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소득·전일교육제 이어 부동산 대안 제시
장외투쟁 선 긋고 정강 개정하며 변화 추구
여론 호의적…지지도 민주당과 오차 범위 내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정책 어젠다 선점에 나선 미래통합당이 '전일교육제'에 이어 부동산 정책 대안으로 '후분양제'와 '공적 모기지'(mortgage, 담보대출)를 꺼내들었다.
당의 핵심 가치와 비전을 담은 정강·정책엔 처음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명기하기로 하는 등 시대착오적 막말과 강경일변도 대여 투쟁으로 '꼰대 정당' 지적까지 듣던 통합당이 대안 정당으로 변모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취임 이후 장외 투쟁, 단식 등 강성 투쟁 방식과는 선을 긋고 탈보수·정책 대안 제시를 강조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통합당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서도 "새로운 물건을 만들 때 성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정책을 잘 만들고 유권자들이 그 정책을 받아들이는지를 바탕으로 당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비대위에서 정책적 상품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비대위 산하 특별위원회(특위)를 통해 정책 대안 마련과 정강정책 개정에 박차를 가해왔다. 임기 초기 던진 기본소득 화두는 당 경제혁신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으며 전일보육제는 저출생대책특위에서 맡았다. 지난달 18일 출범한 정강정책개정특위는 지난 20일 '모두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정당'이라는 제목의 새 정강·정책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후분양제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파트 분양제도가 70년대 초에서부터 선분양제를 해왔는데 투기현상이 생겼다"며 "우리나라가 과거에는 저축이 부족한데 주택을 공급해야 하니 선분양제를 했지만 지금은 돈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이제는 건축업자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지어놓고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식으로 주택도 파는 방식으로 옮겨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7월 3주차 주중집계(7월 13일~15일)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문제,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잇단 악재 속 주춤하는 사이 지지도 격차가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으로 지난 16일 나타났다(만 18세 이상 3만2131명 응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민주당 지지도는 35.4%로 전주 대비 4.3%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0월 2주차(35.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통합당 지지도는 31.1%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후분양제 등 부동산 어젠다가 이전 김 위원장이 던졌던 화두에 비해 반응이 미지근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나 논평은커녕 개별 의원들의 언급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상대적으로 진보적 어젠다를 던지며 이슈를 주도해왔던 '김종인 효과'가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수당으로서 정책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 정책적 수요가 많지 않고 의제의 선명성과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비대위 체제는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게 진행되는 선거 국면 등에 강한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단기적으로 한두 달 하면 이슈를 많이 쏟아낼지 모르지만 1년이라는 긴 시간을 주니 김 위원장의 원래 캐릭터를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후분양제 등 부동산 대안에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당이 176석이 돼서 야당이 이야기해도 실현될 수 없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게다가 부동산 정책은 박근혜 정부 때 17번, 지금 22번을 냈는데 더 이상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국민이 정치권을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도 "후분양제의 필요성은 20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후분양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맞지만 후분양 제도에 대한 현실적인 정책 수요가 별로 많지 않아서 관심을 덜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때그때 정국 상황이나 민심이 어디에 가있는지 등에 따라 주목도가 바뀌는 건 당연하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정책을 발표한 김현아 비대위원은 "관련 법안을 만들 수는 있는데 저희가 법안을 내서 통과가 되겠나"라며 "그래서 자꾸만 외부로 정책 어젠다를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