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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본에 자본으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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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 우리사주조합 연합회(이하 연합회)’의 출범으로 우리사주제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우리사주제도는 ‘자본 소유의 분산’, ‘부의 공평 분배’ 등을 통해 경제정의를 실현하고자 도입됐으나, 가족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우리나라 기업풍토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 했다. 첫 발을 내딛는 연합회가 우리사주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를 개선해,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조합원의 소유경영 참여의 폭을 확대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 소유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우리사주조합 연합단체가 오는 18일 정식으로 출범한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LG화재 우리사주조합이 ‘전국 우리사주조합 연합회(가칭)’
결성에 구심점이 됐다. 4개사 우리사주조합은 유명무실한 우리사주제도 개선, 관련 정보의 공유, 단위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연합단체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했다. 당초 5월 출범을 목표로 실무작업에 들어갔으나 일정을 앞당겼다. 연합단체를
먼저 출범시키는 것이 회원조합을 결집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합회 출범에 주축이 된 4개사를 포함해 영창피아노 현대모비스 현대미포조선 아폴로 울산공단 대한매일 문화일보 등 전국 20개 회원조합이
연합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또 연합회 출범을 위해 전국 70여개 우리사주조합에 대대적으로 제안서를 발송한 만큼 창립 초기 회원조합수는 20개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은 2,036개 조합(상장회사에 653개 조합, 비상장회사에 1,383개 조합)에 조합원 93만 8429명을 포괄하고 있으며,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평균지분율은 2.42%이다.

우리사주조합은 관계법에 의거 조합원들 총회를 통해 조합장과 대의원을 민주적으로 선출하게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의록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작성해 유령조합을 만들고, 회사의 재무ㆍ회계 담당자를 조합장을 앉히고 있는 실정이다.

설사 민주적으로 구성된 조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 상태에서 우리사주조합이 제 기능을 다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실례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은 소유지분 4.09%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 우리사주조합은 적게는 6% 많을 때는 8%까지 자사주를 보유하지만
일체의 경영참여를 하지 못했다. 또 조합이 자사주를 1년 이상 보유하게 되면 조합원 개인의 통장으로 이체되기 때문에 조합의 보유지분이 제로가
돼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경영부실로 주식가치가 하락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이 짊어져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합원이 52,000원에 구입한
자사주가 지금은 17,000원 대로 떨어졌다. 조합원들은 하이닉스 지급보증, 경영부실 등을 주식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자동차 하부영(43) 조합장은 “현행법에서 우리사주조합은 유명무실 할 수밖에 없다”며 “연합회는 조합원과 조합이 회사의 투명경영을 감시ㆍ견제하며
발언권을 높일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나 떨고 있니?”




‘전국 우리사주조합 연합회’가 출범하게 되면 외형적으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버금가는 조합원이 소속된 거대한 노동자(종업원) 연합단체가
출현하는 것을 의미하며, 실질적으로는 소유ㆍ경영구조의 선진화를 도모할 단체로 자리매김해 그 동안 정부주도 하에 우리사주제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운영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첫 걸음을 내딛는 연합회는 △ 우리사주조합 관련법과 제도개선사업 △ 소유경영참여운동을 위한 정책개발 및 실천사업 △ 기업경영 투명성 확보
및 소유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개발 및 실천사업 △ 분배정의 실현을 통한 노동자 재산형성 제도개선 사업 등을 중점사업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재계는 연합회가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별도인 제 3의 노동단체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며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회 결성을 주도해온 현대자동차 우리사주조합 하부영 조합장은 “연합회가 정치색을 띄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연합회를 노동운동의 한 축으로 보는데 경향이 있는데, 연합회는 소유참여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노동운동은 보조축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합회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의 우리사주조합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양 노총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소유경영
참여운동 자체가 재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이 노동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우리사주제도의 제자리찾기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자본이 소수에 편중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소수 자본가가 다수의 근로자를 지배하는 형태로 진전되기 쉽다.
또한 최근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산업의 내용이 복잡해짐에 따라 노사간의 대립은 더욱 광범위하고 첨예화되고 있으며, 상호 적대적인 관계로까지
악화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사주제도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유구조 개편의 혁신적 대안이라고 주장해왔다. 다시 말해 우리사주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자사주를 취득ㆍ보유하게 하는 것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자본 소유의 분산’, ‘부의 공평 분배’ 등을 통해 경제 정의를
실현하고, 자본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의 자본 참가를 통해 생산적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노사 신산업협력 관계를 도출해내는데 그 정책적 목적 있다.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도는 1958년 10월 (주)유한양행이 종업원의 복지 향상과 노사 협력을 목적으로 회사 간부들에게 공모주를 주고, 사원들에게는
희망자에 한하여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하되 그 대금을 상여금에서 공제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우리사주제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단편적이나마 이와 유사한 제도를 실시했으나 당시 기업들이 주식 소유 분산을 꺼려했기 때문에 활발하게
실시되지는 못했다.

이에 정부는 1968년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상장법인의 유상증자시 신규 발행 주식의 10%를 종업원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우리사주제도에 대한 법률상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십 차례 법을 제ㆍ개정하면서 정착화에 힘썼지만 우리사주제도는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가족주의적이고 폐쇄적인 경영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 기업풍토에서 우리사주제도가 뿌리내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출범하는 전국 우리사주조합 연합회가 우리사주제도를 제대로 정착시켜 기업 소유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우리사주조합의 현실

‘전국 우리사주조합 연합회’의 산파였던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LG화재 우리사주조합은 각각 특수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처음으로 우리사주조합 대표와 대의원을 직접선거로 선출(2000년 4월)한
바 있으며, 한 때 최대주주의 지위를 점유하기도 했으나 현행 우리사주제도의 결함으로 현재는 지분률 0%로 우리사주의 취득, 보유,
예탁 및 의결권 행사 등과 관련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득하고 있는 조합이다.

또한 기아자동차의 경우, 과거 김선홍 회장체제로 운영되던 비민주적·파행적 운영경험과 함께 1997년 회사의 부도와 감자로 국내
우리사주조합으로서는 최대 손실(약 1조2,000억원에서 3조원-1998년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추정치)을 경험한 바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국내에서는 최초로 사외이사 후보 1인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우리사주조합이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선진화의 유력한 수단임을 입증한 조합이다.

LG화재 우리사주조합은 현행 우리사주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노사공동출연제도를 도입해, 우리사주조합기금을 조성하고
기금으로 우리사주를 취득 보유하기 시작한 조합(현재 약 3% 시장매입을 통해 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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