해외자원 개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자원빈국’인 한국으로서는 산업분야는 물론 공공요금 등 모든 분야에서 직격탄을 맞게되자 에너지주권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제3차 오일쇼크’가 점차 현실화 되가자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은 물론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민간 정유회사들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006년 8월 페루 88광구와 56광구에서 개발하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판로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SK에너지가 페루 가스전 사업을 포함해 석유나 가스를 생산 또는 개발, 탐사하고 있는 광구는 16개국 29곳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페루에서 미국 헌트오일과 SK에너지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페루LNG컴퍼스가 스페인의 석유회사인 렙솔-YPF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에따라 페루의 수도인 리마 남부 해안에 있는 팜파 멜초리타 지역에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바꾸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이 올해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GS칼텍스도 지난 2003년 미국 셰브론사로부터 캄보디아 블록A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권 가운데 15%를 인수하면서 러시아와 태국,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탐사광구를 계속 늘리는 등 해외 석유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처럼 직접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지는 않지만 세계적 수준의 중질유 분해시설을 보유해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고급 원유 대신 비교적 수급이쉬운 원유의 정제 효율과 부가가치를 대폭 높일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에따라 GS칼텍스도 경질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모두 3조~3조10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오는 2010년 말까지 완공예정으로 있는 제3중질유 분해시설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석유산업 주간 정보지인 PIW에 따르면 세계 100대 석유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SK에너지와 석유공사로 순위는 각각 76위, 98위에 머물고 있는 등 병아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세계 4위의 석유기업인 토탈을 보유한 프랑스의 원유 자주개발률(국내 소비량에서 자체 생산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에 이르고 있어 한국의 경우 자주개발률이 채 5%도 안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석유공사의 대형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며“SK에너지가 본사 조직을 개편하고 해외지사를 대폭 늘린것도 세계 자원개발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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