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태릉 일대가 개발되면 이곳은 교통지옥이 됩니다. 더욱이 골프장 인근 산책로는 민간에 공개된 녹지로 매일 산책을 하며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는 곳입니다.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주민을 중심으로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을 반대하는 단체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으로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83만㎡(25만평)인데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합하면 약 150만㎡로 늘어나 최대 3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태릉골프장 개발안을 처음으로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의견대로 청년·신혼부부 영구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세대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임대주택의 경우 세대면적이 작기 때문이다.
태릉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정부가 아무런 교통대책 없이 미니신도시급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원구 주변으로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가 지나고 내부순환도로가 연결돼 있지만 상습정체구간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원구의 교통난은 출근길 배차간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장암에서 시작해 노원, 중계, 하계, 공릉, 태릉입구역을 지나는 지하철 7호선의 경우 오전 8시~9시 출근시간 대 배차간격은 2~3분으로 다른 호선에 비해 짧은 편이다.
태릉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노원 을) 의원, 고용진 의원(노원 갑) 등 지역구 국회의원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의원실 번호를 공유하며 민원성 전화를 넣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또 건설부동산 담당 기자들에게 개발 시 현재 생활이 어떻게 불편해 질 지 제보할 것과 청와대 국민청원, 노원구청 민원,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지속 제기할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단체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 주민은 "교통대책을 비롯한 종합적 계획이 없는 주택공급은 서울시내 뉴타운들의 실패를 재생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직주근업이 되는 양질의 주거지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